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법에도 마음이 있다
성혜미 지음 / 에이원북스 / 2009년 12월
평점 :
살면서 혼자 힘으로는 해결하기 힘든 일을 만났을 때, 우리를 지켜주는 최후의 보루는 바로 법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언성을 높이며 갈등을 겪을 때 법대로 하자는 말을 하고는 한다. 이 책은 한때 사법고시를 준비했던 법조계 기자를 통해 국민들의 마지막 방어선이 되어주는 법에 대해 경쾌하게 풀어놓았다. 한때 사회의 이슈가 되었던 사건들을 통해 그 판결과 함께 판결의 의미까지 담겨있어서 법을 잘 모르는 사람들도 흥미롭게 읽을 수 있다. 때로 사람들은 법은 강한 자, 있는 자에게만 유리한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실제 법은 수많은 개정을 통해 현시대를 반영하고, 상식을 정의하며, 약자의 손을 들어주는 경우가 더 많다. 실제 큰일을 당하지 않으면 법의 문턱에도 가볼 일이 없는 평범한 사람들에게 법에 대한 상식과 서민을 생각하는 따뜻한 마음까지 함께 전해준다.
얼마 전 배우 ‘최진실’씨의 죽음으로 화제가 되었던 친권에 대한 법, 요즘 또다시 수면위로 떠오른 사형제의 존폐 갈등, 다양한 헌법소원과 그 판결들 등 우리와 크게 상관이 없더라도 한국 사람이기에 관심이 갈 수밖에 없는 문제들에 대해 조목조목 설명해 놓았다. 그러면서 법은 꽉 막힌 답답한 사회규약이라는 나의 편견을 여지없이 무너뜨려주었다. 물론 부분적으로 수정되어야할 부분은 아직도 많고, 갈 길은 멀다. 하지만 법이 사람의 위에서는 법에 묶인 사회가 아니라 국민을 보호하고,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도록 도와주는 제 기능을 찾아가려는 노력을 법조계 또한 열심히 하고 있다는 인상을 받았다. 사실 우리가 느끼지 못할 뿐이지 우리의 일상 속에 깊숙이 들어와 있다. 우리 생활 속에서 법의 존재감을 잘 느끼지는 못하지만 알아놓으면 유용한 법의 지식들을 쉽게 알 수 있어 도움이 된다.
법은 사회적으로 약자일 수밖에 없는 개인의 권리를 보장해주고, 때때로 시대의 변화에 발맞추어 수정되며, 인간의 갈등을 해결하는 가장 기본적인 장치이다. 법 또한 사람이 만들었기에 사람을 위하는 훈훈함까지 느낄 수 있어서 좋은 경험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