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중일기 범우문고 239
이순신 지음, 이민수 옮김 / 범우사 / 200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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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진년(1592년)부터 무술년(1598년)까지 7년 전쟁 기간 중 기록한 일기이다.                 

이 일기는 이순신 장군이 임진왜란 중에 쓴 ‘난중일기’는 국보 76호로, 이순신 장군이 직접 붙인  이름이 아니고 정조 때 ‘이충무공전서’를 엮으며 당시 학자들이 붙인 이름이다.
이제, 이 책을 소개 하려 한다. 

민족의 성웅으로 추앙받고 있는 이순신 장군에 대하여 내가 알고 있는 것은 초중고시절 역사 교과서에서 배운 몇 페이지가 전부였다. 물론 나뿐은 아니겠지만. 교과서를 가지고 역사를 공부하는 시대를 사는 사람들의 공통적인 특징이기도 하다. 임진왜란 당시 친필로 쓴 일기를 읽으면서 영웅의 삶의 체취를 느껴보는 것은 행복한 일이다. 하루도 빠짐없이, 억울한 누명을 쓰고 옥에 갇힌 얼마기간을 빼놓고 일기를 썼다는 것 자체가 장군의 성실한 성품을 보여준다. 일기를 읽으면서 7년 전쟁동안 23전 23승이라는 놀라운 장면을 기대했었다. 그렇지만 일기의 대부분의 이야기는 장군의 일상적인 삶의 이야기로 가득 채워져 있었다. 임금이 계신 곳을 향하여 절을 올리고, 공문을 작성하고 처리하며 활을 쏘고, 몸이 안좋을 때도 있었고, 출전 전에는 점괘를 보고, 어머님 걱정에 잠을 못 이루고, 잘못한 부하들을 벌로 다스리고, 원균의 행동에 못마땅하여 “괴이하다”라고 표현하고, 그러한 숫한 일상의 삶 속에 승리가 있었던 것이다. 이순신 장군의 공로는 전투에 이긴 것만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왜군이 북진할 수 있는 길목을 7년간 굳건하게 막아서고 있었던 것이 더 중요하다고 보인다. 자기자리를 잘 지켜내는 것은 전투에 이기는 것보다 더 중요한 일이다. 상담을 공부하는 사람인지라 장군의 개인적인 감정생활도 눈에 보였다. 일기에다 절제되어 있지만 비교적 자유롭게 자신의 희로애락을 표현하였다. 유교적 가치관으로 훈련받은, 그것도 한 나라의 군대를 이끄는 장군이 자신의 감정을 잘 표현하지 못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기에는 장군의 감정이 자유롭게 표현된다. 어머니를 향한 애타는 효성과 아들이 전사했다는 소식을 듣고 비통한 심정을 일기장에 쏟아냈다. 난중일기는 임진왜란의 전투 기록이 아니라 장군 자신을 매일 매일 성찰하고 때로는 카타르시스를 하며 미래를 계획했던 친구요 거울이었던 것 같다.
 KBS의 대하드라마 [불멸의 이순신]에서는 원균과 이순신을 날카롭게 대립하는 방식으로 이야기를 전개하고 있다. 실제로 난중일기에는 그런 갈등관계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 여러번 나온다. 원균의 철학은 임금의 명령이면 설사 화약을 짊어지고 불속에 뛰어 들어 복종해야한다는 것이었다. 그것은 신하된 자로서의 도리일 것이다. 반면 이순신은 이 전쟁을 속히 종결하고 이기는 것이 진정한 충이라 믿고 그것이 바로 임금이 진짜 바라는 것이라 믿었다. 때문에 두 사람은 사사건건 부딪힐 수밖에 없었다. 결국 이순신이 옳았다는 것을 역사가 증명해주었지만 말이다. 
 이순신장군이 단순하게 전투에서 이긴 것 때문만이 아니라 진정한 충의 의미를 이해하고 그 핵심적인 가치관에 입렴한 일관된 선택과 행동하는 삶을 보여준 때문에 우리 민족의 기억속에 영원히 영웅으로 기억될 것이다. 나는 이순신 장군을 오랫동안 기억하면서 그분의 원칙 중심의 삶을 본받고 싶다. 진정한 영웅은 자신의 삶의 자리를 충실하게 잘 지키는 것과 매일의 생활 속에서 잘 기능하는 것이 기초임을 기억하고 싶다. 그리고 자신의 원칙에 따라 말하고 선택하고 때로 고난이 닥쳐도 굴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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