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트헤드와의 인연

화이트헤드 철학에 입문합니다 1 - 화이트헤드를 처음 만나는 사람들을 위한 기초 입문서 1 ㅣ 화이트헤드 철학에 입문합니다 1
미선 지음 / 몸학연구소 / 2019년 1월

  만약 내가 화이트헤드의 사상을 만나지 못했다면, 나는 얼마나 이 우주에 대해서, 인생에 대해서 그리고 자연에 대해서 그 어두운 무지 속에서 헤매다가 인생을 마감하고 말았을 것인가? 생각만 해도 소름이 끼쳐진다.

 다만 진정 위대한 저술이 대개 그러하듯 화이트헤드의 『과정과 실재』는 쉽게 이해되지 않는다. 여기에 구축되어 있는 웅대한 형이상학 체계는 웬만큼 철학적 훈련을 거친 독자가 아니면 적지 않은 부담이 된다. 그것도 그럴 것이 장구한 기간 동안 철학적 용어는 실체substance를 중심으로 형성되어 왔기 때문에 실체를 중심으로 이해되어 왔던 용어들이 과정process을 중심으로 변환될 때 사람들이 이해하기가 몹시 어렵기 때문이다. 

  과정 중심으로 전환을 함에 있어서 화이트헤드는 자신의 사상을 수리(數理)논리와 자연과학뿐만 아니라 시와 예술, 종교와 상식 등에 전제되어 있는 실재 해석들을 비판적으로 융화시켜 그 자신의 독특한 언어, 따라서 독자로서는 생경(生硬)할 수밖에 없는 그런 언어로 끌어안고 있는 것이다. 그가 생경한 언어를 구사했던 까닭은 전통적인 관념과 언어의 속박 하에서는 과정이라는 이 구체적인 실재의 실상을 기술할 수 없다고 보았던 데 있다. 

  그런데 이번에 그 어렵고 생경한 언어로 구성된 화이트헤드의 <과정과 실재>의 내용을 쉽게 쉽게 풀어 자세하게 우리말로 설명해 주는 귀한 입문서(入門書)가 드디어 토종 한국인에 의해 태어난 것이다. 이 땅에 화이트헤드 사상의 보급에 큰 기여가 있게 된 것이다. 

  이런 입문서는 아직 영어권에서도 태어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 따라서 이 입문서를 영역을 하여 영어권에 역수출한다면 오히려 서구와 세계의 과정철학 확장에 지대한 기여가 있지 아니할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