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건성용 모이스트 제품은 많이 팔렸는지 어떤지 모르겠지만, 선밤이 나온 후로 꽤 잘 팔렸다고 들었는데요, 저는 가격 대비 영 별로라고 생각합니다.
첫째, 먼저 쓰신 분도 얘기하셨지만, 이거 금방 먼지가 윗면에 딱 달라붙어서 정말 지저분합니다. 화장대 위가 얼마나 쉽게 지저분해지는데...-_- 이 케이스에 이런 제형에 먼지 붙는 거 피할 길은 거의 없다고 봅니다. 기초 다 바르고 얼굴에 먼지 다시 바르는 기분이 좋지 않습니다.
둘째, 이 브랜드의 고집스런 특징, 무거운 과대포장입니다. 에센스고 뭐고 대부분이 불투명의 무거운 용기에 들어있는데, 이 제품도 양은 적지만, 케이스 덕분에 무겁습니다. 속뚜껑이 있고 그게 퍼프를 잡아주고 있는데, 퍼프에 손잡이도 없기 때문에 꺼내쓸 때마다 귀찮습니다.
셋째, 기초제품 잘 바르고, 얼굴이 영양 가득하면 이거 밀립니다. 생각외로 너무 두껍게 발리고요, 그래서 허옇게 남는 것을 퍼프로 밀어보면 얼굴에 잘 붙는 느낌이 아니라, 바로 얼굴 가로 밀려서 하얗게 남습니다. 의외로 로션형의 일반 자외선 차단제에 비해서 쉽고 빠르게 바를 수가 없더군요. (이건 피부상태 등의 차이에 따른 아주 개인적인 평가일 수 있습니다.)
좋은 점은, 기초제품에서 나오는 번들거림은 잡아준다는 것과 기능성(--;)이라 하겠습니다.
어느 정도 커버를 해준다고 하는 사람들도 있던데, 아니라고 봅니다.. 파우더와 같이 작용은 좀 하겠지만 잘 발랐을 때는 피부색을 보정해주는 색상이 있는 것도 아니고, 허연 색상이 그대로 남아있도록 이걸 두껍게 바르는 것도 아니니까요.
참, 퍼프는 여분으로 하나 더 들어있습니다.
이 브랜드에서 오랫동안 팔았던 1만원대의 노란색 용기에 든 선크림이 있었는데요, 전에 어떤 다른 사이트에서 그거 좋다고 사람들이 환장하더군요. 음.. 세일해서 되게 싸게 팔았기 때문에 짧은 기간 동안 많이 팔린 것 같아요. 근데, 저는 그거 덥고 두껍고 맘에 안 드는데도 양은 많아서 다 쓸 때까지 한여름에 정말 고생이라는 느낌이었거든요. 너무 자외선차단제에 대한 기대수준들이 낮은 거 아닌지..?-_-;;
그냥 더 비싸도 약국 가서 이전부터 써왔던 제품 살 걸 그랬어요.. 그..아주 얍실하게 발리는 로션같은, 그래서 의외로 가을까지 갈 정도로 적게 쓰고 용기도 작고 가벼워서 여행지에도 바로 들고 다닐 수 있는 제품들 잘 찾아보면 있어요.. 굳이 두껍고 밀리는 이 제품을 다시 쓸 생각은 안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