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핑의 과학 - 세종마케팅총서 1
파코 언더힐 지음, 신현승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0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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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의 마음을 읽고 싶은 당신 혹은 자신의 구매 패턴을 알고 싶은 당신! 필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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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핑의 과학 - 세종마케팅총서 1
파코 언더힐 지음, 신현승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0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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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 타계하신 법정 스님의 삶을 한 마디로 표현하자면 바로 ‘무소유’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법정 스님께서는 본인께서 항상 말씀하신대로 모든 것에 대한 집착과 소유욕을 버리고 정신적인 자유를 얻으셨고 많은 이들의 존경을 받으셨다. 만약 대한민국 국민 전체가 이렇게 존경에 마지않는 법정 스님의 삶을 따라서 일체의 소유욕과 물욕을 버리고 살아가게 된다면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이 세상은 어떻게 될 것인가? 아니 어떻게 되기 전에 과연 존재 할 수나 있을까? 가정을 완화해서 온 국민이 합심해서 다만 충동구매와 불필요한 소비만을 줄인다고 한다면? 그렇다 할지라도 아마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자본주의 사회의 존립 자체가 위협 받을 만큼 크나큰 혼돈이 우리를 습격 할 것이다.

20세기 이후의 사회를 끝없는 생산과 이를 뒷받침하는 소비자들의 끊임없는 구매 행위 그리고 이로 인해 촉발되는 자본의 흐름이라고 정의한다고 하더라도 그렇게 지나친 비약은 아닐 것이라고 사료된다. 이렇듯 소비자들의 구매 행위가 현대 사회에서 차지하는 역할이 작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막상 대부분의 구매 행위가 이루어지는 매장에서 과연 어떠한 방식으로 소비자들이 상품을 구매하는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은 매우 한정적인 것이 사실이다.

그런 의미에서 ‘Why we buy?:쇼핑의 과학’이라는 이 책은 지금껏 그리 중요하게 여겨지지 않았던 매장에서의 소비자들의 구매 행태에 관한 최초의 합리적 보고서라고 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더 많은 상품을 팔아서 이윤을 남기려는 판매자의 입장에서 뿐만이 아니라 소비를 하는 소비자의 입장에서도 ‘과연 내가 상품을 구매하는데 어떠한 과정을 거쳐 구매를 하는 것인가?‘와 같은 여러 가지 질문을 던져 줌으로써 만인이 만인을 위해 생산하고 소비하는 이 시대를 살아가는 인간들에게 자신의 소비 행위를 한번 더 고찰 할 수 있게 해주는 의미 또한 가질 수 있을 것이다.

책의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이 책의 저자와 동료들은 자신들의 연구 과정이나 결과를 도출해가는 시스템을 감히 하나의 과학이라고 정의 하고 있는데, 토마스 쿤이 ‘과학 혁명의 구조’를 통해 말 하였듯이 과학의 발전이 ‘해석적 틀(패러다임)’의 이동에 의한 획기적인 변화 과정이라면 이렇듯 기존의 틀에서 벗어나 새로운 관점(패러다임)에서 구매 행위를 분석하는 이들의 행위를 감히 과학이라고 부르는 것도 상당히 발칙하긴 하지만 그렇다고 이해하지 못할 부분은 아닌 것 같다.

그러면 이들이 말하는 쇼핑의 과학이라는 것은 대체 어떤 것일까? 과학이라는 거창한 타이틀에도 불구하고 이들이 하는 연구 방법을 보고 있노라면 너무 단순해서 김이 빠질 정도 이다. 간단히 말해 ‘추적자’(traker)라 불리는 사람들을 고용하여 소비자가 매장에서 하는 모든 행동을 빠짐없이 기록하여 방대한 데이터를 만들고 이를 분석한다는 것인데 요즘 유행하는 말로 하자면 쇼핑하는 소비자를 추적하는 ‘추소꾼’이라고도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렇듯 시시하고 단조로운 행위가 과연 매장의 매출액을 늘리고 사업을 번창 하게 하는데 과연 도움이 될까? 책에 내용에 따른 다면 정답은 ‘그렇다’이다. 그리고 이들이 이처럼 단순한 행위를 통해 자신들의 고객(매장 주인)에게 큰 이익을 가져다 줄 수 있는 가장 큰 이유는 매장 주인들이 자신들의 매장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에 대하여 몰라도 너무 모른다는 것이다. 물론 매장 주인들은 자신의 매장에서 일어나는 매출액과 비용 따위 같은 회계 장부상의 자료에 대해서는 누구보다 더 많은 정보를 가지고 있을 것이지만 실제 매장내의 고객이 구매자로 변형되는 전화비율이 얼마나 되는지 또는 얼마나 많은 고객이 사원들과 접촉(인터셉션 비율)하고 사원들과의 접촉을 통해 얼마나 더 많은 소비를 하는지, 고객들이 얼마나 많은 시간동안 매장에 머물거나 계산을 하기 위해 어떤 고초를 겪는지 따위의 정보에 무감각하며 여지껏 이를 알려고 노력조차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 책의 저자는 이러한 사소한 것들에 자신의 전부를 걸고 이를 데이터화 하고 분석함으로써 자신만의 노하우를 만들어 나갔는데 이제부터 저자가 말하는 성공적인 매장이 되기 위한 비결들에 관하여 알아가 보기로 하자.

