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1 | 2 | 3 | 4 | 5 | 6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

너는 네 인생을 잘 살아라
나 역시 오늘도 발버둥 친다

"네가 부모님을 창피해할 때 거기에 장애가 있단 소리야."
"
바라보는 데 있다니?"
"어렵다."
"창피해한다는 건 남을 의식한다는 거잖아. 그게 장애란 거지.
너 집에선 엄마, 아빠의 장애를 크게 못 느끼잖아? 그런 것처럼 네가 엄마, 아빠를 부끄러워할 때만 너희 부모님이 장애인이신 거지.
그러니까 결국 그건 네가 장애인이라는 거지. 너 자신한테 자신이없으니까."
- P147

"누가 그러더라? 제대로 살려고 애쓰지 않으면 살아온 대로 살게 된다고. 그러니까 난 잘한 거야. 애써서 이만큼은 나왔으니까."
"맞아. 가고자 하는 방향으로 헤엄을 치라는 거지? 어푸어푸 발버둥치면서?"
- P149

"화해란 게 어느 쪽이든 누가 먼저 한쪽은 굽혀야 하는데 두 사람 다 뻗대고 있는데 되겠어? 상처를 준 사람과 받은 사람이 확실한 것도 아니고 서로 상처를 받았다고 하는데 누가 먼저 굽히겠느냐구. 그래도 약간의 희망이 있다면 완전 남이 아니고 가족이니까끈적한 정이란 게 있을 테니 한쪽에서 물꼬를 트면 극적인 화해가될 수도 있을 거란 생각은 드네. 하지만 그걸 누가 하겠어? 게다가할머니는 원래 권위적인 성격인 데다가 이제 연세까지 많이 들어서… 사실 사람이 어디 그리 쉽게 바뀌겠니?"
"물고요?"
"논에 물이 넘나들도록 만들어 놓은 통로를 말하는 건데 그걸 터 주면 물이 들어오니까, 논농사엔 물이 생명이잖아? 암무튼 다시말해 막혀 있는 상태를 푸는 실마리로 누군가가 살짝 움직여주면 된다는 소리야." - P157

"나는 자식 잘되라고 한 거다만…… 그게 자식 망치는 일인지왜 몰랐는지…… 세월이 지나 한참 뒤에 다시 생각해 보니 내가참 미련타 싶더라. 세상에서 제일 좋은 부모는 자기 인생 잘 살아주는 부모라 하던데… 왜 내 인생 안 살고 남의 인생을 쥐고 흔들어 댔는지. 젖먹이들도 아니고 머리통 다 큰 자식들을…… 그러니 네 엄마 여울인 그나마 자기 인생 산다고 뛰쳐나간 게 힘인거지."
그리곤 할머니는 내 머리를 한번 크게 쓸어 주신다. 마치 ‘너는 네 인생을 잘 살아라‘ 하고 당부라도 하시는 듯이 말이다.  - P177

"그래."
"진심으로 사과할게. 거짓말한 거."
"기꺼이 사과 받을게."
"만약…… 혹시 내가 너한테 거짓말을 했단 사실이 용납이 안되면 지금 여기서 문을 박차고 나가도 좋아. 아님 슬그머니 내빼도 되고."
"근데 어쩌냐! 난 용납도 되고 이해도 된다. 나도 그러고 싶을때가 있었으니까. 물론 용기가 없어서 거짓말은 못 했지만."
"뭐야! 용기가 없어서 거짓말을 못 했다니? 지금 나를 용기 있는 애로 둔갑을 시키는 거야?"
"아부가 아니라, 거짓말 그것도 용기가 필요한 일이거든, 뒷일을 감당할 자신과 알리바이를 만들 머리와 스토리를 꾸밀 상상력…… 기타 등등. 감수해야 할 게 많으니까."
"이봐, 그런 건 용기라고 표현하는 게 아니야. 설마 진심이야?"
뭐그렇단 거지."
"좋아. 네 말은 나를 위한 배려라고 받아들일게."
"그래. 용납이 된다는 말을 하고 싶었어."
- P182

‘난 엄마를 싫어하는 것도 아니고 정말로 사랑하는데 왜 엄마를 보면 괴롭고 도망치고 싶은 마음이 드는 걸까?‘
왜 우리는 아픈 사랑을 하고 있는 걸까? 혹시 엄마하고 나는 서로 다른 방향으로 오르다 보니 서로를 얽어매게 된다는 등나무와칡과 같은 존재인 걸까? 편평한 땅에 서로 적당한 거리를 두고 선늘씬한 나무들처럼, 각자 내린 튼실한 뿌리로 하늘을 향해서 거침없이 자라는 의연한 나무처럼 우리도 그렇게 지낼 수는 없는 걸까? 너무 아픈 사랑은 사랑이 아닌 것만 같다. 아프지 않은 사랑을하고 싶은데…….
- P201

난 발버둥친다. 아름다운 발버둥이다. 문밖에서 기다리는 미래를 위한 몸짓이므로, 세상의 모든 발버둥은 아름답고 의연하고 경건하다.
- P217

가족 판타지로 인해 가족이란 늪에서 허덕이는 아이들에게 자아 분화를 권하고자 한다. 혈연은 운명이지만 무조건 감싸 안고뒹굴기만 하는 게 능사가 아니라, 그 안에도 우리가 통제할 수 있는 것은 분명히 있음을 깨닫고 발버둥쳐야 한다. 내가 바로 서야가족도 사랑하게 된다.
"발버둥‘은 거대한 파도의 이안류에 휩쓸리지 않고 자기가 원하는 곳으로 가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나 역시 오늘도 발버둥친다.
- P219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오늘부터 티볼! 일공일삼 61
박상기 지음, 송효정 그림 / 비룡소 / 2020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노력은 배신하지 않는다

댓글(1)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꿀밤나무 2020-09-07 16: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읽어 봤는데 재밌어요
 
나는 좋은 엄마이고 싶다
이슬인 지음 / 예담Friend / 2015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말은 씨앗이다. 말 한마디가 마음밭에 떨어져 고운 꽃이 피기도 하고 가시덤불이 되기도 하며 한 사람의 운명을 결정짓기도 한다.p133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실시간 검색어 1위 마음을 꿈꾸다 1
박현숙 지음 / 꿈꾸다 / 2019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아니지. 못할 게 뭐 있어? 날개짓 한번 신나게 해 보지, 뭐.
혹시 알아? 훨훨 날 수 있을지.
날개는 날기 위해 있는 거다.

새로운 시작

실시간 검색어 1위였다.
그래 오늘부터 새롭개 한번 시작해 보지, 뭐.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1 | 2 | 3 | 4 | 5 | 6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