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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잇처럼 가볍게 살고 싶어 - 하루하루 유연하고 경쾌한 마음으로
호사 지음 / 허밍버드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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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잇처럼 가볍게 살고 싶어』
호사 작가님 / 허밍버드 출판사

이 책은 장래 희망이 귀엽고 현명한 할머니인 ‘호사’ 작가님의 에세이다. 작가님은 책을 통해서 치열하게 애쓰며 무거운 마음으로 매일을 보내는 사람들에게 강력 접착제 대신 포스트잇의 자세로 살자고 말한다.


📖 (p.15-16)
‘강력 접착제’ 처럼 살아야 하는 줄 알았다. 인간관계도, 사회생활도. 원하는 걸 얻으려고 ‘열심’과 ‘노력’이란 접착제로 악착같이 들러붙었다. ... 절망했다. 내가 투자한 진득함의 결과는 ‘미련’이라는 찐득한 찌꺼기가 덕지덕지 붙은 상태로 돌아왔다.
... 때로는 포스트잇 같은 자세로 사는 것도 중요하다.
필요할 때는 딱 붙어 있고, 임무를 다하면 흔적도 남기지 않고 스르륵 떨어지는 포스트잇처럼. 잘하려고 너무 애쓰지도 말고, 할 수 있는 만큼만 하고, 다 하고 나면 미련 하나 남기지 않고 돌아서는 자세. 그게 나한테 필요했다.

- 우린 얼마나 열심과 노력이라는 이유로 힘들게 살아갈까?
‘포스트잇’ 같은 자세로 산다는 것이 정말 필요한 것 같다.

📖 (p.20-23)
“서른? 아휴, 서른이면 애기지 애기.”
인생에 있어 철모르고 날뛰던 시절이 서른 언저리였다.
서른이 저물면 인생도 끝날 줄 알았던 철부지였다. 내 인생의 정점은 서른일 거라 철석같이 믿었다.
... 시대는 바뀌었고, 지금의 서른은 예전의 서른이 아니다.
무언가를 이루지 못했다고 자책할 필요도, 실패했다고 속단할 필요도 없다. 우린 아직 살아갈 날들이 훨씬 많다.

- 나는 올해 딱 서른이다. 작년까지는 서른이라는게 믿기지도 않고 저자의 말대로 서른이 되면 인생이 끝난 것 같은 생각이 들기도 했다. 마치 20대에는 괜찮던 것들이 30대가 되면 괜찮지 않은 이상한 이유들로 말이다. 그 이유는 주변사람의 말 보다 어떤 잣대를 가지고 내가 나를 괴롭힌 것은 아닐까?
저자의 어머니가 저자에게 해준 말로 위로를 해본다.
‘다 때가 있다. 사람마다 다 때가 있다. 그러니 걱정하지 말자.’

📖 (p.55)
‘괜찮다’고 말했다. 괜찮다고 말하면 괜찮아질 줄 알았다. 그렇게 평생 괜찮다는 말 뒤에 비겁하게 숨었다. 자기 암시처럼 시작했던 괜찮다는 말의 자기방어는 되레 독이 되었다.

- 나는 늘 괜찮다는 말을 달고 산다. 근데 가끔 의문이 든다. 내가 정말 괜찮아서 괜찮다고 하는 것인지 아님 그 말로 괜찮다고 믿고싶은 것은 아닌지.

📖 (p.67)
제일 중요한 건 나다. 내 몸과 마음의 건강을 해치는 아름다움이 무슨 소용일까? 내 몸의 불편함을 감수할 만큼 월등히 아름다운 건 없다. 예쁘고 아름다운 건 남들의 기준에 맞춰 몸의 라인이나 굴곡을 드러내는 게 아니다. 단 0.5cn 차이라도 내가 불편하면 단호하게 “No”라고 말할 수 있는 건강한 몸과 마음. 그 ‘꼬이지 않은 당당함’이 나를 더 아름답게 만든다.

- 외적인 아름다움에 집착할 때가 있었다. 시간이 지나면서 그런 것들은 소용이 없다는 것을 알게되었다. 남들의 시선이 뭐가 중요한가? 제일 중요한 것은 ‘나’ 인데. 그래서 늘 노력하려고 한다. 나를 위해서.

📖 (p.188-189)
어른들은 말했다. 인생에는 다 때가 있고 그러니 때를 놓치면 나중에 후회한다고. 그래서 할 수 있을 때 남들 하는 건 다 해야 한다고. 하지만 어른들이 안 하면 망하는 것처럼 호들갑을 떨고 겁을 줬던 인생의 숙제를 안 해도 아주 살 만하다.

