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의 목격자 - 한국전쟁 종군기자 마거리트 히긴스 전기
앙투아네트 메이 지음, 손희경 옮김 / 생각의힘 / 2019년 9월
평점 :
절판


아일랜드 출신의 미국인 아빠와 프랑스인 엄마사이에서 홍콩에서 태어난 마거리트 히긴스는 전통적이고 안락한 삶이 가진 매력을 떨쳐버리러 집착하는 강렬한 자주성을 갖춘 미국 여성이었다.

그녀는 금발에 매력적인 미모와 지성과 추진력과 실력을 갖추었으며 1920년생 여성으로서 남성과 동등한 전장에서의 취재가 어떻게 가능했을지..그녀가 그 처음 계단을 놓았다고 보인다. 버클리와 콜롬비아 대학원을 나오고 뉴욕 트리뷴에 취직한 이래 독일,일본,한국,콩고,베트남등 전장에서 누구보다도 앞장서 현장의 소식을 제대로 전하려 애썼다. 그녀는 한국 전쟁을 다룬 '자유를 위한 희생'이라는 책을 출간해 호평을 받았으며 1951년 50여개의 상을 받았고 결국 여성 최초의 퓰리처상까지 받게 된다.

결코 전장에서 남성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기 어려운 상황에서도 비굴하지 않게 앞장서 당당하게 취재 했으며 많은 사람들의 회고에서 말해주고 있듯이 그녀는 뛰어난 미모가 아니라 특종을 쟁취하려는 강철 심장을 가진 기자, 군인들과 함께 실제 전투현장에서 가장 가까이 머무르면서 현장의 소식은 물론 다양한 계급의 군인들이 느끼는 전쟁에 관한 느낌들까지도 생생하게 전했다.

아름다운 금발의 매력적인 히긴스가 아니고 전쟁의 현장에서 목격한 처절함등을 전하는 뛰어난 기자로서의 그녀가 말하는 독일 부헨발트의 다하우 강제 수용소에서의 장면을 기록한 것을 옮기고 싶다.

"시체들이 트럭과 카트에서 쏟아져 나왔다. 또 다른 시체들이 모퉁이마다 혹은 건물에 기대여 산처럼 쌓여 있었다. 그들은 죽음에 이를 때 겪었던 고통을 고스란히 드러내는 자세를 가릴 만한 옷가지도 없이 내팽개 쳐졌다. 그 공포를 강조하기라도 하듯, 봄밤에 내린 서리가 두들겨 맞거나 그게 아니면 죽을 때까지 고문당한 희생자들의 눈과 코에서 흘러내린 피와 노란 점액 방울까지 섬뜩한 종유석 모양으로 얼려 버렸다"

한국전도 크게 다르지않고 끔찍하고 공포스러웠다. 국군에 의해 한강철교가 폭파될때 타고 있던 보트가 가라앉아 수영해서 강변에 까지 필사적으로 올라와야했던 그녀에겐 전장터와 더불어 아직은 종군기자로서의 여성이라는 또 다른 편견의 전장터에서 훌륭하게 마지막까지 역할을 잘 발휘했다고 할수있다. 그러나 사랑하는 사람에 대해선 역시 그 사랑을 온전히 품고 싶은 평범한 한 여성이였고 뜻하지 않은 45세의 이른 죽음은 그녀를 더욱 전설로 만들기에 충분했다.

이 책을 읽기전에 전쟁을 경험해 보지 못한 내가 그저 전쟁터에서 총알받이처럼 쓰러져가는 젊은 군인들과 후방에서의 믿음직하지 못한 정치가들 ...막연한 공포..그런것들을 좀더 구체화하고 싶었다. 역시 전쟁의 목격자 히긴스가 전하는 전쟁은 공포스러운 것 이상 이였으며 여성으로서 그 이른시기에 도덕적 분노,역겨움, 공포심을 극복하고 더 큰 용기와 정신으로 기자의 눈으로서 현장의 업무를 빠르고 정확하게 해왔다는것이 놀라울뿐이다.

최근 큰 아이가 독립을 하게 되면서 응원을 하면서도 염려를 하고 있는 내 자신이 부끄러워지면서 성숙한 인격으로 아이를 대하지 않고 그저 아이로만 바라보았던 나의 시선에 문제가 있었다는것도 깨닫는 시간들이였다.이미 히긴스는 25세에 전쟁터에서 기사를 보내고 있었으며 이미 모든것을 잘해내고 있었다는것이 나를 깨닫게 해준거 같다. 전쟁과 같은 나날이라고들도 말하지만...전쟁이 아닌 일상이 감사하고 아직 더 용기를 내서 할수있는 일들이 많다는 것을 생각하게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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