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우왕자 1 - 조선의 마지막 왕자
차은라 지음 / 끌레마 / 201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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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종의 다섯째 아들 이강의 차남으로 출생,
5년후 흥선대원군의 장손 이준용의 양자로 입적되어 운현궁의 주인이 된
이우왕자의 일생에 관한 이야기.

 

조선이 왕족을 중심으로 결속해 독립을 꿈꾸는 것을 경계한 일제는
식민화 정책의 일환 중 하나로 조선의 왕족들을 일본에 유학이라는 명목으로 데려갑니다.

 

이우왕자 역시 11살에 일본으로 끌려가 어린시절을 보낸 후
일본육군사관학교에 입학합니다.
일본 내 군사학교에서도 조선말을 쓰고
조선인임에도 일본친우들의 믿음과 존경을 받았던 선망의 대상이었습니다.
왕실의 피를 더럽힐 목적으로 추진된 혼혈결혼을 거부하고
왕족 중 최초로 조선여성과 결혼합니다.
항일정신이 강한 그를 일본에서는 1차 감시의 대상으로 삼았고
점점 사지로 내몰았습니다.

 

이우는 조선의 식민현실을 가슴 아파하고
조선독립에 대한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던 왕족입니다.
일본인들뿐인 군사학교에서도 신념을 지켜냈던 그의 모습은 감동적이었습니다.

 

군사학교 동기인 마츠다는 조선인은 하나같이 열등하고 미천하다 멸시해왔는데
왕족이라는 이유만으로 이우를 전하로 대우해야 하는데에 불만이 많았습니다.
그로 인해 이우와 번번이 부딪치다 결국 몸싸움으로까지 번지는 사건이 발생합니다.
모든 계급보다 신분이 먼저였던 그 시대에
전하의 몸에 상처를 낸 잘못은 온전히 마츠다에게만 있었고
징계도 마츠다 혼자만의 몫이었습니다.
하지만 이우는 자신에게도 똑같은 책임이 있다며 같이 벌받기를 자처합니다.
마츠다가 그 이유를 묻는데 이우는 이렇게 대답합니다.
"나는 내 신념을 지키고 싶었을 뿐이다."
마츠다는 그제야 자신의 잘못을 깨닫고 이우에게 용서를 구합니다.

 

힘없는 조선인으로서 신념을 지키기란 얼마나 어려운 것일지.. 가늠조차 되지 않습니다.

 

 

혼혈결혼을 피하기 위해 차선책으로 친일파의 손녀를 택하고

그녀와 결혼하기 위해 정말 혼혈의 노력을 기울였던 이우 왕자.

결국 최초로 조선여성과 결혼하는데 성공하고 아이들도 낳지만

일본에서 나고 일본에서 자란 아이는 조선말도 할 줄 모르며

심지어 '조선'이라는 나라에 대해서도 알지 못합니다.

첫째 청이가 7살이 되던 해의 어느날 .

이우가 자신이 그린 그림에 '조선 운현궁 이우'라고 적어넣은 글자를 보고

청이는 "조선이 뭐에요?"라고 묻습니다.

이에 이우는 심장을 반으로 썰어버린 느낌이라고 표현했는데

심장이 덜컹하며 가슴이 너무 아팠습니다.

청이를 끌어안고 소리없는 울음을 우는 모습에

이우 왕자에 감정이입되어 얼마나 울었는지 모르겠네요..

 

일제 때의 왕족이라 하면 고종과 순종의 연약하고 순종적인 모습만이 떠올랐는데
이제는 이우 왕자가 먼저 생각날 거 같아요.
일본이 시키는 대로 살긴 했지만 그 한계 안에서 애쓰고 괴로워하고 발버둥쳤던
이우왕자는 그동안 알고싶지 않아 외면하기만 했던 일제시대에 대한 궁금증을 싹트게 했어요.
우리 역사를 깊게, 제대로 알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이우의 첫사랑 정희에 관한 부분은 읽기가 불편하더라구요.
소설이지만 실존인물에 관한 것인데 첫사랑을 가상 인물로 엮은 것은 마음에 들지 않았어요.
첫사랑 대신 절친했던 동료를 넣었다면 더 감동적이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1권 중반까지는 읽히지 않아 힘들었는데 중반 이후 술술 넘어가 2권까지 한자리에서 끝냈답니다.

소개글에 이끌려
서평단 신청을 했는데 그런 저를 쓰담쓰담해주고 싶네요.
앞으로는 우리아픈 역사를 외면하지 말고
더 많이 알고 싶어지게 만들어준 책입니다.

 

<본 서평은 '끌레마출판사'가 로사사에서 진행한 <이우왕자> 서평 이벤트에 당첨되어 자유롭게 작성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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