- 인생의 때가 있는 것은 어쩌면 틀린 말은 아니다. 그 나이, 그 때의 상황에 꼭 해야할 것들이 있는 것은 분명하니까. 하지만 정답은 아니라 생각한다. 모두 정해진 대로만 살면 그게 남의 인생과 다를 게 뭐가 있을까? 내 인생은 내 것인데. 즐거움 일이든 괴로운 일이든 다 내 것이고, 그런 것들이 지금의 나를 만든다. 저자는 말한다. 선명하게 보장된 미래는 없다고. 포기하지 않는 한 폭망하지 않는다고.


저자인 ‘호사’ 작가님은 자신의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를 닮은 누군가를 향한 위로와 응원을 이 책에 아낌없이 넣었다.
그리고 한 페이지, 한 페이지 읽어가면서 어지러운 현재와 흐릿한 미래가 조금 더 선명해지길 비는 마음이 전해진다.
단순한 에세이가 아닌 모든 사람에게 위로가 되는 오늘이 되길 바라면서. 작가님께 감사한 마음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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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중한 사람에게 우울증이 찾아왔습니다 - 나를 잃지 않고 함께 살아가기 위한 심리 안내서
휘프 바위선 지음, 장혜경 옮김 / 을유문화사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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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나를 잃지 않고 함께 살아가기 위한 심리 안내서

『소중한 사람에게 우울증이 찾아왔습니다』


서평단으로 선정되어 이 책을 접하게 되었다.

이 책의 제목을 보자마자 꼭 읽어야겠다고 결심했다.

(만약 서평단에 선정이 되지 않았더라도 구매해서라도 읽었을 것이다.)

그만큼 이 책은 나한테 꼭 필요한 책이라고 생각하였고 나를 포함해 많은 사람들이 읽어봤으면 하는 마음이다.

그리고 소중한 사람들을 떠올렸다. 가족, 친구…… 그리고 무엇보다 나 자신.

예전에 심리학을 전공한 지인분이 한 말이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약간의 우울증을 갖고 있지만, 그것을 인식하지 못하거나 인식을 하더라도 심리치료에 대한 거부감과 다른 사람들의 시선을 의식해 그냥 넘어가기도 한다며 그런 것이 안타깝다고 말이다. 이 책에서도 비슷한 내용이 나온다.


인구의 40퍼센트가 살면서 한 번쯤은 우울증을 앓고 그로 인해 치료를 받아야 하지만 우울증은 입에 올리지 말아야 할 터부이다. 그래서 정작 자신이 우울증에 걸리면 모두가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허둥댄다. 누가 수술을 받거나 병원에 입원했다 퇴원하면 모두가 그를 반갑게 맞이한다. 하지만 중증 심리 질환으로 입원했다 돌아오면 아무도 그를 두 팔 벌려 환영하지 않는다. (p.180)


저자이자 심리학자인 ‘휘프 바위선’은 이 책으로 우울증으로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는 상황에서 자기 자신을 잃지 않으면서 우울증 환자를 도울 수 있는 구체적 방법을 제시한다. 배경지식과 수많은 사례와 치료 경험을 통해 극복해 나갈 수 있는 방안을 들려주고 효과적인 전략을 제시한다.



📖 (p.19)

무슨 병이 이렇단 말인가?

설명할 수도 없고 비교할 수도 없는 병.

우울증은 언어를 무용지물의 혼잣말로 전락시킨다.

……

무관심, 무감각. 우울증에 대해 말한다는 것은 자기 인생의 갑작스러운 무의미를 한탄하면서도

어떻게 그 무의미의 한가운데에서 살 수 있는지 이해하지 못한다는 뜻이다.

- 작가 로히 위흐(Rogi Wieg) 가 2003년에 한 말이다. 우울증은 말로는 다 표현할 수 없는 경험 영역이다. 실제로 우울증을 앓았던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 고통이 너무 끔찍해서 도저히 말로 표현할 수 가 없다고 한다. 확실히 우울증이란 병은 설명하기 힘든 병이다. 그만큼 어렵고 힘든 병이 우울증이란 병이라 생각한다.


📖 (p.41)

정말로 죽고 싶은 사람은 없다.

그저 이 고통에서 해방되고 싶기에,

더 이상 주변 사람들의 짐이 되고 싶지 않기에 죽음이 축복처럼 느껴지는 것이다.

- 죽고 싶은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하지만 고통받고 싶어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고통을 받고 싶지 않아서.

죽으면 모든 것이 다 해결될 것 같은 마음에 우울증 환자들은 죽음을 생각한다.


