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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유 한 컵이 우리 집에 오기까지 ㅣ 우리학교 어린이 교양
율리아 뒤르 지음, 윤혜정 옮김 / 우리학교 / 2021년 9월
평점 :
책 제목이 <우유 한 컵이 우리 집에 오기까지>입니다. 저는 우유가 어떤 경로로 우리집에 오는지 상세히 설명된 책일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이 책은 제 예상을 깨고 더더더(!!) 멋진 책입니다.
면지를 넘기면 식탁에 대 가족이 모여 식사를 하고 있습니다. 주방과 식탁에는 각종 음식이 올라와 있는데 잘 살펴보면 그 다음페이지 냠냠(목차)에 나올 우유, 빵, 생선, 고기, 사과, 달걀, 토마토들이 보입니다. 특히 맨 왼쪽의 까치발을 뜬 아이는 우유를 냉장고에서 꺼내면서 마치 "이거요?"라고 말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다양한 음식 중 '우유'를 제목으로 했기 때문에 아이가 우유를 들고 있는 장면을 따로 강조해서 그린게 아닐까 싶습니다.
책은 각 차례마다 2장씩 세트로 모여있습니다. 처음에는 전체적으로 볼 수 있도록 합니다. 우유의 경우에는 왼쪽에는 목장(소규모), 오른쪽은 공장(대규모)의 모습을 소개합니다. 그럼 독자는 마치 숨은 그림 찾기를 하듯 천천히 그림을 보면서 대강 무엇이 있는지, 어떻게 우유가 만들어지는지 예상하게 됩니다. 그리고 바로 다음장을 넘기면, 왼쪽에는 목장에서 우유가 만들어지는 과정, 오른쪽에는 공장에서 우유가 만들어지는 과정(착유)를 또 한 번 비교해서 보여줍니다. 이때 작가는 있는 그대로 과정만 설명할 뿐 가치판단은 독자에게 맡깁니다. (저는 이 부분이 신선했어요. 작가가 마치 '빨간 사탕과 초록 사탕이 있어. 그리고 그 사탕은 이렇게 만들어져서 너의 집에 가는거야.'라고 말하는 것처럼 과정만 설명할거라 예상하지 못했거든요.)
그리고 책에는 포스터 한장이 추가로 들어있는데, 앞에서 쓴 한 세트의 (총 4장) 그림이 한장에 모여있습니다. (저는 이 포스터를 반에 붙여놓고, 그 앞에 이 책을 전시해놓을 예정입니다. 그럼 포스터를 본 아이는 이 책의 다른 부분이 너무 궁금하지 않을까요?)
이 책은 다소 수준있는 단어와 고기, 달걀 농장 모습에 충격을 받을 수 있어 초등 저~중학년까지는 혼자 읽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초등 고학년이상부터는 혼자 읽어도 좋겠습니다. 그리고 외국 작가가 쓴 글이기 때문인지 공장의 모습은 '이건 동물복지농장의 모습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우리나라의 밀집된 열악한 사육장의 모습은 나오지 않습니다. (만약 우리나라의 작가의 책이였다면 어떤 모습이 그려졌을지 상상도 하고 싶지 않군요. )
<우유 한 컵이 우리 집에 오기까지>는 저처럼 마트에 깔끔하게 포장된 식품만 보고 사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봤으면 합니다. 책을 읽고 나서 마트에서, 식탁에서 다른 세계가 보이고, 다음 선택이 달라질 거라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