책의 한국어 번역판의 부제 ‘고객을 사로잡는 쇼핑 매장의 9가지 성공 법칙’처럼 저자는 비결을 9가지로 요약하여 놓았는데 이를 따라 하나하나 내용을 짚어 보기로 하겠다.



1. 고객의 손을 자유롭게 하라.

흔히들 게으르거나 한심한 인간을 비난 할 때 ‘사지도 멀쩡한 놈이...’라는 표현을 자주 쓰게 되는데 이는 즉 팔 두 개 다리 두 개 잘 붙어 있는 정상적인 인간을 가리키는 것이다. 이렇듯 인간에게 붙어있는 팔이 단지 두 개 밖에 되지 않는 다는 것은 지나가는 팔척동자도 다 아는 사실이지만 이런 한 사실에 내재된 함축적 의미는 곧잘 무시되곤 한다. 즉, 불행히도 인간은 쇼핑을 할 때도 쓸 수 있는 팔은 두 개로 한정되며 어떤 미치광이 박사가 당신에게 쇼핑용 가제트 팔을 만들어 주지 않는 이상 이미 손이 무엇인가(코트나 서류가방 따위)에 의해 점유되어 있다면 사고 싶은 물건이 생겨도 손에 넣을 수가 없어서 이내 포기해 버리고 만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문제에 대한 해답은 무엇일까? 굳이 미치광이 박사가 아니라도 매장 주인인 당신이 고객의 가제트 팔이 돼어 고객의 짐을 맡아 주면 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콜 시스템’을 도입하여 쇼핑 도중 고객의 물건을 맡아주는 식으로 말이다.



2. 고객의 동선에도 법칙이 있다

고객의 쇼핑 행위를 분석적으로 나열해 보자면 우선 자신의 눈 앞에 놓여진 상품을 인지하고 그것을 손으로 만지거나 이리저리 뒤져보면서 관찰한 다음 구매여부를 결정하고 계산을 한다고 볼 수 있는데 즉, 첫 번째에서 말했던 ‘물건을 손으로 짚는 행위’에 선행 되어야 하는 필수적인 과정중의 하나는 고객이 그 상품을 인식 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쇼핑 행위와 관련지어 볼 수 있는 인간 걸음걸이의 특징은 무엇이 있을까? 우선 인간이 피라미드 속 상향문자의 그림과는 다르게 앞을 보면서 걷는다는 점이다. 또한 보행시 타 개체와의 충돌을 상당히 껄끄럽게 여기며 될 수 있으면 이를 피하려고 한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대부분의 사람들이 오른손잡이 이며 그런 이유에서인지 오른쪽에 더 많은 주의를 기울인다는 것이다.(물론 저자는 이러한 오른쪽 성향에 관해 자신의 견해만을 서술 하였을 뿐 이를 뒷받침하는 인지 과학적 설명을 적어 놓지는 않았다.) 앞서 설명한 대로 고객이 상품을 손에 넣기 전에는 이러한 상품을 자신에 시야에 포착할 수 있어야 하고 이러한 의미로 포착률이 높아진다면 이를 더 많은 상품의 구매로 연결시킬 수 있을 것이다. 인간 보행의 이러한 특성을 가미시켜 포착률을 높이는 방법으로 저자는 앤드캡이나 셰브로닝 같은 진열 방식을 사용할 것을 주장하고 있다. 또한 상품 진열에 있어서 주로 사람의 눈높이에 있는 상품이 좀 더 많은 사람들에 의해 인식되는데 이러한 인간 시야각의 사각지대에는 부피가 큰 상품을 눈에 잘 띄는 포장으로 진열하여 놓을 것을 추천한다. 통로 끝 쪽에 인기가 좋은 상품을 배치하여 고객에게 더 많은 것을 보게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인데 이때 주의하여야 하는 것은 고객이 이러한 상황을 짜증스럽게 여기지 않도록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3. 광고의 생사는 1미터로 결정 된다

