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아재의 제2라운드 투자 수업 - 월가에서 천당과 지옥을 오가며 터득한 이기는 투자 원리
최한철(월가아재) 지음 / 에프엔미디어 / 2023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 서평 이벤트에 참여하여 무료로 제공받은 책을 읽고 쓴 글입니다. 이에 무의식적으로나마 해당 책에 대해 우호적일 수 있습니다.


누구에게나 머뭇거리지 않고 바로 추천할 수 있는 좋은 투자 입문서입니다. 인생 전반에 있어 투자의 의의와 이를 달성할 수 있는 방안들에 대한 철학적인 그리고 논리적인 설명을 담고 있습니다. 저자의 투자 철학은 저와 유사한 점이 아주 많아 신기했습니다. 이렇게 비슷한 생각을 하는 사람이 잘 정리한 글을 읽으니 흥미롭고도 유익했습니다.


책의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투자 수업'입니다. 책의 분량상 개별 투자 방법에 대해 구체적인 수준까지는 설명하지는 않지만, 각 투자 방법에 내재된 투자 철학에 대해서는 핵심적인 내용을 충분히 설명하고 있습니다. 글은 술술 잘 읽히게 잘 다듬어져 있고, 적절한 비유를 제시하면서 설명하기 때문에 이해하기도 쉽습니다. 투자 입문서로의 가치도 충분하지만, 본인의 투자를 되돌아보는데도 유용한 책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책 전반에 좋은 내용이 도처에 빼곡히 자리하고 있는지라, 특별히 의미 있는 내용만 추린다고 해도 책의 1/3은 옮겨 적어야 할 듯합니다. 따라서 이 책의 주요 내용이나 집중해서 살펴보면 좋은 내용은 따로 간추리지 않겠습니다. 말하자면 곱씹어 볼 만한 좋은 내용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저자와 다소 의견 차이가 있는 부분으로는,


- 켈리 배팅은 배팅의 성공률을 100%로 추정하지 않는 한 파산하지 않습니다. 책에서는 이익이 날 확률이 60%이고 손실이 날 확률이 40%인 투자인 경우, 켈리 공식을 따르면 총 자금의 20%를 투자하게 된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이를 따라 20%씩 5개 종목에 분산 투자하면 파산할 가능성이 있기에, 켈리 공식의 도출 결과를 보수적으로 바라보기를 권하고 있는 (직접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은) 뉘앙스입니다. 이는 켈리 공식이 순차적인 투자를 가정하고 있다는 점을 간과한 설명입니다. 5개 종목을 발굴하였고 모두 동일한 수준의 승률을 가진다면, 한 번에 모든 종목에 투자하더라도 첫 번째는 20%, 두 번째는 16%, 세 번째는 12.8%와 같이 잔여 투자 금액 기준으로 20%씩 투자하는 것이 켈리 공식을 제대로 사용하는 방법입니다. 이렇게 하는 경우 켈리 공식은 파산과는 별 관계가 없습니다.


- 주가지수와 시총이 선형적인 관계가 있는 것처럼 설명하고 있습니다. 주가지수는 특정 시점에 투자한 금액이 지금쯤 얼마나 되었을지를 이야기하는 것이지 시총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신규 상장 또는 상장 폐지되는 종목이 있으면 시총에는 변화가 생기지만, 주가지수에는 아무런 변동이 발생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 테마형 ETF에 투자하는 것은 시장 전체에 패시브로 투자하거나 개별 종목에 액티브하게 투자하는 것에 비해 이도 저도 아닌 투자 방식이 될 수 있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테마형 ETF를 제대로 선정할 노력이라면 해당 테마의 개별 종목도 발굴이 가능하다고 보기 때문인 듯합니다. 제가 생각하기에는 반드시 그렇지는 않다고 봅니다. 예를 들어 전 세계 주식 시장에 투자하는 VTI 대신 미국 주식에 투자하는 SPY를 고르는 것은 상대적으로 테마형 투자라 할 수 있고, 나스닥100 지수를 추종하는 QQQ를 고른다면 이 역시 시장 전체에 투자하는 것이라 보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특정 산업 분야가 장기적으로 유망하리라는 분석하에 해당 분야에 속한 기업들에 골고루 투자하는 테마형 ETF는 개인적으로 보기에는 무난한 투자방법의 하나라고 봅니다.


- 레버리지 ETF의 위험성에 대해서는 잘 설명하고 있습니다만, 일부 오류가 있습니다. 레버리지 ETF는 단순 레버리지에 추세 추종 전략이 가미된 상품입니다. 그러므로 대출을 받아 1배수 ETF를 매수하는 것보다 더 위험하다고 하기 어렵습니다. 


- 정보 지수 근사식 IC × √B를 설명하면서 매매 횟수 B를 한 번에 투자하는 종목수인 것처럼 설명하고 있습니다. 제가 보기에는 이 수식에서 B는 말 그대로 (단위 기간 내) 매매 횟수이지 투자 종목수와 관련이 있는 변수는 아닌 듯합니다. 아마 분산 투자로 종목수가 늘어나면 변동성도 줄어들 수 있으니 B가 종목수가 아닌가 생각한 듯합니다만, 그 말대로라면 종목을 16개에서 256개로 늘이면 정보 지수가 2배로 늘어날 것이라는 이해하기 힘든 결과가 나오게 됩니다. 동일한 기대 수익률을 가지는 투자 횟수를 같은 기간 내에 4배로 늘이면 정보 지수는 2배로 증가한다는 의미로 보는 게 맞는 듯합니다.


- 신뢰성 있는 결론을 얻기 위해 많은 데이터를 필요로 하는 귀납적 추론과 달리 적은 데이터로도 추론이 가능한 연역적 추론에 대해 언급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금리가 내리면 주식 시장은 오른다'를 귀납적으로 추론하기에는 충분히 많은 데이터가 없기에 연역적 추론이 필요하며 현재 기술로는 인간의 영역이라 설명하고 있습니다. 오해의 소지가 약간 있을 수 있는데, 이러한 금리와 주식 시장 간의 관계를 추론하는 것은 연역적 추론이 맞으며 기계적으로 수행하기에는 기술적으로 부족한 것은 맞습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는 금리에 변동이 예상되면 시장 참여자들의 행동에 의해 시장에서의 자산들의 가격이 변하기에 귀납적 추론만으로도 투자를 하기에는 큰 걸림돌이 되지 않는다고 볼 수 있습니다.

정리하면,


다른 어떤 투자 관련 서적보다 먼저 읽기를 권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책 가운데 하나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