괜찮아지는 중입니다
안송이 지음 / 문학테라피 / 2018년 7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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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표지가 이목을 끌었다. 무언가 활동하기 전에 머리끈을 다시 한번 동여 매는 듯한 느낌이였다. 저자가 스웨덴에서 사는 모습, 삶이 그래야 하는 모습들을 담았다. 낯선 나라에서의 생활도 쉽지 않겠지만 한 아이를 두고 싱글맘으로 살아가는 모습, 그리고 그 아이가 자폐아라는 모습이 마음을 먹먹하게 했다.
 
책 속에 아이는 선물이라고 불리운다. 선물이가 보통 아이와 발달수준은 달지만 조금씩 성장하는 모습을 바라보며 엄마는 행복해하고 기뻐한다. 엄마라는 사람이 가진 삶의 무게와 행복감이 동시에 느껴졌다. 나도 솔직히 한부모 가정에서 자라났고, 모계 쪽이 부재했기에 이러한 감정을 잘 모른다. 과연 나를 사랑해서 가진 것일까? 나도 이 책 속 선물이만큼 사랑받으며 컸다면 지금 삶은 조금 달라지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해보았다.
 
언제나 주변에서 도움을 주고 받는 이웃도 부러웠다. 자폐아이를 키우지만 또래의 아이를 키우며 서로 돕고 살아가는 모습이 좋아 보였다. 특별한 날이면 한 가정씩 한 요리를 만들어 와서 테이블 한 가득 차린 요리들을 꺼내며 함께 나누어 먹는 모습이 좋아보였다. 요리를 먹은 후 티타임 시간에 아이들은 본인 또래들끼리 장난감을 가지고 놀며 부모들끼리 티타임을 가지며 그 모습을 바라보는 모습이 포근하게 느껴졌다. 날씨가 춥고 눈이 많이 내리는 스웨덴의 추위를 녹일만한 풍경이였다.
 
전 남편이자 선물이의 아빠인 거북이. 그에 비교되는 S라는 분의 등장도 눈여겨 볼만했다. 선물이는 너무나 사랑스럽고 예쁜 내 아이지만 혼자서 아이를 키우는 싱글맘의 삶은 조금은 버거울수도 있을 것 같다. 가족이 가까이 사는 것도 아니고 스웨덴에서 터전을 누리며 사는 삶도 쉽지 많은 않을텐데 말이다. S라는 분에게 온전히 마음을 내어주고 사랑받는 모습이 좋아보였다. 그 순간이 짧은 별똥별에 지나지 않는 순간이 될지 영원이 될지 모르지만 작가는 충분히 사랑받아 마땅한 사람이라고 보았다.
 
당신이 한 이야기를 열심히 들었어요. 지금 상황에 대한 당신의 생각이나, 미래를 바라보는 관점 등 사고방식에는 문제가 없어요. 우울증과는 달라요. 당신은 지금 불행한 상황에 있고, 그래서 불행한 거죠
 
저자가 직장에서 병가를 승인 받을 때 의사 선생님이 해주신 말씀이다. 상황이 여의치 않기 때문에 불행을 겪고 있는 것이지, 그 사람의 존재 자체가 불행하다고 볼 수 없다. 내 존재가 아니라 상황으로 분리되어 그것을 말하고 있음에 더 와 닿았다. 우리도 때로는 상황만을 분리해서 바라볼 필요가 있다.
 
우리는 내가 당신을 행복하게 해줄테니 나를 선택하라고 말하기에는 너무 어른이 되어버렸다
드라마 명대사처럼 절대 당신 곁을 떠나지 않겠어요, 우리 평생 함께 행복해요라고 말하기엔 우리는 어른이 되어 버렸다. 다른 사람의 삶도 책임지기에 우리의 삶은 참으로 벅차다.

정말 힘든 건 말이지, 행복했던 지난날이 다 잊혀지는 것 뿐만 아니라, 정말 그때 난 행복했던 건지. 그런 날들이 정말 있었던 건지, 그날들이 거짓이었는지 생각하게 되는거야.”
너 행복하니?라는 말이 어렸을 때 상당히 무서웠다. 무엇이 행복인지도 몰랐고 인생이 늘 불안하다고만 여겼다. 만약 내가 행복했다고 말한들 그게 정말 행복이였을까? 라고 물을 때 정의내리기 어렵다.
 
아이는 소통하길 원하고, 다른 사람과 함께 기쁨을 나누길 원한다. 그 어떤 아이와 마찬가지다.”
자폐증이라는 이름을 가졌지만 선물이는 소통을 원하고 함께이기를 원한다.
 
아직 결혼하지 않았고, 결혼 생각도 없는 나지만, 선물이 같은 아이가 내 곁에 있다면 얼마나 삶이 깊어지고 아름다울까 하고 떠올려보았다. 물론 쉽지만은 않을 것이다. 생계의 문제이니까. 작가도 그 부분을 놓치지 않는다. 내가 만약 세상을 떠나게 되면 혼자 남은 선물이는 어떻게 자라날까? 라는 부분 말이다. 일단 미래는 제쳐두고 현재를 살고자 하는 작가의 모습이 멋져보였다. 선물이와 행복을 일구는 것도 중요하지만 여자로써의 그녀의 삶도 응원하고 싶다. 스웨덴이 그리 멀지 않게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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