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판본 싯다르타 (패브릭 양장) - 1922년 오리지널 초판본 표지디자인 더스토리 초판본 시리즈
헤르만 헤세 지음, 박진권 옮김 / 더스토리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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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무엇을 해야할지 모르겠다는 어린 친구들에게 나는 항상 무엇이든 되도록 많이 경험해보라고 한다.
물론 이게 정답은 아니지만 내가 살아온 바로는 그렇다.
요즘은 평생 직장이라는 것도 없고 생각지도 못한 직업들이 너무나 많은데다 어떤 일이 자신의 적성에 맞을지 정말 모르는 일이기 때문이다.
어느 순간 “이거다!”하고 느껴지는게 분명 있을 것이다. 당연히, 나쁜 쪽으로 빠지면 안되겠지만...😅

싯다르타는 사마나라는 최고 열반에 오르기 위해 친구 고빈다와 고되고 먼 수행의 길로 떠난다.
그리고 고빈다는 붓다를 따라 승려가 되고 싯다르타는 자신만의 수행길을 떠난다.
그 길에서 카말라라는 창녀에게 마음을 빼앗겨 돈을 벌기 시작한다.

창녀에게 수없이 재물을 바치는 싯다르타가 안타깝기도 했지만, 책을 다 읽었을때 문득 그의 행동이 이해가 됐다.
상황은 다르지만 우리도 필요한 무언가를 얻기 위해 열심히 돈을 벌고 있지 않은가. (나는 쇼핑에 환장하는 사람의 하나로써 격하게 공감한다ㅋ 세상엔 왜 다 예쁜 것 천지인가.) 싯다르타도 그랬을 뿐이라고 생각한다. 그 당시 그에게 가장 중요하고 필요했던 것은 카말라가 아니었을까.

그러나 싯다르타는 이 모든 물욕과 탐욕이 모두 헛됨을 깨닫고 그가 처음 출발했던 강가로 돌아간다.
처음 왔을 때처럼 늙은 뱃사공을 만나 인생에 대해 다시 깨우침을 받는다.
그리고 다시 친구 고빈다를 만나 처음 그와 고민했던 “깨달음”에 대해 얘기한다. 그토록 눈에 보이지도 않는 깨달음을 얻고자 일생을 수행만 하며 살아온 승려 고빈다보다 세상의 온갖 때가 묻은 싯다르타가 오히려 더 많은 깨달음을 설파한다.
마치 평생을 연구실에서 논문과 책에 파묻혀 살아온 박사보다 낫놓고 기역자도 모르는 노인이 삶에 대한 지혜가 넘치고 해탈한 태도를 보이는 것처럼 말이다.

노쇠하여 처음으로 다시 돌아가 처음 만났던 사람들을 다시 만나고 처음부터 고뇌했던 궁극적인 질문을 내뱉는 장면은 대조적이면서도 참 인상 깊었다. 그들은 대체 무엇을 위해 그토록 방황했던가. 결국 사람은 어디에서 무엇을 하든 무엇을 보고 어떻게 느끼는지가 중요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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