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노자를 읽을 시간 - 81일간의 편지
문규선 지음 / 미다스북스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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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애, 검소, 겸손"

 

 

동양 고전의 지혜를 받아들일 준비가 되었는가? 이해하기 쉽고 술술 읽히는 고전을 읽고 싶은가? 그렇다면 이제는 노자를 읽을 시간이다.

이 책은 작가의 가까이 있는 가족과 친구, 그리고 풍경과 나눈 대화를 81일간의 편지로 나누어 담은 책으로, 작가가 직접 찍은 사진들과 함께 주옥같은 <노자>의 한 구절 한 구절을 읽으며 삶의 길목에서 노자의 지혜를 부담스럽지 않게 만나볼 수 있었다. 지은이가 궁금하다.

지은이: 문규선

회계학을 배운 머리로 33년간 기업에서 일함. CFO, COO,CEO 등의 임무를 수행하면서 조직이 전략과 숫자로만 돌아가지 않는다는 것을 깨닫는 차에 선배님의 충고로 '리더십과 코칭'을 공부하고 가슴으로 리더의 진정한 조력자가 되겠다는 비전을 갖게 되었다. 인문학당 상우(尙友)에서 우응순 선생님을 만나 삶의 전후좌우가 맞추어지는 기쁨을 받으면서 동양 고전을 공부.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삶의 지혜를 전하고 싶어 대가들의 주석서를 읽고 쓰고 관련된 글을 찾고, 내용을 담기 위해 사진도 찍고, 드로잉도 하며 엮었다. 지금도 같이 모여 공부하는 여러 동료들로부터 울림을 받으며 글 쓰는 조력자가 되기 위해 공부하고 있다.

내 삶에서 버릴 것과 가지고 갈 것, 너무 귀중해서 항상 챙겨야 할 것을 <노자>만큼 간단명료하게 보여주는 책은 없다고 한다.  노자의 핵심은 3가지 <자애, 검소, 겸손> 인데. '자애'롭기에 용감하고, '검소'하기에 넓힐 수 있으며, '겸손'하기에 천하의 우두머리가 될 수 있다. 매력적인 사람은 큰 귀를 갖고 아끼지만 옹색하지 않으며, 항상 뒤에 서서 향기로운 마음으로 살아가면서도 용기가 필요할 때를 알고 행동할 수 있다고. 내가 이 책을 통해 꼭 기억하고 싶은 노자의 10가지 가르침을 정리해 보았다.

1. 上善若水(상선약수)

가장 훌륭한 것은 물처럼 되는 것. 물은 만물을 이롭게 하면서 앞서겠다고 다투지도 않고, 모두가 싫어하는 낮은 곳을 향하여 흐른다는 노자의 가르침이다.

2. 多言數窮 不如守中(다언삭궁, 불여수중)

말이 많으면 자주 막히니, 차라리 중심을 지키는 것만 못하다. 우리 현실에서도 백 마디의 말보다 진정성 있는 행동 하나가 더 낫다. 헛되게 말하느니 비워두는 것이 낫다. 얕은 개울물은 소리 내어 흐르지만 깊은 강물은 소리 없이 흐르는 법이다.

3.功遂身退, 天之道(공수신퇴, 천지도)

공이 이루어졌으면 몸을 물리는 것이 하늘의 이치이다. 공을 이루고 명예가 가득한 자리를 유지하며 교만하게 굴면 오히려 그 자리를 잃게 되는 법이다. 바람직한 리더는 어떤 리더인가? "공감 능력이 있고 합의를 추구하며 경청하는 리더, 모든 것을 자신의 공으로 돌리지 않으며, 모든 일을 자기가 결정하려고 하지 않는 리더가 좋은 리더이다"

4.能知古始, 是謂道記(능지고시, 시위도기)

모든 일에는 근본이 있는데 그것은 바로 그 일이 어디서 어떻게 시작되었는가에 대한 것이다. 어떻게 시작되었는지 알면 해결해야 할 문제가 보일 것이다.