매장에서 흔히들 범하는 오류 중에 하나는 멋진 광고판이나 전시물을 만든다면 고객들이 이를 참을성 있고 흥미롭게 지켜볼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러나 광고의 홍수라고 해도 좋을 만큼 많은 광고들이 범람하는 이 시대에 마치 내가 이름을 불러 주기 전에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던 것이 이름을 불러 주자 나에게로 와 꽃이 되었듯이 그 어떠한 광고도 고객에 의해 읽히지 않으면 아무런 의미를 갖지 않는 몸짓에 불과한 것이며 진정 꽃이 되기 위해서는 제대로 읽히는 것이 필요로 하고 이를 위해서는 고객의 행동 패턴을 분석하여 적절히 배치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러한 배치를 위해서는 고객의 동선에 따른 논리적인 전후관계는 물론이요, 물품과 관련된 광고 즉, 전체적인 구상 또한 머릿속에 담고 있어야 한다. 예컨대, 고객들이 빠르게 지나가는 장소에서는 짧고 강렬한 인상을 남길 수 있는 광고판이 필요로 하고 고객이 약간 시간을 소비하며 둘러보는 곳이라면 보다 자세한 설명을 써놓는 것처럼 말이다. 또한 이동 중인 고객이 쉽게 읽을 수 있어야함은 물론이다.



4. 고객의 본성에 섣불리 도전하지 말라.

천하의 제갈량이 이끄는 군대라도 행군 중간 중간에 휴식을 주지 않는 다면 전쟁을 계속해 나가기는 커녕 목적지 까지 도착할 수도 없을 것이다. 이렇듯 생사를 다투는 전쟁에 나가는 군대를 통솔 할 때에도 적절한 휴식이 필수 요소임은 부정 할 수 없는데 하물며 매장에서 쇼핑을 하는 고객들에게 휴식이 차지하는 중요성은 강조해서 무엇 할까 싶다. 짧지 않은 쇼핑 시간동안 지친 고객들이 상점의 바닥에 퍼질러져서 쉴 수도 없는 노릇이니 매장에서 이러한 고객을 위한 의자를 적절한 장소에 설치해 준다면 고객은 이러한 배려에 자신도 모르는 호의를 갖게 되고 또한 잠깐의 휴식을 통해 다음 쇼핑을 위한 원동력을 제공 받을 수 있으니 그야 말로 일석이조의 효과가 아닐 수 없다. 여자 친구나 부인에 의해 억지로 끌려 들어온 남성들에게 휴식 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 준다면 여성 고객들은 남성들의 칭얼거림에서 해방되어 마음껏 쇼핑을 즐길 수 있어서 좋고 남성 고객들 또한 자신이 맘에 드는 곳에서 편히 쉴 수 있으므로 매장 전체에 대한 기분 좋은 경험을 갖게 될 것이다. 뒷부분에서 다시 자세히 다룰 테지만 상품의 구매 전에 이를 테스트하고 직접 체험해 보고 싶어 하는 것은 고객의 가장 큰 본성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를 거슬러 포장을 뜯기 어렵게 만든 여러 시도들은 모두 부질없이 끝나 버릴 수밖에 없었고, 매장에서는 이처럼 고객의 본성을 바꾸려는 시도 보다는 이를 이해하고 이에 맞춰 나갈 수 있는 여러 가지 대책이 필요하다.
 







5. 남성은 마음 편한 쇼핑을 원한다.

