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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1
김진명 지음 / 해냄 / 2001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역시 김진명씨의 소설은 잘 쓰여졌다. 하지만, 위험하다.
그의 소설은 모두 무엇을 담고 있는가? 간단하다. '민족주의', 바로 이것이 그의 키워드이다. 그에게 있어 민족주의라 함은, 특히 한민족에게 있어서 (그의 관점에서)수많은 열강들에게 둘러싸여 눌리고 있는 한민족이 이들을 물리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 말하고 있다. 우리 민족이 강대국에게 눌리고 있는 것은 사실일지 모르나, 그가 묘사하는 바 까지는 이르지 않는다. 다른 국가, 다른 민족들을 배격한다고 해서 우리 나라의 숨통이 트일 수 있을까?
그리고,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에서 주장하는 핵무장... 미국이 기필코 핵을 가지려는 나라를 저지하려 하지만, 핵이란 건 과거에 비해 그리 큰 위력을 발휘하지는 못한다. 파키스탄이 핵 가진 것, 무서워하는 나라는 없다. 오직 인도만이 어느 정도 고려 대상에 끼워넣고 있을 뿐이다. 우리가 키우고자 하는 군사력은 해군과 공군 같은 자국 영해, 영공, 영토 수호 및 실질적인 전력 육성이고, 핵이라고 해 봐야 공격용 원자력 추진 잠수함(핵미사일은 장착하지 않는다.) 정도가 될 것이다. 핵 이야기가 나왔으니 말인데, 과연 김진명씨가 핵을 강조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간단하다. 핵이란 것은 방어용이기도 한 동시에 공격용이다. 그에게는 공격쪽에 더 가깝다.
과연, 우리는 언제까지 피해의식에 사로잡혀 살아야 하는 것일까? 서로 공존을 꾀할 수는 없는가? 왜 타 민족의 영향을 100% 배제하고, 우리 홀로 살아야 하는가? 제 2차 세계대전 이후, 도이칠란트와 프랑스는 서로간의 대학생들을 서로 교대로 각 국가에 보내어 서로를 배우고 오도록 했다. 그리고, 그들은 과거를 털어 버리고 지금과 같이 12개의 별 아래의 연합, 세계 어느 곳에서도 보기 힘든, 하나의 국가나 마찬가지라고 보일 정도의 연합을 구성하고 있다. 바로 옆의 일본과도 그렇게 할 수 없을까? 시간은 좀 더 걸리겠지만, 두 나라도 할 수 있고, 이미 일부는 실현되고 있다. 특히 오늘날의 일본은 과거 군국주의의 향수를 버리지 못한 극우파들이 한창 사그러들고 있는 시대이다(자위대 입대율 및 국민들 인식 등을 봐도 알 수 있다.).
김진명의 소설을 '읽는' 것은 좋다. 다만, 새로운 안경을 끼고 봤으면 한다. 그의 소설은 재미로 읽을 것이지 사상을 읽을 것은 못 된다. 민족주의의 끝은 결국 과거 나치 시절의 도이칠란트의 전철을 그대로 밟게 될지도 모른다. 우리는 서로 공존하는 전철로 갈아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