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열두 명의 사람들을 통해 재사고를 경험하게 해 준다. 시대도 다르고 사고와 생각, 처한 위치도 각각 다른 사람들이다. 저자는 먼저 어떠한 과정을 통해 이 열두 명을 선택하게 되었는지 독자에게 알려준다. 나도 역사를 가르치는 한 사람으로 저자의 인물선택 과정에 공감이 되었다. 어떤 내용을 선택하고 어떤 것을 제외할 것인지는 결국 역사를 하는 사람의 몫이고 이 과정 자체가 Doing History이다. 이 과정을 알고 인물들을 만나니 내용적인 신뢰감이 더욱 상승되었다. 사실 깊이 모르는 시대에 나와 동떨어져 살았던 낯선 인물들이기에 그들의 생애를 이해하기 어렵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있었다. 그러나 한 챕터씩 읽어 갈 수록 시대에 대한 깊이 있는 지식이 없더라도 최대한 쉽고 친절한 언어로 인물을 소개해 주었다는 느낌을 받았다. 과거에 살았던 인물들에 대해서 현재의 눈높이에서 쉽게 말한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알기에 저자의 내공이 느껴졌다. 소개해준 열 두 명의 인물들은 가정 배경과 자라온 환경부터 교회사의 인물로 거듭나기까지 어떠한 시련과 고민, 아픔들이 있었는지 어렵지 않게 따라갈 수 있었다. 인물들에 대해서는 최대한 객관적인 태도로 사실을 전달하면서 "생각 나눔" 부분에서는 역사가의 해석이 들어가는 것이 참 좋았다. 이렇게 구분지어서 말해줄 때 역사를 잘 못다루는 사람들도 사실과 해석의 부분을 구분해가면서 읽을 수 있어서 알차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객관적인 사실을 바탕으로 해석은 비판적인 사고를 동원하여 역사적 사고력을 증진 시킬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는게 책의 장점인 것 같다. 가장 좋았던 부분은 "묵상과 토론을 위한 질문" 이다. 각 인물들 마다 질문이 세 가지씩 들어 있었는데 질문의 수준이 높다라고 생각했다. 왜냐하면 질문에서 인물에 대한 핵심적인 부분이 들어가 있었고, 이것을 현재 나의 삶에 적용해 볼 수 있도록 안내했기 때문이다. 앞서서 한번 언급한대로 역사교육은 과거, 현재, 미래를 서로 연결시켜 배우는 활동이기 때문이다. 그러기에 종합적인 접근방법이 요구된다. 인간행위의 동기와 성격에 대한 이해 및 상상이 필요하고 이를 현재의 나와, 그리고 미래에 성장해 있는 모습과 연결이 되어야 한다. 묵상과 토론을 위한 질문에서 던져주고 있는 질문들이 이런 사고를 유도한다는 것이 유익하게 느껴졌다. 기회가 된다면 독서모임에서 인물을 다루고 같이 나누면 풍성해질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