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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을 쫓는 모험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 문학사상사 / 1995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무라카미 하루키의 대표작품 양을 쫓는 모험, 지인은 이 작품을 하루키의 작품 중에서 으뜸으로 꼽는다고 하였다. 상실의 시대를 시작으로 최근에 나온 색채가 없는 다자키 쓰쿠루의 순례를 떠난 해까지 그의 대표 작품을 두서없이 읽고 있다. 그의 소설 상실의 시대를 처음 접했던 시기가 대학교 입학하고 한 동안 대학교 생활에 동화되지 못하고 넘지는 자유로움을 통제하지 못하고 헤매고 있는 상황이었다. 그 당시 그 느낌이 생생하게 기억나지는 않지만 상당히 충격적인 것으로 기억이 된다. 지금에 와서 그 책의 내용이 기억나지는 않지만 아마 섬세하게 그려진 감정선과 섹스에 대한 묘사가 그것이 이었던 것 같다. 아마도 이성에 눈을 뜨기 시작하려고 하는 시점과 맞물려서 충격으로 다가왔을 것 같다. 이 책 양을 쫓는 모험은 그의 초기 작품으로 출간된지 몇 십년이 지났다. 그 당시의 시대적 상황은 정치적인 이유로 학생 운동이 빈번했고 다양한 한계를 경험하고 다른 방법으로 변화를 시도한 시기였다. 이 소설의 저변에는 깊은 허무주의가 깔려있는 것 같다. 최근에 보았던 카우보이 비밥과도 전체적인 느낌이 비슷한 것 같다. 바람의 노래에서도 등장했던 쥐라는 인물이 주인공의 친구으로 등장한다. 쥐는 양을 쫓고 주인공은 양을 찾기 위해서 쥐를 쫓는 양상이다. 여기서 별 문양이 있는 양이라는 존재를 통해서 작가는 무엇을 말하고 하였을까하는 고민을 하지 않을 수 없다. 외부의 압력이 주인공을 둘러싼 상황을 모르는 존재를 쫓아 모험을 떠나겠끔 종용한다. 주인공은 그것을 왜 해야하는지 의문을 품지만 그 의문은 모험을 통해서 하나씩 껍질이 벗겨지고 본질을 알게 된 후 허무함에 어렸을 때 추억이 있는 방파제에서 눈물을 흐린다로 이야기는 끝이난다. 누구에게나 초심이 있다. 이러한 초심은 상황이 진행되고 복잡해지면 어떤 이유에서든지 흔들리게 되기 쉽다. 초심은 순수함을, 별문양이 있는 양이 사람의 몸으로 들어오는 것은 순수함의 변질을, 그 양이 몸을 나가는 것을 이루었던 무언가를 잃어버리고 난 후의 허무를 의미하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지인이 느꼈던 그런 충격이 나에게는 크게 느껴지지 않았다. 내게 맞는 책을 찾는 모험은 계속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