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주이야기, 아이는 들어주는 만큼 자란다
박문희 지음 / 보리 / 200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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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주이야기
아이는 들어주는 만큼 자란다


 


일단 결론부터 말하고 싶어요...
정말 감동, 감동, 감동 입니다.
감동 한번으로만 이야기 할 수 있는 책이 아닙니다.
어쩜 엄마의 마음을, 아이의 마음을 이렇게나 적나라하게 잘 표현할 수 있었는지 읽는 내내 눈물과 웃음으로 감동을 받았습니다.
아이가 하고 싶은 말을 마주이야기 노트에 적어주자라는 책이었는데요.
아이의 말을 좀 더 사실적으로 적어주고 아이의 역사를 엄마가 만들어 주는데 의미가 큽니다.
어쩜 이런 말을... 이런 생각을 아이가 할 수 있었을까? 할 정도로 아이는 많은 생각과 말을 합니다.
우리 아이도 그렇고 세상 모든 아이가 그렇겠지요.
그 소중한 아이의 말을 어른들은 그냥 대수롭지 않게 들어 넘기기 일쑤입니다.
아이의 말을 적어주자는데 돈이 드는 것도 아니고 큰 힘이 드는 것도 아닌데 막상 저 자신도 적어볼까? 하는 생각을 하고 있자니 적지않이 부담이 됩니다.
책을 읽다가 페이지가 넘어갔는데도 자꾸만 생각나는 아이의 말을 다시 찾아서 옮겨 봅니다.


P125
(자려고 누워서)
정빈: 엄마! 자다가 다른데가 나오면 그게 꿈나라지요?
엄마: 맞아,정빈아.
정빈: 그때 풀밭에 가면 안 돼.
엄마: 왜?
정빈: 아니, 신발을 안 신었잖아. 풀밭에 가면 발이 더러워질 거 아냐.
엄마: 신발 신고 가면 되지.
정빈: 잘때 신발 신고 자면 어떡해. 이불이 다 더러워 질 거 아냐

 

 

절로 웃음이 나오는 아이의 말입니다.
풀밭에 가면 발이 더러워지고, 발이 더러워지면 이불위에서 자고 있었으니 이불이 더러워지고, 이불이 더러워지면 엄마가 이불을 빨아야 되고, 그럼 엄마는 힘이 들테니까 자다가 풀밭이 나와도 들어가지 않겠다고 합니다.
말 속에 엄마를 생각하는 정빈이의 마음이 들어있습니다.
그냥 정빈이의 말을 흘렸더라면 엄마는 정빈이의 마음을 몰랐을지도 몰르는 일입니다.
꿈과 현실을 아직 구분 못하는 어린 나이지만 생각의 깊이는 차원을 넘어섭니다.
이 밖에도 여러 아이들이 대화하는 모습을 사실적으로 옮겨 놓은 구절이 책 페이지 하나하나에 있습니다.
그리고 진서네 이야기를 간략하게 옮겨 봅니다.


209P
진서 엄마가 다섯살 김진서를 데리고 유치원에 들어옵니다.
진서엄마가 "오늘아침에 무섭게 혼냈어요"합니다.
진서를 혼낸것이 마음 아픈지 손으로 가슴을 싸안으면서 "마음아파요"합니다.
'혼낸 엄마도 저렇게 가슴이 아픈데, 무섭게 혼난 진서는 얼마나 아프랴.'
그런생각이 들어서 진서반으로 뛰어올라 갑니다.
"진서야, 아침에 엄마한테 무섭게 혼났어? 엄마가 우리 진서 혼낸거 가슴아프대"
하니 진서가 물끄러미 나를 쳐다보면서 "엄마가 나 혼내도요, 나는 엄마 예뻐요."합니다.
엄마가 아무리 무섭게 혼내도 진서는 엄마를 미워했다.좋아했다 하지 않고 변함없이 좋아한다는 말입니다.
진서가 가장하고 싶은 말입니다.
엄마가 가장 하고 싶은 말은 진서가 가장 듣고 싶은 말이고, 진서가 가장 하고 싶은 말은 엄마가 가장 듣고 싶은 말이 되어, 하루를 즐겁게 보낼 수 있는 힘이 됩니다.


진서의 말도 감동적인데, 진서와 선생님의 말 뒤에 글쓴이의 느낀점과 생각한 내용을 읽는 엄마가 잘 공감할 수 있게 표현되어 있어서 더 쉽고 재미있는 마주이야기 책입니다.
마지막으로 하나 더 옮겨 왔습니다.


215P
엄마: 민석아, 저 할머니가 90살이래.
민석: 우와! 그러면 100살까지도 살 수 있겠네.
멈마: 저 손주가 할머니 말을 잘 들어야 건강하게 오래 살 수 있지.
민석: 내가 엄마 말 잘 들어야 엄마 오래살아?
엄마: 그럼.
민석: 그럼 엄마는 오래 살아도 나는 오래 못 살아.
엄마: 왜?
민석: 엄마 말 잘 들으려면 엄마가 하라는 대로 해야 되는데,
공부하라면 공부해야 되고, 밥 먹으라면 밥 먹어야 되고,하지 말라면 안해야 되는데,
그럼 엄마는 오래 살아도 나는 오래 못 살아.


이 내용도 긴 여운을 주는 글이었습니다.
어른들은 모두 누구누구 말 잘 들어야 돼~ 합니다.
저 부터도 오늘 아침 아이의 외할머니께 아이를 맡겨놓고 "외할머니 말 잘 들어야 돼" 했습니다.
아이가 하고 싶은 말이 얼마나 많을 텐데 어른들은 늘 어른 말 잘 들어야 한다고 합니다.
정작 어른들은 아이들 말을 너무도 많이 무시하고 들어 넘기면서 말입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내내 저는 아이의 말을 얼마나 들어주고 있었나 싶었습니다.

제가 소개한 내용 외에도 얼마나 감동적인 아이의 말이 많던지요...
그리고 아이도 생각이 있어서 그런 행동을 했었겠구나 했구요.
요즘 아이들은 한 돌만 지나면 하고 싶은 것과 하기 싫은 것의 구분이 확실합니다.
이런 아이의 말을 들어주지 않고, 아이의 행동을 나쁘다고만 이야기 할 수는 없다라는게 제가 이 책을 읽고 느낀점입니다.
어떤 육아서를 봐도 이렇게 아이의 마음을 잘 표현한 책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책을 읽고 우리 아이가 다니는 어린이집에도 한권 선물 해 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고, 만나는 사람마다 모두 권해서 읽게 해 주고 싶다는 생각이 내내 들었습니다.
그만큼 아이의 생각을 잘 표현해 낸 책이고 감동에 감동을 몇백배나 주는 고마운 책이니까요.


무섭게 혼내기 전에 아이의 말을 먼저 들어주는 건 생각만큼 쉬운일이 아니겠지요.
하지만 이 책을 읽고 난 지금, 이 감동으로 우리 아이의 말을 잘 들어주고 잘 쓰는 마주이야기 하는 엄마가 되어 보려고 합니다.
좋은 책 읽게 해 주신 분들 모두께 감사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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