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그 경계에 서다 - 100년 전 그날, 만주벌판을 향해 떠났던 선조들의 숨겨진 역사
이종걸 지음 / 옥당(북커스베르겐) / 2010년 3월
평점 :
절판



  독립운동사에 큰 획을 그은 인물 우당 이회영. 이 책은 우당선생의 손자이며, 현 국회의원인 작가가 만주를 직접 답사하며 독립운동의 발자취를 되새겨본 책이다. 작가는 왜 정치를 하는지, 자신의 삶의 뿌리는 무엇인지 그 해답을 찾기 위해 여정에 나섰노라고 머리말에서 밝히고 있다. 그 질문은 작가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모두에 해당하는 질문이 아닐까 싶다. 현재 이 나라는 어디로 흘러가고 있는지, 견고한 뿌리로 반듯하게 서있는 것인지 이 책을 읽으며 그 해답을 찾아본다. 

  자유와 식민의 경계, 독립운동과 친일의 경계였던 만주로 우당선생과 같은 많은 독립 운동가들은 재산을 처분하고 가족들을 이끌고 이주했다. 우당선생의 집안은 만주에서 재산을 모두 독립운동에 내놓고 가난에 허덕이며, 많은 목숨을 독립운동에 내놓았다. 그러나 그 꼿꼿한 성품과 아나키즘의 신념은 마지막 가실 때까지 우당을 지킨 정신이자 신앙이었다. 작가의 눈을 통해 독자는 길림을 지나며 의열단의 그림자를 만나기도 하고, 하얼빈을 들러서 안중근 의사를 회상하기도 한다. 그러나 현재는 독립운동지에 아무런 표식도 안내판도 없이 사라져가고 있음에 씁쓸해진다. 잊혀 져서는 안 되는 분들이 주목받기도 전에 우리의 기억 속에서 스러져가고 있다. 

  “100년 전 그때, 일제의 식민지가 된 고국을 떠나 압록강을 건너기로 마음먹었던 이들. 그것이 경계였다. 항일과 친일의 경계이자 자유민과 노예의 경계이고, 삶과 죽음의 경계였다.” 

  이 책을 통해 독립운동지의 어제와 오늘을 작가의 친절한 역사적 설명으로 알 수 있었다. 또한 선조의 발자취를 따라가며 벅차고 아쉬운 감회를 느끼면서도 독자를 위해 최대한 객관적이고 침착한 시각을 유지하려는 노력이 엿보인다.
  분열된 국민들의 의식, 역사에 관한 무관심 등등 지금의 이 나라를 보고 여순 감옥에서 순국하신 그분들은 뭐라고 하실까. 아마도 그분들의 마음에 차디찬 여순 감옥의 온도보다 더 스산한 바람이 지나가지 않을까 싶어 고개가 숙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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