남성의 쇼핑에 관해 다룬 내용들을 보면서 마치 ‘나’자신이 매장에서 느끼는 감정들을 마치 누군가가 대필이나 해준 것처럼 느껴졌는데 이는 대부분의 남성들이 공감하는 내용이 아닌가 싶다. 몇 가지 나열된 내용 중에 가장 크게 공감하였던 내용을 적어보자면 우선 남성들은 매장에 들어가는 순간부터 정해진 목표를 달성하고 매장을 빠져나가고 싶어 한다는 것이다. 아마도 책에서 지적했던 듯이 대부분의 매장이 여성성을 너무 강조한 나머지 남성들 자신이 이 공간에 자기 자신이 도무지 어울리지 않는다는 생각을 품고 있고 또한 남성들은 쇼핑을 하나의 즐거움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한 가지 형태의 육체노동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 아닐까? 이러한 점을 개선시키기 위해서는 남성 고객에게 쇼핑의 재미를 느낄 수 있도록 직접 참여 가능한 이벤트를 열거나 보다 능동적 참여를 이끌어내는 방향으로 매장 구조의 개선이 필요할 것이다. 남성 고객의 또 다른 특징은 필요한 정보를 직접 찾는 것을 좋아한다는 것이며 어떻게 보면 이점이 내가 왜 다른 장소에서 보다 ‘서점’에서 더 편안한 감정을 느끼는가에 대한 답이 될지도 모르겠다. 왜냐하면 서점에 설치된 수많은 검색 PC들은 창피함과 여러 번의 망설임을 무릎 쓰고 매장 안내원에게 무언가를 물어보는 수고를 덜어주기 때문이다. 사실 만면의 친절한 미소를 띄우며 ‘찾으시는 사이즈가 어떻게 되시느냐’, ‘어떤 스타일을 원하시느냐’는 등의 질문을 퍼붓는 종업원들은 나로 하여금 빨리 이 자리에서 떠나고 싶은 충동만을 강하게 일으킬 뿐이며 이러한 점에서 매장에서는 종업원들로 하여금 남성고객과 여성고객에게 각각 다르게 접근하는 방법을 교육시키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6. 여성은 고급스런 쇼핑을 원한다.

사실 남성들의 최근 쇼핑 참여가 늘어난 것도 여성들의 사회 역할 변화에 따른 것으로 볼 수 있다. 쇼핑은 기존의 전업 주부들에게 하나의 해방 형태로 다가갔지만 활발한 사회생활을 하는 현대 여성들에겐 더 이상 탈출구가 되지 못하고 있다. 즉, 여성들이 점점 기존의 남성과 비슷한 쇼핑 철학을 가지게 된다는 것이다. 이러한 변화에도 불구하고 아직 대부분의 여성들은 쇼핑을 하며 일종의 환상을 체험하는 것을 좋아하는데 매장의 입장에서는 여성들의 이러한 파타지를 충족 시켜줄 필요가 있다. 남성들의 전유물이라고 여겨졌던 기술을 파는 분야에서도 남성과는 차별되는 접근 전략이 필요한데 남성의 경우 기술 자체와 그것에 대한 자랑을 좋아하는 것에 반해 여성은 그것의 목적과 용도를 먼저 생각하기에 때문이다.



7. 작은 것은 불편하고 큰 것은 아름답다.

사회의 급속한 노령화 현상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제품 포장이나 진열의 경우 노인들에 대한 배려가 상당히 부족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앞으로의 사회의 경우 소비의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계층은 노인들이 될 것인데 이러한 노인들을 위해 포장의 경우 글씨를 크게 써서 가독성을 높이고 색감 자체도 선명한 대조를 이루게 함으로써 노인들의 제품 포착률을 높이는 것이 좋을 것이다. LG의 경우 와인폰이라는 핸드폰에 큼지막한 자판을 넣음으로써 노년인구가 쉽게 사용할 수 있게 하였고 이를 통해 ‘효도폰’이라 불리며 크게 각광 받았었는데 이처럼 이제는 제품 수준에서 뿐만 아니라 포장이나 진열 그리고 매장 자체의 분위기도 노인층을 위해 변신이 필요할 때이다.



8. 아이들의 쇼핑 : 쇼핑은 상품과 노는 것이다.

