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한, "식물은 다른 동물을 위해서가 아닌 자기의 생존을 위해 분자를 만든다.(67쪽)" 는 대목에서
진화과정에서의 방어기제를 다시 한 번 생각해 보게 되었습니다.
적응과 진화과정에서
동물의 경우 공격과 회피의 기제를 얻었습니다.
빠른 발, 날카로운 발톱과 이빨이 동물이 가진 무기입니다.
반면에 움직일 수 없는 식물의 경우
접근을 하지 못하게 하는 무기와 종족을 보존하기 위한 논개전법의 방어기제를 선택하였습니다.
날카롭고 뾰족한 가시,
피식 당한 후 포식자의 몸에서 문제를 일으키게 하는 독이 바로 식물이 가진 무기입니다.
인간은 동물입니다.
그것도 육식동물입니다.
인간이 육식동물이라는 내용은 1장에 매우 잘 설명이 되어 있습니다.
(에베코지 박사의 '탄수화물과 헤어질 결심'에도 아주 흥미롭게 적혀 있습니다.)
동물을 먹이로 하였기 때문에 식물이 가진 독성 물질에 대한 염증 반응을 일으키는 것은 아주 당연한 일 일것입니다.
원시 인류에서 호모사피엔스로 인간이 진화하면서 유전자의 세팅이 미묘하게 달라지고,
이에 따라 사람마다 식물에 대한 반응이 조금씩 다르게 나타나지만
본질적으로 식물을 먹이로 하지는 않았다는 것은 공통점입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한 때 비상식량이었던 식물을 다량 섭취하면서도
"식물에서 나왔다는 이유만으로 몸에 나쁠리 없는 특별한 화학적 특성을 지닌 마법같은 물질이라고(75쪽)" 믿기에
그것들에 대해 경계심을 가지지 않고 있습니다.
식물이 가지고 있는 각종 유효성분에 대한 기대감으로 채식의 이점을 강조하지만,
"식물에서 발생한 '항산화제' 분자를 섭취해도 인간의 항산화 상태를 개선하는데는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64쪽)"라고 반박하고 있습니다.
식물의 섭취가 이롭기는커녕 해가 될 수도 있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초식 동물은 식물을 어떻게 섭취하는가에 대해 정리한 부분도 인상적이었습니다.
"초식동물은 식물을 먹을 때 수반되는 식물의 방어 분자를 경감하면서 식물을 대량으로 섭취하는 데 적응했다.(66쪽)"
즉, 초식동물은 식물의 독성이 적정 수준이 넘지 않도록 선택적으로 섭취하며 진화했다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