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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모양 - 2016년 세종도서 문학 나눔 선정도서
초선영 지음 / 엑스북스(xbooks) / 2016년 6월
평점 :
마음의 모양, 초선영, 엑스북스(2016)
'내면 초상화'를 그리는 작가, 초선영의 책 마음의 모양을 읽는 내내, 20대의 제 모습이 생각났습니다. 같은 고민을 하던 20대의 저는, 남들처럼 일하고 남들처럼 살면서 제게 주어진 큰 틀에 맞춰 살려고 노력했습니다. 행복은 점점 멀어져가는 것 같았고 남들처럼 결혼해서 아이를 낳고 살다가 시골로 이사를 왔습니다. 시골로의 자리를 옮김으로 제게 주어진 큰 틀을 바꿨다며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으며 살게 됐습니다. 그러나 저라는 사람에 대한 통찰은 잊혀진 지 오래 됐고 하루 하루를 최선을 다해 사는 것으로 만족하며 살고 있었습니다.
책을 읽는 동안, 작가 초선영은 어떤 사람일지 상상을 하게 됐습니다. 기억 속의 사람이 그렇듯 강렬하게 받은 인상만 머리 속에 남는데 작가 초선영은 반짝이는 눈만 자꾸 머리 속에 떠올랐습니다. 반달처럼 웃는 눈에 빛나는 눈빛... 어쩌면 20대의 제 눈이었을지도 모르는 눈... 하지만 다른 길을 걸어왔기에 작가 초선영은 사람의 마음을 그리며 사람들과 공감하는 삶을 살면서... 여전히 빛나는 눈빛을 간직한 채로 살고 있는 듯했습니다.
자신을 표현하는 단어를 하나 제시하고 짧은 대화를 나눈 후에 마음을 그리는 내면 초상화... 내면 초상화란 단어는 종종 들어왔으나 관심이 가는 영역은 아니었습니다. 그러나 작가 초선영의 그림과 글을 읽으면서, 어쩌면 이리도 긍정적인 에너지를 그림에 담을 수 있는지 감탄하게 되었습니다.
외로움과 흔들림이라 자신을 표현한 재수생에게 그려준 내면 초상화는 누구에게라도 위로가 되는 그림입니다.
훌라후프를 할 때는 누구라도 혼자 해야 하며, 누구라도 흔들려야 정상이라는 사실... 살며 외롭고 지칠 때 외롭고 지친 지금도 삶의 한 과정일 일뿐이라는 생각을 하게 해줘서 어떤 말보다도 강력하게 위로가 되더라구요.
꿈이 많은 저는 지금 제가 꿈꾸는 것이 무엇인지 알 수 없습니다. 여전히 손으로 뭔가를 만드는 것을 좋아하지만 아이들을 키우며 할 수 있는 일은 한계가 있으며... 예전의 저보다는 두드러지게 떨어지는 모습을 보며 이젠 '모자란 저'에게 익숙해져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제가 만드는 것을 좋아해서 뭔가를 하며 살고 있다는 자체가 내 길을 만들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최단시간, 최단 거리로 최고 속도로 달려가는 삶이 성공이라 생각하는 세상에 살면서 둘러가야 삶의 폭과 깊이가 달라진다고 말할 수 있는 용기가 부러웠습니다. 저도 둘러둘러 살아가고 있지만 멈추고 있지는 않기에 '행복'하다고 말할 수 있을 겁니다.
살면서 너무나 재미있는 일이 많은데, 삶이 지루하고 재미없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저는 우리 아이들이 즐거운 일을 찾아서 할 수 있는 사람으로 컸으면 합니다. 작가 초선영처럼 눈이 반짝이는 사람으로 살았으면 합니다.
'인생은 즐거운 것'이라는 내면 초상화처럼 우리 아이들의 삶도 왕관처럼 다이나믹하게 살았으면 합니다.
제가 다 읽은 마음의 모양을 내 아이들 책꽂이에 꽂아줄 생각입니다.
큰 아이가 10살... 아직 우리 아이들은 자신들의 삶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하지 않을지도 모릅니다. 누리 아이들이 어떤 삶을 살아야 할지 잘 모를 때, 마음의 모양을 읽으며 삶의 길을 찾았으면 좋겠습니다.
'내 아이를 사랑하면 내 아이 마음이 보여요.' 아이들의 마음을 볼 수 있도록 아이들을 충분히 사랑하며 살아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