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공간, 이렇게 바꿨어요! - 미래 학교 만들기 프로젝트
권미나 외 지음 / 창비교육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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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이 되어 다시 돌아온 학교는 내가 어릴 적 다녔던 그곳과 거의 다를 바 없었다. 아마 나의 부모님, 조부모님을 거슬러 올라가도 학교의 형태는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이다. 어느덧 직장이 되어버린 학교, 학생이 아닌 다른 시선으로 바라보니 학교라는 공간은 부족한 점이 참 많아 보였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시대의 흐름을 가장 느리게 따라가는 곳 중 하나가 학교이지 않을까.


예전에 유현준 교수님의 책에서 그가 생각한 ‘스머프 학교’를 봤을 때 충격을 금치 못했다. 나 역시 전통적인 형태의 학교에 익숙했던지라, 전혀 새로운 모습의 학교에 깜짝 놀랐다. 물론 그 아이디어는 굉장히 좋았지만, 현실과의 괴리가 크다고 생각했다. 어쩌면 마음 한구석에서 학교는 변하지 않을 것이라 자포자기하는 마음도 있었으리라.


특히 요즘 코로나로 인해 온·오프라인 수업을 번갈아 하면서 학교 공간의 한계를 또다시 느꼈다. 과밀 될 수밖에 없는 구조, 노후화된 장비들, 교육 형태의 변화에 발 빠른 대처를 하지 못하고 곳곳에 숨어있던 문제들이 수면 위로 드러났다. 만약 코로나가 끝나면 다시 예전처럼 돌아가는 걸까? 그러지 않았으면 좋겠다. 혁신의 기회는 바로 지금일지도 모른다.


이 책은 전국 곳곳에 있는 다양한 학교의 변신을 소개한다. 공간 혁신 사업의 존재를 이 책으로 인해 처음 알았다. 역시 조금씩이지만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는 걸까. 반가운 마음이 들며 단숨에 책을 읽었다.


상상해보라, 벽이 허물어져 복도와의 경계가 없는 교실, 학교 속 카페와 같은 쉼터, 자신이 사용할 책상과 의자를 스스로 만드는 학생들. 꿈같은 소리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지금도 어딘가에서 이뤄지고 있는 변화다. 이 변화가 무조건 옳다고 볼 순 없겠지만, 조금 더 활발히 움직여 경직된 학교를 흔들어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공간이 바뀌면 저절로 교육도 달라진다. 혁신된 공간 속에서는 훨씬 더 다양한 형태의 교육을 시험해 볼 수 있었다. 그리고 그 속에서 학생들은 더 많은 배움과 성장을 이룰 것이다. 학부 시절 ‘발도르프 학교’에 관한 다큐멘터리를 봤을 때 감탄을 연발했으나 우리나라에서는 불가능하리라 생각했다. 그러나 이 책을 읽으며 우리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


학교 공간 혁신에서 가장 중요한 건 생산자 문화다. 학교를 실제로 사용하는 교사, 학생들의 입장을 충분히 반영할 수 있도록. 혁신 과정에 참여하는 그들의 모습을 보며 참으로 멋있다고 생각했다. 언젠가 나도 공간 혁신 사업에 참여해보고 싶다. 변화의 과정에 내가 있으면 좋겠다는, 이 책은 내게 그런 의지와 열정을 불어넣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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