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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의 기별
김훈 지음 / 생각의나무 / 2008년 11월
절판


도심을 뒤흔드는 소방차의 사이렌 소리는 다급하고도 간절하다. 질주하는 소방차의 대열을 바라보면서 나는 늘 인간과 세상에 대해서 안도감을 느낀다. 재난에 처한 인간을 향하여, 그 재난의 한복판으로 달려드는 건장한 젊은이들이 저렇게 사이렌을 울리며 달려가고 있다는 사실은 인간의 인간다움이 아직도 남아 있고, 정부와 국가의 기능이 정확하고도 아름답게 작동되고 있다는 신뢰감을 느끼게 한다. 인간만이 인간을 구할 수 있고, 인간만이 인간에게 다가갈 수 있으며, 인간만이 인간을 위로할 수 있다는 그 단순명료한 진실을 나는 질주하는 소방차를 바라보면서 확인한다. 달려가는 소방차의 대열을 향해 나는 늘 내 마음의 기도를 전했다. 살려서 돌아오라, 그리고 살아서 돌아오라.
자동차가 자동차에 막혀서 오도 가도 못하는 도심 한복판을 사이렌으로 헤치며 나아가는 소방차의 대열은 아름답고 고귀한 풍경이다. 그것은인간이 인간에게 베푸는 절박한 신뢰이며 사랑이다. 인간은 인간이기 때문에 구조 받을 권리가 있고 또 인간이기 때문에 재난에 처한 인간을 구해야 할 의무가 있다. 그 자명한 윤리가 매일매일의 도심에서 확인되고 있다.
-73~74쪽

새빨간 소방차들이 번쩍이는 고가사다리를 싣고 꽉 막힌 거리에서 진로를 찾지 못해 안타까워할 때도 본부상황실이 출동대열을 다그치는 고함소리가 무전기에서 윙윙거린다. 사이렌 소리가 고막을 찌를 때 나는 문득 삶이란 경건한 것이다라는 생각에 잠긴다. 인간은 재난 앞에 경건해야 하고 재난에 처한 인간에 대해서 경건해야 한다고 사이렌 소리는 이 세상을 향해 외친다. 외치면서, 소리의 끝을 길게 끌어가며 내가 덤벼들 수 없는 재난의 복판을 향하여 달려간다. 도심을 질주하는 소방차의 대열을 향해, 나는 소방차 만세, 인간 만세를 외치고 싶었다.-7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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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라토너의 흡연
조두진 지음 / 한겨레출판 / 200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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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해 11월 마라톤 풀코스 첫 도전을 위해 출발점으로 이동하던 중이었다. 담배를 피고 걸어가는 중년의 마라토너를 보고 심심한 충격을 받았던 것이다. 지난 6년 전에 개인적으로 대략 10여년간 피워오던 담배와 "금연 선언"을 하게 된 동기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이유중의 하나가 달리기를 하면서 체력관리를 위해 중단했었기 때문이었다. 10Km의 거리를 달리고 난 직후에 피우는 담배의 맛(흡연시  강렬한 맛의 느낌을 받을 수 있는 순간)을 모를리 없던 내가 탈흡연을 한 것은 건강상의 이유가 8할을 차지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스스로에게 궁금증(그때 그 중년의 마라토너는 무슨 심사로 흡연을 하는 것일까?)을 갖던 내가 알라딘 서핑을 하던 중에 전광석화처럼 나의 뇌리에서 만난 "마라토너의 흡연"은 그렇게 운명처럼 내게 다가왔다.

글의 요지는, 나는 건강을 위해, 달리기를 위해 흡연을 중단했으나 소설 속의 주인공 채는 흡연을 위해 마라톤을 한다는 기발한 발상에 그때 당시 그 중년의 마라토너에게 물어보진 않았으나 내겐 이 글에서 정답은 아니더라도 궁금증을 해결할 실마리는 찾을 수 있었다. 극단의 사유를 접하게 된, 실로 커다란 수확이었다. 생각의 균형을 갖출 수 있었던 이 책을 대한민국 흡연가는 물론 탈흡연가, 그리고 자신의 몸을 위해 오늘도 열심히 체력 단련을 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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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 양동이
모리야마 미야코 글, 쓰치다 요시하루 그림, 양선하 옮김 / 현암사 / 200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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갖고픈 양동이에 대한 순수한 마음과 욕심을 잠재우는 의연함이 돋보이는 모두의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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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봉렬의 한국건축 이야기 - 전3권 세트
김봉렬 지음, 이인미 사진 / 돌베개 / 200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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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무지 느낄 수도 볼 수도 없던 공간의 건축 현상을 통찰하게 해주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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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디아의 정원 네버랜드 Picture Books 세계의 걸작 그림책 113
사라 스튜어트 글, 데이비드 스몰 그림, 이복희 옮김 / 시공주니어 / 199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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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책의 상징인 희망을 멋지게 표현한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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