미니멀 감정육아
우윤정 지음 / 마음세상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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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읽고 싶었던 작가님의 책이 출간되었다.

책이 나올거라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작가님이 먼저 소개를 해주셔서 알게 되었다. 그리고 감사하게도 작가님께 책까지 선물받게 되어서 영광이다.

나는 이 책을 읽고 공감을 많이 했다. 그 이유는 아마도 나도 작가님과 같은 엄마이기 때문일 것이다.

아마 대부분의 엄마들은 나와 같은 생각을 할 것이다. 그리고 내가 책을 읽는 내내 '맞아, 나도 그렇지.' 하고 느낀 부분은 육아를 하는 부분에서도 비슷해서 인것도 있었지만, 그보다는 작가님의 성향이나 성격이 나와 비슷했다.

이 책의 제목은 <미니멀 감정육아>다. 감정을 최소하한 육아라는 말이다.

그런데 책을 다 읽고 나서 책 제목의 의미를 생각해보니 육아는 감정을 최소한으로 하지만, 엄마가 가지고 있는 감정은 맥시멀하다고 느꼈다. 감정이 풍부하지 않은 엄마였다면 아마도 절대로 미니멀한 육아는 생각할 수 없었을 거라는 내 개인적인 생각이다.

감정이 풍부한 사람이어야 다른 사람의 감정도 읽을 줄 안다. 나는 과연 감정이 풍부한 사람일까?

다른 사람에 대해 먼저 생각하는 것이 눈치를 보는 것인지, 내가 편하자고 하는 행동인지는 잘 모르겠다.

아마 이 부분은 다혈질적인 성격도 한 몫하는 수도 있다.

아이에게 화를 내는 순간, 고삐 풀린 망아지마냥 감정을 주체할 수 없다.

그런데 꼭 지나고 나면 특히, 아이가 잠든 모습을 바라볼 때면 그렇게 미안할 수가 없다.

어른이라는 사람이, 엄마라는 사람이 다른 사람도 아닌 내 아이에게 그런 행동을 한다는 것 자체가 나 조차도 의문스러울 때가 있다. 작가님도 아이에게 상처를 준 경험을 책에서 이야기 하는 장면을 읽으면서 나의 과거가 오버랩 되어보였다.

그때 아이의 나이가 고작 세살쯤 되었을 때 였을 것이다.

밤에 재우려고 누웠는데 물을 마시고 싶다고 했는데 그날은 왜 물을 주지 않았는지 모르겠다.

물 마시고 싶으면 가서 알아서 마시라하고 누워있었는데, 쨍그랑! 하는 소리가 났다.

놀라서 뛰어나가보니 냉장고에서 물통을 꺼내다가 물통 무게를 못 이겨 물을 바닥에 다 쏟았다.

냉장고 밑까지 흥건한 물을 보니 내 안에 있던 화도 다 쏟아졌다.

아이에게 큰 소리로 화를 내고 왜 안자고 물 마시러 나왔냐고 안 해도 될 잔소리까지 했다. 아이가 다쳤는지, 물 쏟아서 놀란 마음을 진정부터 시켜야 하는 것을 당연히 알면서도 그 날은 그랬다. 그렇게 상처를 준 밤이 지나 다음날이 되었을 때, 아이는 어제 일은 잊었는지 엄마~ 하며 세상에서 가장 사랑스러운 목소리로 나를 부른다.

그런데 그 '물 사건' 이후로 잠을 잘 때 아이는 물 이야기를 하지 않았다. 아마 또 실수를 할까 겁이 났는지도 모른다.

나의 큰 아이는 여리고 섬세하다.

아들임에도 꼼꼼하게 만들기도 잘하고 정리 정돈도 잘 한다. 그리고 사랑한다는 표현도 잘 한다.

그렇게 감정 표현을 잘 하는 아이라 그런지 별 것 아닌 것에도 상처를 잘 입는다. 처음에는 몰랐다. 그런데 아이의 모습을 보니 말로 상처를 받는 내 모습이 아이에게서 보였다.

좋은 것만 물려주고 싶은 부모의 면에서 왜 하필 나의 약점을 닮았나 생각하며 자책하기도 했다.

<미니멀 감정육아>의 작가도 이런 감정을 느꼇지만 이제 그녀는 인정을 했다.

화를 내지 않는다고 좋은 엄마가 아니다. 사람이라면 화를 내지 않고 살아갈 수는 없다. 혹여나 그럴수 있다면 감정이 없는 로봇일 것이다.

이런 저런 감정도 많고 오르락내리락 감정 조절이 어려운 것도 인간이니까 인정할 수밖에 없다.

우리는 완벽하지 않은 사람이다. 그리고 엄마는 내 생에 처음이다.

인생을 살아보니 처음은 다 쉽지 않다. 인정할 수밖에 없는 사실이다. 그럼에도 변하지 않는 것은 역시나 엄마라는 것. 엄마니까 누구보다 내 아이를 사랑한다는 것. 그것은 절대 변함이 없다.

그래서 나도 부족하고 서툰 나를 그대로 인정하려 한다.

점점 까불 게이지가 넘치는 아들의 성격도 그대로 인정하려 한다.

부정하려고 하면 할수록 힘든 것은 우리 서로일테니까.

요즘 바쁘다는 핑계로 지친 내 몸과 정신 때문에 아이에게 화를 냈다.

그게 뭐라고... 가장 중요한 순간은 지금인데...

익숙함에 속아 소중함을 잊을 뻔했다.

내 감정을 다시 돌아보게 해준 <미니멀 감정육아>를 써주신 우윤정 작가님께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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