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적을 남기는 글쓰기 - 쐐기문자에서 컴퓨터 코드까지, 글쓰기의 진화
매슈 배틀스 지음, 송섬별 옮김 / 반비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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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적을 남기는 글쓰기』
쐐기문자에서 컴퓨터 코드까지, 글쓰기의 진화

글쓰기와 도서관에 관해 쓰는 작가이자 예술가인 ‘매슈 배틀스’
그는 『도서관, 그 소란스러운 역사』 를 비롯한 6권의 책을 썼다.
이 책은 글쓰기의 세계, 그리고 저자의 세계에 어마어마한 변화가 있던 시기에 쓰였다고 한다.

처음 이 책을 접하기 전엔 글쓰기의 방법론적인 책일까? 하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예상과는 다르게 이 책은 6장(흐르는 개울 속의 책, 기원과 본성, 그림과 사물, 글쓰기와 권력, 성전, 로고스 엑스 마키나)의 차례로 나누어 글쓰기의 역사와 문명, 그리고 진화에 대해 고대 인류부터 성서까지 다양한 측면에서 이야기한다. 책을 읽어나가면서 다양한 사례들이 흥미를 갖게 한다. 전공으로 인해 알게된 프로이트는 이 책에도 등장했다.
소크라테스와 플라톤, 버지니아 울프까지.
조만간 <자기만의 방> 책도 읽어야겠다.

📖 (p.17)
글쓰기는 밈(meme)이며, 서로의 내부에 묘한 아이디어의 둥지를 틀고 있는 공동체이며, 이들의 생태계는 정신이다.
...
우리는 글쓰기 없이 아무렇지 않게 살아갈 수 있다.
우리는 실제로 수만 년 동안 글쓰기 없이 살아왔고, 오늘날에도 수많은 사람들이 글쓰기 없이 살고 있다. 그러나 글쓰기가 두뇌에 한번 자리를 잡고 나면 끄집어낼 수 없다.

📖 (p.32)
글쓰기의 특징 중 하나는 확산되려는, 그리고 역사와 문화상의 우연한 사건과 물질적 수단을 사용해 그 자신을 변형시키려는 욕망이다. 우리는 이를 위해 글쓰기를 필요로 하지 않지만, 글쓰기는 자신의 성장과 진보를 위해 우리를 필요로 한다.

📖 (p.176)
문학은 언어가 글쓰기를 상대로 거둔 승리를 글로 표현한 것이다. 이는 목적을 가진 글의 세부 항목 중 사회적, 경제적 통제와는 거의 무관한 것이다.

가장 와닿았던 문장 2가지가 있었다.
“글쓰기는 강요하지도 명령하지도 않는다.”
“글은 문명의 시녀이고 강자의 도구다.”
그리고 쉬운 것 같으면서 어려운 글쓰기란 단순한 기록을 넘어 권력에도 존재했다는 것을 느꼈다. 내가 글을 쓰는 것에 대해 너무 단순하게 생각한 것일까? 글에게 미안한 마음과 동시에 저자에게 많은 것을 배우게 된 계기가 되었다.
그런 점에서 저자에게 참 감사하다. 물론 이 책을 읽을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준 #반비출판사 에게도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역사적인 내용이 많아서 그런지몰라도 이 책은 어려운 편이다. 하지만 글쓰기에 대한 역사를 알고싶다면 이만한 책은 없다고 말할 수 있다.
디지털 시대에 글이 점차 사라져간다고 걱정할 수 있지만, 글은 늘 우리 곁에 존재할 것이다. 글이 쓰이는 표면이 변화한 덧 처럼 컴퓨터 소프트웨어 운영 코드로라도 말이다.

저자의 마지막 페이지 부분의 글을 적어본다.
‘인간의 정신과 페이지를 만들어내는 것은 글 속에서 함께 존재하는 우리가 맺는 관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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