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청년 정치 - 페미니스트 정치를 말하다, 허스토리 인터뷰집
류소연 외 지음 / 허스토리 / 2021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출판사로부터 무료로 책을 제공 받았습니다.] 


 이 책을 처음 손에 쥐었을 때 내가 제일 먼저 한 일은 책 표지에 적힌 이름들을 찬찬히 살펴보는 일이었다. ‘류호정’, ‘용혜인’, ‘장하나’, ‘이가현’, ‘신지예’. 어? ‘장하나’가 누구지? 나머지 네 명은 내 또래의 정치인들이라 익히 알던 이름들이었는데, ’장하나’라는 이름은 익숙치 않았다. 


 알고 보니, ‘장하나’는 19대 국회의원으로, 지금보다 여성 (청년) 정치인들이 더 적었던 시기에 여성 국회의원으로 활약했던 이였다. 19대 국회가 사실 그리 오래 전은 아니지만, 그 때만해도 ‘국회’라는 공간에서 ‘페미니즘’ 내지는 ‘페미니스트’라는 단어가 사용되는 것을 들어본 적이 별로 없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런데 불과 몇 년 만에 이렇게 ‘대놓고’ ‘페미니즘’을 이야기하는 국회의원들과 정치인들이 여럿 생겼다. 물론 내겐 기쁜 일이다. 


 하지만 어떤 이들은 분명 불편하기도 할 것이다. 류호정이 이 책을 통해 말했듯, 아직까지도 “페미니즘이란 단어 나오면 다들 예민해지”기 마련이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의 주인공들은 당당히, 그리고 꿋꿋이 ‘페미니스트로서 정치하는 것’에 대해 이야기한다. 그들은, 이 책의 저자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각각 ‘다양한 의제들을 여성의 관점에서 바라보고 변화를 만들어내는 것(류호정)’, ‘새로운 보편성을 형성하고 사회의 구성 원리를 새롭게 짜는 것(용혜인)’, ‘여성 문제뿐만 아니라 당사자로서 정치적인 움직임을 계속하는 라이프스타일(장하나)’, ‘페미니스트 여성 정치인을 키워서 제도권 안에 진입시키는 것(이가현)’, 그리고 ‘페미니스트 여성들의 정치적 세력화(신지예)’가 중요하다는 것을 피력한다.


 이들은 또한 ‘청년으로서 정치하는 것’의 의미가 다른 기성 정치인들에게 어떻게 다가오는지에 대한 이야기도 들려준다. 현재 21대 국회에서 단 3명뿐인 90년대생 국회의원들에 포함된 류호정과 용혜인은, 청년 (여성) 국회의원들의 존재로 인해 ‘어색함’과 ‘낯섦’을 경험하게 되는 기성 국회의원들에 대해 말한다. “젊은 청년 여성들이 우리의 대표가 된다는 것을 받아들일 수 없는 사람들이 너무 많았다(용혜인)”는 것이다. 이들이 단순히 같은 공간에 존재한다는 것 그 자체만으로도 생각이 조금이나마 요동칠 수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그러나 여야를 막론하고 ‘페미니즘 때문에 선거에서 졌다’고 당당하게 말하는 정치인들이 아직도 있을 만큼, 정치판에서 페미니즘을 이야기하기 위해서는 여전히 용기가 필요하다. 신지예도 이 부분을 날카롭게 지적한다. “거대 정당 사이에서 페미니즘 이야기를 안 하는 이유가, 페미니즘 이야기하면 표가 떨어질 거라는 생각을 하면서 전략을 짜고 발언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런 거친 정치적 환경 속에서, 페미니즘을 기반으로 한 세상을 꿈꾸는 여성 정치인들의 말을 한 곳에 모아 놓은 이 책의 존재는 빛을 발할 수 밖에 없다. 여성 정치인, 특히나 청년 여성 정치인들의 말은 쉬이 공중에 흩어져 사라지기 때문이다. 


 이가현은여성이 국회의원인 초등학교 때부터 년을 봤더니 여자가 정치하는 전혀 이상하게 느껴지지 았다고 한다. 책처럼페미니스트 정치인들 담은 문헌들이 앞으로도 많이 보여진다면 언젠가는페미니스트 정치 전혀 이상하게 느껴지지 않는 날이 오지 않을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