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자독설 - 과거와 현재를 관통하는 고전의 힘 고전오디세이 02 2 고전오디세이 2
정천구 지음 / 산지니 / 201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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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자는 공자나 장자에 비해 덜 알려져 있는데, '백성이 주인'이라는 사상이 맹자의 가르침의 핵심이라고 한다. 즉, 제왕이 아니라 백성이 할 수 있는 일에 초점을 맞춘다.  그 사상을 담은 고전 텍스트의 현대적인 해설이 돋보이는 책이다. 그러나 이 책이 단순한 고전의 해설로 끝나는 것은 아니다.

 

백성이 나라를 바꿀 수 있다는 주인의식은 사실 지금 시대에 가장 필요한 생각이다. 요즘은 누구나가 비판을 할 수 있지만 실제로 그건 비판이라기보다는 비난에 가깝다. 이유도 없고 논리도 없는, 깎아내리기 식의 비난이다. 왜? 아무도 비난에는 신경쓰지 않기 때문이다. 악플이 악플을 낳는 지금의 세태를 보면 이해가 될 것이다. 말도 안 되는 비난에 사람들은 그저 코웃음을 친다.

 

반면 제대로 된 비판을 하는 사람들에게는 적이 생긴다. 그것은 영향력이 있다는 의미이다. 비난에는 코웃음치던 권력, 명예, 돈은 모두 비판에는 타격을 입는다. 때문에 비판하는 사람들을 멀리하고 때로는 탄압하기도 한다. 그래서 사람들은 몸을 사린다. 어느 정도 비판을 할 줄 아는 사람들도 결국에는 고개를 숙이고 만다. 이 책이 언급한 언론, 교육, 어느 세계에서든 말이다. 밥줄이 끊기는 것이 두려운 것이다.

 

그러나 이 책은 그런 비판을 하는 책이다. 이 책의 '독설'은 독 독毒과 더불어 외로울 독獨 자를 쓴다. 올바른 간언은 극소수의 사람만이 듣고 이해하고, 또한 따르고 공감한다. 어쩔 수 없는 이 현실은 그렇기에 더욱더 맹자의 독설을 필요로 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정치, 경제는 물론이고 교육과 문화에 이르기까지 저자는 다양한 방면에서 현 사회를 비판한다. 맹자가 그러했듯 시대에 따끔한 일침을 놓는 것이다. 그 중 어떤 것은 누구나가 그 부조리함을 알고 있는 문제이지만, 또 어떤 것은 이미 너무 당연해서 옳지 않다는 것을 깨닫지조차 못하고 있는 문제들이다. 어리석은 왕과 재상들을 꾸짖고 올바른 길을 제시하고자 했던 맹자처럼, 책은 어리석은 주인-그러니까 백성들, 즉 바로 우리들-을 꾸짖는다.

 

물론 이 책이 구체적인 대안을 제시하기보다는 현 사회를 꼬집는 것에 머문다는 사실은 조금 아쉽다. 책의 내용은 다소 이상적이기까지 하며, 우리 자본주의 사회는 바뀌기에는 이미 너무 멀리 와 버린 듯한 생각도 든다. 깨달음을 주기 위해서는 깨닫고자 하는 사람들이 많아야 할 것인데, 지금은 너무 많은 사람들이 깨닫는 것을 불편해 한다. 눈을 감고, 귀를 막고, 없는 일처럼 살아가려 하는 것이다.

 

그렇지만 맹자는 몇 십 년을 한결같이 살며 옳음을 추구했다. 아마 저자가 우리에게 말하고자 하는 것도 그런 것이 아닐까? 한결 같이, 현 사회에 휩쓸려 노예가 되지 말고 끊임 없이 노력할 것. 이는 분명한 이상이지만, 이루어지고 나면 현실은 이상이 되는 법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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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11-13 09:40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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