며칠 전 TV뉴스 채널에서 단지 상품 포장에 캐릭터 그림을 넣었다는 이유로 매출이 상당히 증가했다는 것을 본적이 있다. 이렇듯 아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상품에서는 그 포장에서부터 아이들의 취향을 맞춰줄 필요가 있고 제품 진열도 하단부에 아이들의 눈높이가 있는 곳을 중심으로 하여 아이들이 직접 만지고 체험 할 수 있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다만 이때는 물건을 구매를 유도하는 것은 아이들일 지라도 직접적인 구매를 하는 것은 부모들이므로, 이때의 부모들이 이러한 장소에서 물건을 사달라는 아이들의 칭얼거림에 염증을 느껴 아예 접근하지 않을 가능성을 대비하여 적절한 밸런스를 맞추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어른들을 대상으로 하는 제품을 판매한다고 하더라도 아이들의 동행이 충분히 예상되는 곳이라면 어른들이 상품 구매에 집중할 수 있도록 어린이들이 지루해하지 않을 수 있는 놀이방과 같은 공간을 만들어 주는 것이 필요한데, 이때 주의해야할 점은 어린이들의 안전은 어느 순간에도 우선이 되어야 하고 그러한 공간이 어른들이 제품 구매 의사결정을 하는 장소에서 멀리 떨어지지 않아 부모가 아이들을 항상 지켜 볼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9. 쇼핑은 체험이다.

인간 뇌의 대뇌 피질이 담당하고 있는 영역 중 많은 부분이 오감 그중에서도 촉각과 관련되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는데 이는 인간에게는 본능적으로 물건 구입 전에 그것을 만져보고 체험해보고자 하는 욕구가 잠재해 있다는 것을 말해주는 것 같다. 또한 치열한 경쟁을 통해 브랜드가 지니는 파워가 약해짐에 따라 무엇이든 보고, 듣고, 냄새 맡고, 맛보고, 시험해 본 다음에야 그것에 대한 믿음을 가지게 되는데 이는 이러한 행위 자체가 매장 내에서의 구매 의사 결정을 촉진시켜준다는 것을 말한다. 이러한 감각적 체험을 가능하게 해줌으로 써 얻는 이득은 이에 따르는 비용(진열 상품의 손상이나 재포장에 들어가는 비용)을 상쇄하고도 남을 것이고 점점 더 많은 매장들이 이러한 점을 깨닫는 것 같다. 이러한 감각적 체험을 가능하게 하는 방편으로써, 샘플링 카운터 설치나 개봉한 상품의 재포장을 쉽게 가능하게 하는 장치 등을 들 수 있다. 그리고 매장 자체에서 제품을 만져도 괜찮다는 신호를 보내주는 것도 중요한 요소 중에 하나이다.

이외에도 탈의실의 위치나 분위기, 계산대에서의 기다림, 상품 배열 등 고객이 매장에서 체험하는 모든 행위들은 구매 의사 결정에 직접적이든 간접적이든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데 매장의 입장에서는 고객의 행위를 더욱더 면밀히 관찰 하고 아이디어를 짜내야지만 성공적인 매장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이 책에서 말하고자하는 핵심이라고 할 수 있다.



앞으로의 ‘쇼핑의 과학’?

이 책의 저자는 사실 이러한 연구 결과를 얻기 위해 앞에서 말했듯이 끊임없이 관찰하고 이를 바탕으로 가설을 세우고 실험(매장 구조의 변화 등)을 통해 가설을 검증하는 형식을 취하고 있는데 개인적인 견해로 멀지 않은 시간 내에는 이러한 방식에서 벗어나 최근 인지신경과학에서 하고 있듯이 쇼핑 하고 있는 인간의 뇌를 fMRI나 PET으로 촬영하여(물론 지금의 기술로는 직접 쇼핑을 하고 있는 인간의 뇌를 이런 기계로 찍을 순 없겠지만 말이다.) 매장 내에서 각각의 반응에 어떤 부분이 활성화 되는지 또는 점원의 접촉에 어떤 반응을 나타내는지를 알아내어 고객이 자신도 미처 알지 못했던 점을 캐치해 내는 쪽으로 발전하지 않을까 싶다. 그리고 실제로 이런 일이 가능해 지기 시작 하고 궁극적인 단계에서 판매자가 주입한 반응에 의해 내가 필연적인 구매 결정을 하게 된다면 이때도 인간은 하나의 자유로운 인격체로 존재 할 수 있을까? 아니면 이러한 반응에 자신도 모르는 사이 여러 가지 물품을 사들이는 쇼핑 기계로 전락하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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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코, 바르트, 레비스트로스, 라캉 쉽게 읽기 - 교양인을 위한 구조주의 강의
우치다 타츠루 지음, 이경덕 옮김 / 갈라파고스 / 201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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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번즘 구조주의가 무엇인지 궁굼했었다면 꼭 읽어봐야 할 책 최고의 구조주의 입문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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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코, 바르트, 레비스트로스, 라캉 쉽게 읽기 - 교양인을 위한 구조주의 강의
우치다 타츠루 지음, 이경덕 옮김 / 갈라파고스 / 201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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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조주의란 말은 쉽게 접하기는 힘든 용어이지만 이따금씩 학교 수업에서 혹은 여러 책들에서 튀어나와 우리의 머릿속을 어지럽힌다. 여지껏 살아온 통밥으로 무슨 의미인지 짐작하려해도 단어 자체로만 놓고 본다면 과연 이게 무슨 의미인지 알아채기 쉽지 않으며 여기에 덧붙여 이와 관련된 푸코, 바르트, 레비스트로스, 라캉 같은 이름까지 한데 섞여 버리면 머리속은 더욱 복잡해지고 아주 잠시나마 구조주의가 무엇인지 궁금해 하던 호기심은 순식간에 사그라져 버리고 그냥 그런가보다 하고 넘어가버리기 쉽다.


