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민중항쟁 답사기 : 광주·전남 편 - 나를 만든 현대사, 그날의 함성 속으로
이혜영 지음 / 내일을여는책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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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민중항쟁 답사기광주전남 ] 읽었다.

어떤 책인지 몇 챕터만 훑어봐야겠다고 책을 폈다가 작가의 이야기 솜씨에 이끌려 끝까지 다 읽어버렸다. 내가 역사서를 좋아하기도 하지만, 이 책은 특히 한국 현대사 입문자, 오늘의 민주주의를 고민하며 역사를 통해 배우고 싶은 이들에게 추천하고 싶다. 책을 읽고 나면 그곳에 가고 싶어지고, 그곳에서 다시 역사를 더듬어 공간을 경험하며 배움이 커지는 것은 꽤 즐거울 것 같다.


기본적으로 역사적 현장에 관한 답사기, 충실한 내용이라 답사한 공간이 담고 있는 역사 이야기는 압축적으로 소개하고 있는데 광주 사람인 나도  몰랐던 (특히 농민 운동의 역사내용들이 흥미로웠고  알아보고싶은 생각도 들어서 책이  민중항쟁사 입문서 역할도 톡톡히   같았다 역사의 장면들-사람과 사건과 장소와 시대를  요약 서술하는 문장들에 묻어있는 작가의 광주,전라도 사람으로서의 자긍심과 민중항쟁 쩜오세대로서(작가는 5.18 너댓  꼬꼬마였고 20대는 화염병이 사라진 90년대 후반에 서울에서 보내다 귀향하여 광주에 정착했다.) 적절한 거리 두기에서 오는 위트와 경외감(?), 그리고 현재의 삶을 성찰하고 긍정하는 시선이 좋았다오늘의 민주주의를 위해 싸우고 싶은일상의 민주화를 위해 싸우고 있는 젊은 친구들과 함께 읽고 답사를 가보자고 권하고 싶은 책이다

답사기록지리에 관한 정보들을 인문학적과학적예술적인 관점을 종합하여 서술하고 있다는 점에서도  재미있게 읽을  있었다.


-무등산등급 없음,이라는  이름도 심상치 않은 우리의 무등산에서 시작하여

-함평 고구마 피해보상 투쟁 (가톨릭 농민회그리고 백남기 농민과 촛불 혁명을 상기하게 되는 그리고 여전히 소외되는 농촌과 새로운 시대에 새로운 방식으로 운동하고 있는 젊은 농부들을 떠올리게 되는)

-유신 독재에 항거한 전남대 학생들과 교수들

-5.18 민중항쟁/ 80 5월의 절대공동체 (아, 내 역사관의 핵심이기도 했던, 이 책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할 수 밖에 없으면서도 당연히 그 내용을 다 담을 수는 없었을, 그래서 5.18을 모르는 세대에게 무엇을 선별해서 알려줄 것인지 고심하며 썼을 것이 분명한, 고심 속에서 골라낸 이야기들과 장면들이 몹시 내 마음에 다가왔던.)


-들불야학 사람들, 오월시민의 탄생, 6월 항쟁 (5월 항쟁의 위대한 선택들은 우연히 만들어진 것이 아니었고, 80면 5월의 항쟁과 희생이 있었기 때문에 87년 6월 항쟁에서 군부 독재정권이 군대를 동원하지 못한 것이기도 하다.)

-거목의 고향이며 근대화의 흥망 속에서 민중 항쟁의 장이기도 한 목포.

-부용산과 님을 위한 행진곡과 죽창가와 여수야화까지 투사가 된 노래들. (어흑, 부용산.... 빨치산의 노래였어. ㅠㅠ) 

 

마지막은 제 이름을 기다리는 여순 사건,인데. 

60년이 지났지만 반란이라고도 항쟁이라고도 학살이라고도 이름 붙이지 못한  ‘여순 사건’이 

오늘을 살고 있는 내게 역사를 계속 현재 속에서 들여다보며 배우라고, 

역사를 만들고 살아내라고,  말하고 행동하라고, 조명받지 못하는 목소리를 듣고 기록하라고, 

손잡고 정신 단디 차리고 살아가라고 

책을 덮은 후에도 더 나은 삶을 꿈꾸고 살아보라고 해주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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