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책이든, 음악이든 제목을 매우 중요시 여긴다. 제목은 첫인상이기 때문이다. 책을 펴보지 않고도, 음악을 듣지 않고도 그 작품을 맛볼수 있는 시작점. 그래서 난 이런 제목이 좋다. 나의 지친맘을 좀 더 힐링시켜줄 수 있는 책이기를 원했다. 그런데 사실 이걸 보고 조금 난감했다. 조금만 자세히 보았더라면 알 수 있었을 것, 바로 이책은 '안네의 일기'에 대한 책이기 때문이다. 세드엔딩일 터인 안네의 이야기가 과연 내게 힐링을 안겨줄 수 있을까?
내용은 안네가 자신의 암스트레담으로 이사한 후 부터 자신의 이야기를 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그간 독일에서 이곳으로 이주하기까지의 이야기. 그리고 자신의 일상이 다시 나치군으로 인해 무너지는 이야기. 그리고 생일에 '안네의 일기'인 일기장 키티를 만나는 부분까지 에세이 식으로 이야기하다 그 후부터는 조금 더 일기의 형태를 갖는다. 점점 더 악화되는 현실, 은신처의 생활, 덮쳐오는 절망. 그리고 나치군에게 끌려가면서 에필로그 형태로 가족의 이야기를 전하며 끝을 맺는다.
태양은 결코 이 세상이 어둠이 지배하도록 놔두지 않는다.
태양은 밟음을 주고, 생명을 주고, 따스함을 준다.
태야잉 있는 한 절망하지 않아도 된다.
희망이 곧 태양이다.
_어니스트 헤밍웨이
-p5
어쩌면 세상의 모든 아름다움은 우리 손이 닿는 거리에 있는게 아닐까?
-p14
아빠의 그말이 무슨 뜻인지 알기까지는 더 많은 시간이 걸려야 하겠지만 한가지는 분명했다. 유태인은 한번도 독일인에게 피해를 입힌 적이 없다는 사실 말이다.
-p17
나와 생각이 다른 어떤 사람이라도 관용으로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한다. 설령 남을 위할 줄 모르는 매정한 사람이라도 그를 용서할 수 있어야 한다.
-p18
미래는 네가 원하든 원치 않든 눈 깜짝할 사이에 다가온단다. 지나간 일은 생각하지 마라. 오늘이란 시간을 허무하게 스쳐 지나가게 할 수는 없지 않겠니?
-p25
만약 누군가가 수로를 바라보다 눈물을 흘린다면, 그 눈물의 색깔은 파랑일까, 초록일까?
가을이 흘리는 눈물은 늦은 오후의 태양처럼 노란색일까?
-p50
우리가 나치를 물리치는 상상을 하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그들을 기꺼이 용서하는 상상도 해본다.
-p117
이 책은 짧다. 생각보다 더 짧다. 폰트가 커서 한 페이지가 빽빽하지않고, 아름드리 일러스트가 페이지의 곳곳을 채워주고, 중간중간 안네의 일기 부분을 발췌하여 포함하였다. 많은 텍스트로 내용을 전달하기 보다는 글귀 하나하나마다 음미하면서 읽을 수 있도록 되어있다. 그래서인지 읽으면서 내 맘에 와닿는 부분도 많았고, 몇번씩 읽은 구절도 많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시간 이상 읽기는 불가능하다. 안타까운 부분이다.
난 안네의 일기를 완역으로 읽은적이 없어 총 분량이 어느정도인지는 모르지만 초등생을 위한 축약본 같은 느낌이 있었고 성인을 위한 귀여운 일러스트를 넣었다. 그러나 나는 이 책을 다 읽고도 안타깝게도 사람들이 선한가에 대해서는 공감하지 못하겠다. 일기가 적을 수 없는 부분. 과연 안네는 수용소에서 어떤 생각을 했을까? 거기서도 같은 생각이었을까? 과거 일방적인 괴롭힘을 당한 그들은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가? 내가 너무 나이를 먹은 탓일까? 요즘 내가 자주 듣는 노래가 생각난다.
'그대들은 어떤 기분이신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