그런 의미에서 '푸코, 바르트, 레비스트로스, 라캉 쉽게 읽기'라는 책은 구조주의란 무엇인가에 대해 한번쯤 호기심을 가져본 사람들에게 구조주의란 무엇이며 어떠한 사상가들이 있었고 그들이 가졌던 철학적 견해의 핵심은 무엇인지 쉽게 설명 해준다. 책의 서두에 저자가 밝혀두는 것처럼 전적으로 입문자들을 위한 해설서이며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구조주의에 대해 모르는 점에 대해 알기 쉽게 차근 차근 설명해 준다.



그렇다면 구조주의란 무엇일까? 우리가 인식하지는 못하지만 구조주의의 사고 방식은 이미 각종 미디어나 학교 교육, 일상적인 가정 생활, 친구들과 나누는 별 뜻 없는 대화 등을 통해 우리의 삶에 깊이 개입하고 있다. 사실 우리가 ~~시대를 살고 있다는 자각 자체가 구조주의의 중요한 단면이다.


구조주의를 간략히 설명하자면 다음과 같다.


우리는 늘 어떤 시대, 어떤 지역, 어떤 사회잡단에 속해 있으며 그 조건이 우리의 견해나 느끼고 생각하는 방식을 기본적으로 결정한다. 따라서 우리는 생각만큼 자유롭거나 주체적으로 살고 있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대부분의 경우 자기가 속한 사회집단이 수용한 것만을선택적으로 보거나 느끼거나 생각하기 마련이다. 그리고 그 집단이 무의식적으로 배제하고 있는 것은 애초부터 우리의 시야에 들어올 일이 없고, 우리의 감수성과 부딪치거나 우리가 하는 사색의 주제가 될 일도 없다. 


우리는 스스로 판단하고 행동하는 자율적 주체라고 믿고 있지만, 사실 그 자유나 자율성은 상당히 제한적이라는 사실을 철저하게 파헤친 것이 구조주의의 성과이다.


일반적으로 언어학자 페르디낭 드 소쉬르를 사상적으로 구조주의를 시작한 사람이라고 보며 흔히 그를 가리켜 '구조주의의 아버지'라고 부른다. 


소쉬르의 구조주의가 안겨준 가장 중요한 견해를 하나만 든다면 "언어는 사물의 이름이 아니다"라는 것이다. 우리는 일반적으로 어떤 사물이 있기 전부터 사물은 이미 존재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정말 그럴까? 책에서는 양이나 기타 다른 예를 사용하여 이름이 정해지기 전부터 사물이 있었던 것이 아님을 설명하고 있는데 개인적으로 우리나라 사람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예가 하나 있을것 같아서 소개해 본다.


