닉 부이치치의 삶은 여전히 아름답다
닉 부이치치 지음, 최종훈 옮김 / 두란노 / 2013년 10월
평점 :
절판










 '비교의식은 마음 속의 평화를 온전히 없어지게 한다'라는 구절을 어느 책에선가 읽은 적이 있다. 이 구절이 명백한 사실인 것은 수년 간에 걸쳐, 매우 여러 번의 경험을 통해 스스로 느끼곤 했다. 나에게 없는 것, 내가 부족한 것을 매의 눈(?)으로 찾아내고 그것이 있다고 여겨지는 다른 이와 하나하나 비교해가다보면 어느새 마음 속에 시기와 질투, 부러움, 원망이 가득차게 된다. 
 이 책의 저자인 닉 부이치치는 마음만 먹었다면, 이 세상의 어느 누구보다 비교의식이 심한 사람이 될 가능성이 매우 큰 사람이었다. 우리는 '왜 나는 저 사람보다 키가 작지? 왜 나는 저 사람보다 뚱뚱하지? 왜 나는 저 사람보다 못 생겼지? 왜 나는 저 사람보다 이걸 못하지? 왜 나는....'이라고 때때로 생각한다. 그런데 닉은 비교하는 문구부터 다른다. '왜 나는 팔이 없지?(왜 나는 팔이 짧지?가 아니다.) 왜 나는 다리가 없지?(왜 나는 다리가 길지?도 아니다.) 왜 나는 걸을 수 없지? 왜 나는 달릴 수 없지?'(왜 나는 섰을 때 맵시가 나지 않지? 왜 나는 달리기가 느리지? 역시 아니다.)
 그런데 정말 신기한 것은 비교의식의 최고봉에 오를 수 있는 사람임에도 닉의 마음 속에는 완전한 평화가 있다는 사실이다. 이 책의 표지에서부터 그것을 느낄 수 있다. 저렇게 빛나는 웃음을 가질 수 있다니.
 닉에 대해서는 예전에 짧은 영상을 보아 조금은 알고 있었다. 강연을 하는 모습을 찍은 짧은 영상이었다. 책에서도 잠시 언급되는데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강연하면서 스스로 일어서는 모습을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살면서 넘어질 수 있는데 그럴 때는 이렇게 일어나면 된다고하며 머리를 사용하여 오뚝이처럼 벌떡 일어났다. 아, 그 순간의 찡한 떨림이 지금도 생생하다. 그 후 닉은 TV에도 출연하고 책도 냈었는데 접할 기회를 갖지 못하다가 이번에 참 귀한 책으로 다시 만나게 되었다. 다시 만난 닉, 좀 더 자세히 알게 된 닉은 정말 하나님께 꼭 붙어있는 사람이었다. 책에서 인상깊은 구절을 꼽아보면 다음과 같다.
 p. 19  당신 앞에 닥친 어떤 문제보다 하나님이 더 크다는 사실에 초점을 맞추라. 그러면 문제는 당신이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작은 것이 될 것이다.
 p. 27  사실 자신의 모습을 하나님이 설계하신 그대로 받아들이며 사는 것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태도다. 그러면 다른 사람들도 당신의 진면목을 알아보고야 말 것이다.
 p. 102  우리의 꺼져가는 소명을 지킬 수 있는 유일한 길은 하나님을 신뢰하고 의지하는 것이다.
 p. 106  이사야서 40장 31절은 "오직 여호와를 앙망하는 자는 새 힘을 얻으리니 독수리가 날개치며 올라감 같을 것이요 달음박질하여도 곤비하지 아니하겠고 걸어가도 피곤치 아니하리로다"라고 말한다. 이 말씀을 듣자마자 팔다리가 꼭 필요한게 아님을 깨달았다.
 p. 119  갑자기 닥친 끔찍한 일조차도 하나님의 선한 계획의 일부라고 여기며 믿음을 포기하지 않는 사람은 그 삶 자체에서 그리스도의 향기가 전해진다.

 정말 놀라웠다. 위에 적은 구절 외에도 닉의 생각을 따라가다보면 그가 어쩌면 그렇게 힘있고 밝게 살 수 있는지 참 놀랍다. 그리고 그 모든 원동력이 하나님임을 고백하는 닉을 보며 다시 한 번 하나님을 찬양하게 된다. 닉은 크신 하나님, 선하시며 놀라운 사랑을 우리에게 주시는 하나님께 삶의 모든 초점이 맞춰져있다. 우리가 안경을 통해 세상을 보거나, 현미경 또는 망원경을 볼 때 초점이 정확히 맞춰져있느냐에 따라 보이는 것이 달라지는 것처럼 인생을 살아가면서 어디에 초점을 두고 사느냐에 따라 보이는 것과 느끼고 생각하는 것이 달라질 것이다.
 우리는 닉을 보며 팔과 다리가 없는 사람이라고 생각하지만 그렇지 않다. 닉은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을 가진 사람, 그래서 모든 것을 가진 사람이다. 이 책을 덮으면서 오늘 나의 삶의 자세를 되돌아본다. 닉은 팔다리가 없는데 나는 있어서 감사하다라는 식의 단순하고도 다소 무례한 감사는 참 낮은 수준임을 깨닫는다. '과연 나는 하나님과 깊이 사랑하고 있는가? 하나님께서 끊임없이 속삭이시는 사랑의 밀어를 수시로 귀 기울여 듣고 있는가? 그리하여, 삶의 굽이굽이마다 하나님이 가득하여 누구와 비교하고 말고 할 생각조차 하지 않는 완전한 평화가 있는가?' 그리도 또 깨닫는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나는 왜 이리 제대로 못 살지?'라는 자책은 하나님도, 닉도 바라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말이다. 닉은 그래도 우리의 삶이 여전히 아름답다고 말한다. 왜냐하면 그 원인이 나에게 있는 것이 아니라 나를 사랑하시는 신실한 하나님께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부족한 듯해도 나의 삶 역시 여전히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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