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랫랜더 래리 니븐 컬렉션 1
레리 니븐 지음, 정소연 옮김 / 새파란상상(파란미디어) / 201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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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리소설과 SF소설, 서로 만날 일 없을 것 같던 두 영역을 하나로 만든 책이 바로 '플랫랜더' 이다.


추리 소설과 SF소설의 만남은 여러가지로 복잡한 결과물을 만들어 냈다. 일반적으로 추리 소설은 작품에 등장하는 상황 및 증거 뿐만 아니라 현실에서의 상식 역시 무시할 수 없는 부분이다. 만약 일반 상식을 무시하고 작품이 나아간다면 독자들은 결과를 보기도 전에 책을 집어 던지고 말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SF작품이라니! 우리의 일반 상식 따위는 안드로메다로 넘겨버려도 상관없는 분야가 바로 SF작품이지 않은가?

실제로 이 소설을 읽다보면 세계관 이전에 알아 들을 수 없는 용어들에 당혹스러워 할 수 밖에 없다. 특히 3번째 단편인 'ARMS'의 경우에는 살인 증거품 자체를 이해하기 힘들었기에 작품에 집중하기가 힘들었다. 물론 나름대로 작품 내에서 어느 정도 설명을 하고 있다지만 일상적으로 쓰이는 개념이 아니다 보니 어렴풋한 개인적 추측에 나아갈 수 밖에 없었다. 

또한 고리인이나 월인과 같은, 인간이면서 지구인은 아닌 이들과의 차이점 역시 알듯 모를듯 한 점 역시 복잡하게 만들었다. 만약 단순한 SF소설이었다면 이런 복잡함을 이해하는 것 역시 하나의 매력이라고 할 수 있겠지만, 추리 소설로서 받아들이기에는 조금 버겁다는 느낌을 받지 않을 수 없었다. 마치 우리의 상식과는 전혀 동 떨어진 외지인의 문화 습관을 추리 소설에 접목시켰다는 느낌이랄까?


사실 이 소설에서 흥미로웠던 부분은 추리나 SF 분야 보다는 사형수의 몸을 해체, 장기들을 다른 사람들에게 제공한다는 세계관이었다. 실제로 모든 단편에서 이 부분을 이야기 하고 있고, 최소한 2편은 중요한 내용으로 나오고 있다. 이 부분이 흥미로웠던 것은 장기 이식 자체가 일상적으로 행해질 수 있을 정도로 의학이 발달하였을 때, 사형수들을 실제 사형을 실행하여 장기를 때온다는 부분과, 부족한 사형수들의 보충을 위하여 사형 가능한 죄를 늘린다는 점이었다. 사회를 통제하고 시민들의 안정을 위해서 사형 제도가 있다기 보다는 사형수를 보충하기 위해서 법이 엄격해 진다는 점은 뭔가 어긋나 있으면서도 충분히 일어날 수 있다는 점에서 소름이 끼치지 않을 수 없었다.


개인적으로 추리 소설로서도, SF소설로서도 어딘가 모자란 듯한 느낌의 책이었다는 점은 부정할 수 없지만, 장기이식과 사형수라는 흥미로운 점을 부각시킨 이 작품은 한번 정도 읽어봐도 좋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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