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신자 교리 업그레이드 - 윤상덕 목사의 새신자 시리즈 1
윤상덕 지음 / 드림북 / 2008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새신자'라는 범주가 얼마나 넓은지, 속해 있는 청년 공동체에서 새신자팀 헬퍼를 담당하면서 뼈저리게 느끼고 있던 중에 이 책을 접했다.
새신자 중에는 정말 가벼운 교재에도 어려움을 느끼고 불편해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가벼운 교재에 오히려 답답해 하며 기독교의 본질에 대해 궁금해하는 사람도 있었다. 문제는 새신자반에서 일반 성경공부 조로 등반한다고 해도 '기독교의 본질'을 바로 배우긴 어렵다는 점이다. 그 간극을 메워주기란 시스템을 잘 갖추지 못한 중소형 교회에선 특히나 쉽지 않다는 것을 많이 느꼈다.
 
윤상덕 목사의 '새신자 교리 업그레이드'는 평이한 말투와 풍부한 사례로 부드럽게 읽히는 흔치 않은 교리서다. 그러나 그 내용은 만만한 것은 아니다. 가벼운 '젖'에만 만족하려는 새신자에겐 저자가 사용한 비유나 표현이 잘 이해되지 않을 수도 있다.
이 책에 적합한 독자는 아마도, 나름대로 삶에 대해 고민하던 중 하나님에 대한 궁금함을 가지고 교회로 찾아온, 그러나 적절한 신앙의 발판을 찾지 못해 어려워 하는 사람들인 것 같다. 한 마디로, 젖을 떼고 싶어하는, 이유식을 원하는 진지한 '새신자'들에게 가장 적절한 수준의 내용이 담겨 있는 책이다.
 
책의 구성은 기본적으로 개혁주의(칼빈주의?) 교리서의 기본 논리를 따라가는 듯 하지만, 여기엔 저자 나름의 신앙적 원칙이 반영되어 있는 듯 하다. 책의 가장 앞 부분인 1장을 '성경이란 무엇인가'로 시작하는 것은 저자가 전개할 내용의 가장 기본 원칙이 무엇인지를 드러내고 있다. 즉 저자는 'Sola Scriptura'라는 개혁주의의 가장 기본적인 신앙 고백을 바탕으로 이후의 하나님(신론: 존재, 사역)-인간론(창조,타락,구원)-기독론(십자가)-성령론-구원론(소명,중생,회개,칭의,성화,견인)-교회론-종말론(?)의 내용을 전개하는 듯하다. 이렇게 중요한 '성경'에 대한 부분은 그럼에도 상당부분 익숙한 '선언'에서 시작된다. 더 깊은 논의를 원하는 사람에겐 다소 불편할 수도, 아쉬울 수도 있는 부분이다. 그러나 책의 대상이 '새신자'임을 고려한다면, 더 깊은 논쟁은 이 책 이후 신앙이 더 깊어진 이후에 접하는 것이 더 유익할 것이므로 이 책의 의도에선 오히려 적절하단 생각이다(즉, 이 책은 '이유식'이므로 '고기'를 원한 사람에겐 싱거울 수도 있지만, 이가 단단하지 못한 사람에겐 이 정도가 최선인 것이다.)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저자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 적절한 예시와 비유일 것이다. 이러한 비유와 예시의 사용은 자칫 극단적인 '도그마'로도 읽힐 수 있는 개혁주의 교리의 '예정', '작정', '전적 타락', '구원의 확신' 등의 내용 들을 분명하면서도 기계적이지 않게 이해하게 해준다. 특히 '성령론'과 '구원론'은 이 책의 가장 탁월한 부분이다. 자칫 딱딱한 논리적 연쇄로만 이해되던 '성령충만'이나 '소명~~견인'까지의 단계를 저자는 역동적이고 살아 있는 하나님의 사역으로 기록하고 있다.
 
좀더 깊은 신앙을 갖기 원하고, 기독교 신앙의 근본이 무엇인지 확인하고 싶은 새신자에게나, 기독교에서 '교리'가 왜 중요한지, 교리를 아는 것이 실제 신앙인으로서의 '삶'과 어떻게 깊은 관계를 맺을 수 있는지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이 책은 좋은 출발이 되어 줄 수 있을 것이다. '이유식'을 원하는 교회 안의 지체들에게, 이 책을 선물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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