📖 (p.72)

내가 하고 싶은 말은 명확하다. 우울증에 걸린 당신의 가족과 접촉하는 것이 예전보다 훨씬 힘들다고 해도,

아무리 봐도 당신의 가족은 접촉을 눈곱만큼도 바라지 않는 것 같아도 접촉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

어쩔 수 없어 스스로를 가두는 것이며 먼저 연락을 취할 수 없기 때문에 연락을 못하는 것이다.

원치 않아서가 아니라 할 수 없기 때문이다.

- 우울증에 걸렸다고 혼자 있기를 바라지는 않는다. (물론 가끔은 혼자있기를 원할 수도 있겠지만) 그 상황에서 자꾸만 자기만의 속으로 들어가려고 하지만 누군가 곁에 있어주기를 원한다. 원치 않아서가 아니라 할 수 없기 때문에.


📖 (p.189)

뭐가 잘못되었는지 아는 것이, 무엇인지도 모른 채 그 병을 참아야 하는 것보다는 항상 나은 것이다.

- 우울증이라는 병을 모르다가 그것을 알게되었을 때, 오히려 무거운 짐을 내린 듯 마음이 가벼워지는 사람들이 있다.

마치 모르고 아픈 것 보다는 이유를 알게되어서 치료를 할 수 있다는 '가능성' 때문이 아닐까?


📖 (p.225)

외로움은 평소의 온갖 부정적 감정들을 더욱 증폭시킨다.

외로움이 분노와 불안과 무력감과 슬픔의 불길에 기름을 붓는 격이다.

특히 아무런 출구가 없어서 이런 슬픔 감정들을 오직 혼자 힘으로 감당해야만 하는 경우에는 더욱 그렇다.

외로움은 덫이다. 외로울수록 변화가 힘들다.

결국 사방이 벽으로 둘러싸이고, 그곳에서 벗어날 길은 사라진다.

- 우울증 환자들에게는 더 많은 지지와 교류가 필요한 데, 우울증으로 인해 고립되어 있다보면 외로움이 다가온다. 외로움은 무서운 것이다. 외로움이란 감정은 나 자신을 망가뜨린다.


📖 (p.253)

남을 용서하듯 자신을 용서하라.

물론 잘못은 저지르지 않는 것이 좋다.

그러나 이미 저지른 잘못은 자책을 한다고 해서 달라지지 않는다.

자신을 용서하여 자책으로 인한 스트레스를 덜어야 한다.

그래야 또 다시 실수를 되풀이할 위험도 줄어든다.

당신도 한낱 인간에 불과하다. 인간은 누구나 실수를 저지른다.

그러니 당신을 용서하라. 용서하고 또 용서하라.

- 가해자를 용서해야만 고통은 끝이 난다고 한다. 그것이 심리학의 법칙이라고. 그래서 가해자를 용서하지 않으면 피해자는 영영 과거에 붙들려 살아야 한다. 혹시 내가 누군가를 원망하고 그것으로 인해 괴로워하는가? 그렇다면 지금 당장 용서하자.

그래야 고통이 끝나기 때문이다. (그 가해자가 비록 나일지라도.)


📖 (p.255)

네덜란드 민요에는 이런 가사가 있다.

“인간은 절대 오지 않을 불행을 제일 많이 걱정한다.

그래서 신이 주려고 생각하지도 않았던 고통을 스스로 받는다.”

……

최대한 현재를 살아라. 내일 일은 내일 걱정하면 된다.

지금 이 순간에 몰입할수록 고통은 줄고 만족은 커진다.

- 나는 늘 현재가 아닌 과거에 사로잡혀서, 또는 미래를 걱정하면서 살아가곤 한다.

이런 것들이 나를 늘 고통 속에서 벗어나지 못하게 하였다.

즉 나는 스스로 나에게 고통을 주고 있던 것이다.

어쩌면 우울증도 그런 것이 아니었을까.

전에 읽었던 책에서 강조하던 '지금 여기' 라는 단어가 떠오른다.

지금 여기, 지금 이 순간에 집중하여 현재를 살자. 고통받지 말고.



한동안 나는 정말 많이 힘들었다.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기분 나쁜 감정이 나를 지배해 내가 먹혀버리는 듯한 느낌이었다.

(어쩌면 그게 우울증이었을지 모르겠다.)

이 책을 조금 더 일찍 접하게 되었다면 덜 힘들었을까?

하는 생각도 들긴 했지만 지금이라도 이 책을 알게 되어 기쁘다.

하지현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가 '진료실에 두고 한 권씩 건네주고 싶은 책' 이라고 추천해 준 것처럼 나는 누구든 이 책을 읽어봤으면 하고 권해주고 싶다.

우울증이 찾아온 사람과 그 주변에 있는 사람,

그리고 혹시 그것(우울증이 온 것)을 모르는 누구든.

모두가 행복해지길 기도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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