5.絶學無憂(절학무우)

어설프게 배우는 일을 중단하면 근심과 걱정이 없어질 것이다. 너무 계산적이지 않고 조금은 어리숙하게, 겸손하게 살아야 근심이 없다. 매사에 똑똑하고 똑 부러지는 사람에게는 경계하는 마음이 생기지만 겸손하여 조금 어리숙해 보이는 사람은 도와주고 싶지 않던가?

 

6.飄風不終朝, 驟雨不終日(표풍부종조, 취우부종일)

회오리바람은 아침 내내 불 수 없고, 소나기도 하루 종일 내릴 수 없다. 이 또한 지나가리라. 눈앞에 일어나는 일에 휘둘리지 말아야 한다. 말을 아끼고 고요히 기다리면 어느덧 마음이 맑아짐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7.爲者敗之,執者失之(위자패지, 집자실지)

억지로 일을 도모하면 일을 망치고, 집착하는 자는 그것을 잃고 말 것이다. 우리는 눈앞에 어른거리는 것에서 거리를 두어야 한다. 사랑하는 것들을 홀로 내버려두는 공간과 시간을 가져야 한다. 뭘 좀 안다고 똑똑한 척하며 이해타산에 밝은 사람은 이리저리 바쁘게 움직여도 실속이 없고 겉만 화려할 뿐이다. 근본을 잃어 어리석은 길로 들어서기도 한다. 가질 수 없는 것을 가지려 날뛰면 이미 가지고 있는 것도 놓치게 된다.

8.爲學日益, 危道日損(위학일익, 위도일손)

배움은 하루하루 쌓아가는 것이고, 깨우침으로 가는 길은 하루하루 덜어내는 것이다. 좋은 사진, 좋은 문장, 좋은 삶은 모두 빼기를 통해서 완성된다.

9.善攝生者, 基無死地(선섭생자, 기무사지)

섭생을 잘 하는 사람이란?  먹고 싶은 것을 먹는 것이 아니고, 먹어야 할 것을 먹어야 한다. 하고 싶은 것을 하는 것이 아니고 해야 할 것을 한다. 해야 할 것을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하지 않아야 할 것을 하지 않는 것도 중요하다. 먹여야 할 것을 먹고, 해야 할 것을 하며, 하지 않아야 할 것을 하지 않은 것이야말로 진정한 섭생이라는 것이다.

10.禍莫大於輕敵(화막대어경적)

상대를 가볍게 여기는 것보다 더 큰 재앙은 없다. 협상의 핵심은 상대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정확히 보는 것. 노여워하거나 가볍게 여기면 그것을 볼 수 없다. 어떤 사실을 안다는 것이 어려운 일이 아니라, 그 알고 있는 사실을 어떻게 말하느냐가 어려운 일이다.

"편견은 내가 다른 사람을 사랑하지 못하게 하고, 오만은 다른 사람이 나를 사랑할 수 없게 만든다.(오만과 편견 中)"

"부드럽다는 것은 '자기'를 고집하지 않는다는 것 아닐까? 유연한 사람은 향기가 나고, 고집스러운 사람은 '분란'을 만들듯이"

"사물이 오면 그에 맡겨 거스르지 말며, 떠나가면 떠나가는 대로 좇지 말며, 무엇을 말하든지 간에 지나간 것은 후회하지 말며, 아직 오지 않은 것은 염려하지 말라. (달마)"

81편의 편지는 <본질, 마음, 관계, 리더> 이렇게 4가지 카테고리로 분류되어 있다.  처음부터 차례대로 읽어도 좋고, 카테고리별로 묶어서 읽어도 좋을 듯하다. 소중한 인생을 살아가면서 본질을 잘 꿰뚫어보고 마음을 잘 다스리며, 다양한 관계 속에서 중심을 잃지 않으며 어떤 위치에 있든 리더의 마음가짐으로 살아가야겠다고 다짐해본다.  기록해서 두고두고 기억하고 실천하고 싶은 문장들이 많았다. 어렵고 딱딱한 고전을 두껍지 않은 책으로 읽을 수 있어서 좋았는데, 글자 양이 많지는 않았지만 여러 번 곱씹어 생각을 하게 만들고, 그러다가 깨달음을 얻게 되었다. 노자와 같은 통찰력을 가지고 현명하고 지혜로운 사람으로 살아가고 싶다. <노자> 비기너들에게 특히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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