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플소프 - 에로스와 타나토스 현대 예술의 거장
퍼트리샤 모리스로 지음, 윤철희 옮김 / 을유문화사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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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작가 메이폴 소포는 어린 시절부터 기이한 것에 매력을 느꼈다.

유년기의 기억에서는 가톨릭 교회와 코니아일랜드를 꼽았는데 놀이공원에서 그는 기형 인간 전시를 좋아했다. 훔쳐보려는 그를 저지하는 할머니에게 로버트는 "뭔가를 보고 싶어 하는 당신을 막는 누군가가 존재하는 것보다 더 나쁜 일은 세상에 없습니다."라고 말한다.

모든 기이하고 금지된 것들에 호심이 있었던 그는 부모의 벽장에 숨겨진 무삭제판 <채털리 부인의 사랑>과 누드 잡지를 몰래 훔쳐보곤 했고

게이 포르노 잡지를 훔치려다 체포되어 심한 죄책감에 빠지기도 했다.

"그게 무엇이건 손에 넣을 수 없는 물건에 노출되면 당연히 생기는 반응이죠. 나는 뱃속 깊은 곳에서 그런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는 자기 안의 그런 요소들을 어떻게든 예술로 도입하여 승화시키고 싶었던 걸까?

그의 인생에서 독특한 세계는 그의 사진 예술보다 더 흥미로워 보인다.

앤디 워홀을 자신의 롤모델로 삼았는데 타인에게는 규정하기 힘든 예술가를 그는 '자신이 하는 일이 무엇인지 잘 아는 사람'이라 여겼다는 것 또한 재밌다.

메이플소프가 '내 눈을 틔어준 첫 사람'이라고 말한 연인이자 동지인 패티 스미스에게 찾아낸 것이 도플갱어라는 것도.

정신병 환자처럼 보였지만 그녀의 내면에 품은 활기와 창조력에 매력을 느낀 것은 메이플소프에게도 그녀 같은 마력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형 리처드만큼 차남인 로버트조차 아버지의 큰 영향력으로 동성애 성향을 오랫동안 비밀로 묻어두려 했다.

그는 아버지가 원하는 광고 디자인 전공에서 그래픽아트로 바꾸고 싶어 진짜 예술가가 되고 싶다고 설득하지만 아버지는 '예술가가 되면 생활비를 어떻게 벌건데? 수업료를 내는 사람이 누구라고 생각하냐?"라는 호통에 갈등을 빚기도 한다.

전공선택과 진학에서도 아버지와 심한 갈등을 빚지만 결국

큰 아들은 베트남에 복무하다가 만난 몸을 파는 한국 여자와 결혼했고 정신적으로 문제 있어 보이는 패티 스미스와 결혼한 차남에게 엄격한 아버지 해리도 무릎을 꿇는다.

1964년 ROTC 사관 후보생들의 병영 무도회에서 로버트 메이플소프의 데이트 상대이고 무도회 여왕으로 뽑힌 낸시 네메스는 그를 세심하고 차분하나 소극적이고 소심한 남자, 전형적인 착한 남자라고 말한다.

그러나 프랫 인스티튜트 1968년 졸업생 케니 티샤는 "로버트의 변신은 놀라웠습니다. 어느 날에는 ROTC 차림이었다가 다음 날에는 양가죽조끼와 러브 비즈 차림으로 캠퍼스를 걸어 다니고 있었죠."라고 말했다.

논란을 일으켰던 아티스트의 전기는 그의 어두운 세계뿐 아니라 그의 삶과 함께 했던 이들의 욕망과 삶을 드라마틱 하게 보여준다.

그리고 메이플소프가 동성애자고 사진가로 분투한 시기는 1960년대 역사가 급변하던 시대와 맞물려있어서 동성애자들의 귀리도 예술사진으로서의 대우도 제대로 인정받지 못한 때였다.

1970년대 자유를 분출하던 때를 거치며 뉴욕의 최고 스타가 되어 현시대에 와서 뉴욕을 대표하는 현대 예술의 거장으로 손꼽힌다.

그의 바람대로 된 것이다.

뜨거운 논란과 악명만큼 높은 영향력이 있는 인물의 전기에서 풍부한 이야기가 넘쳐서 엄청 재밌게 읽을 수 있다. 700페이지가 좀 부담스럽긴 해도 꽤나 매력 있다.

가톨릭 중산층 평범한 가정에서도 그처럼 강렬하며 기묘한 사진작가가 태어났다는 것은 인간에 대한 무한한 호기심과 탐구를 중 폭한다.

결국 그가 보여준 다양한 모습에서 어떤 것은 순수하고 어떤 것은 흠결이 있었다는 것은 그가 살았던 시대의 역설이 반영된 것이라 볼 수 있다

메이플소프 의뢰로 쓰게 된 평전에서 저널리스트인 모리스로는 "그의 인생 전체는 탁했고, 잿빛이었으며 도덕적으로 모호했다."라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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