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로 만나는 한국 현대사 - 국어 선생님의
신현수 엮음 / 북멘토(도서출판) / 2009년 3월
평점 :
품절


 

이 책의 목차에서 만난 우리 역사는 한마디로 아픔의 역사다. 제주 4.3항쟁, 4.19 혁명, 박정희 유신독재, 5.18 민주화 운동, 87년 6월 항쟁, 미개한 나라 전두환의 5공화국...... 아직도 통일은 요원하고, 앞이 보이지 않는 MB정권의 야만에 김지하가 ‘타는 목마름으로’ 외쳤던 우리들의 민주주의는 어느덧 실종된 지 오래. 그래서인가? 그 아픔의 역사를 증언한 시는 구구절절이 읽는 이의 가슴을 울게 한다. 울게 하면서 또한 분노케 한다. 분노는 그리고 눈뜨게 한다.

 문학은 삶을 표현하고 사회적 실천을 이끌어 내어 역사를 진보의 방향으로 이끄는 원동력이 된다. 『시로 만나는... 』에 수록된 수많은 아픔의 시들은 그래서 우리에게 의미가 각별하다. 추천자의 말처럼 이 책에 등장하는 시가 어떤 이에게는 불편할 수도 있다. 너무 과격하게 보이기도하고 우리가 아는 시의 모습과 너무 달라서 선뜻 다가오지 않는다. 그러나 따지고 보면 우리 역사가 그만큼 상처 투성이라는 증거 아닌가?

 물 끓듯 위태로운 오늘의 현실, 먼저 가신 고 이광웅 선생의 시 한 편이 유독 더 가슴을 저리게 하는 건 비단 나만의 허약한 감상인가?

 

목숨을 걸고

           이광웅

 

이 땅에서

진짜 술꾼이 되려거든

목숨을 걸고 술을 마셔야 한다.

 

이 땅에서

참된 연애를 하려거든

목숨을 걸고 연애를 해야 한다.

 

이 땅에서

좋은 선생이 되려거든

목숨을 걸고 교단에 서야 한다.

 

뭐든지

진짜가 되려거든

목숨을 걸고

목숨을 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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