얼마전 블로그에 외국 블로그에서 재밌는 내용을 발견하여 퍼오던 중 문제가 발생했다. Dispenser라는 단어였는데 아무리 곰곰히 생각해보아도 여기에 들어맞는 우리말을 찾을 수 없었다. Dispenser라는 단어는 캠브리지 영영 사전의 뜻을 빌리자면 

관련글 2011/01/19 - [Wow] - 이건 꼭 사야해!!MUST_HAVE 집안 꾸미기 악세사리들


a machine or container that you can get something from


라는 뜻을 갖고 있고 네이버 사전에서는


(손잡이・단추 등을 눌러 안에 든 것을 바로 뽑아 쓸수 있는) 기계


라고 정의한다 있는 그대로 직역하자면 dispenser는 기계라는 단어로 번역되어야 한다 하지만 그냥 그런식으로 번역해 버린다면 우리나라 사람들인 무슨 기계를 말하는 것인지 알 수 없다.







위의 이미지들은 영미권 사람들이 생각하는 Disepenser란 무엇인지 보여준다 하지만 이와 정확히 대응되는 우리말 개념이 있을까? 내가 알기론 없는 것 같다. 우리말에는 각각의 용기가 무엇을 담고 있느냐에 따라 그것을 지칭하는 이름은 있지만 이를 아울러서 하나로 칭하는 개념은 없는 것이다. 


사람들이 하늘을 보고 별자리를 정하는 것이 원래 그런것이 아니라 세상에 의해 인위적으로 정해진 것이듯  사물의 개념이란 어떤 이름이 붙으면서 어떤 관념이 우리의 사고 속에 존재하게 되는 것이지 어떤 관념이 먼저 존재하고 거기에 이름이 붙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또한 소쉬르에 따르면 우리는 마음속에 있는 어던 생각을 말을 통해서 표현한다는 것은 매우 부정확한 말이며 그보다 말을 하고 난 뒤 우리는 자기가 무엇을 생각했는지를 아는 것이다. 그것은 입을 다물고 생각하는 것도 마찬가지로써 독백을 할 때에도 우리는 우리의 언어를 사용하여 생각하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리고 내가 말을 하고 있다는 것은 엄밀히 말하자면 전적으로 내 생각이 아니며 내가 습득한 언어 규칙이고, 내가 몸에 익힌 어휘이며, 내가 듣고 익숙해진 표현, 내가 아까 읽었던 책의 일부에 불과하다. 즉, 내가 말하는 것은 사실 대부분의 경우 타인의 말이라고 생각해도 틀리지 않다. 


앞에 말했듯이 생각이란 것은 말을 함으로써 생겨나는 것인데 우리가 하는 말은 사실은 대부분 타인의 말이었다면 우리가 흔히 말하는 자아라는 개념의 실체는 상당히 모호해질 수 밖에 없다. 나의 생각이라는 것이 사실은 습득에의해 얻어진 것이며 외부에서 얻어진 것이기 때문에 소쉬르의 언어학은 서양 철학에서 오랫동안 이어져 왔던 '자아'라든지 '코키토Cogito', '의식'과 같은 자아중심주의 치명적인 타격을 입히게 되는 것이다.


이상 책에서 소개한 내용을 요약하여 구조주의란 무엇인가에 대해 적어 보았다. 책에서는 이후 푸코, 바르트, 레비스트로스, 라캉의 이론들에 대하여 쉽게 설명해 주고 있다. 그렇기에 나와 같이 철학에 대해 잘모르는 사람이 읽기에도 크게 어렵지 않으며 구조주의의 전체적인 개념을 설립하는데 큰 도움을 주는 책인듯 하다.


책의 서두에서 저자는 우리가 어떤 것을 모르는 이유는 대개 한 가지 뿐인데 우리가 알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한다. 즉 무지라는 것은 단순한 지식의 결여를 가리키는 말이 아니라 '알고 싶지 않다'라는 마음 가짐을 갖고 한결 같이 노력해온 결과라는 것이다.


그렇기에 '구조주의' 혹은 이와 관련된 철학자들의 이름을 듣고 잠깐 이라도 호기심이 생겼지만 너무 어려울것 같다는 편견으로 여지껏 구조주의에 대해 애써 알고 싶어 하지 않고 살아왔던 사람이라면 이 책을 한번 읽어보자. 세상을 한층더 깊이 이해할 수 있는 지혜가 여러분을 맞이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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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지 않은 책에 대해 말하는 법 패러독스 1
피에르 바야르 지음, 김병욱 옮김 / 여름언덕 / 200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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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책을 읽어야한다는 강박관념에 사로잡혀있는 사람들에게 책읽기의 의미를 되새길 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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