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보트 비밀일기
제프리 마이클 브룩스 지음, 문근식 옮김 / 들녘 / 200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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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보트, 도이치어로 하면 U-부트(Unterseeboot : Under See Boat)를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대서양과 인도양, 앵글로 아메리카 동부 해안, 카리브 해를 종횡무진 누비며 다닌 공포의 도이칠란트 해군 잠수함부대는 2차대전사에 흥미가 없는 사람이라도 한 번쯤 들어보았을 법하다. 과연, 이들은 어떻게 살았을까? 그리고, 그들은 과연 어떤 인물들이었는가? 이 책에 그 해답이 있다.

제 2차 세계대전이 끝난 지 벌써 57주년이 됨에도, 여전히 모든 도이치군을 '나치의 개'라 부르며 폄하해 대는 현실에서 이 책은 편견을 씻는 데 일조할 만한 충분한 책이다. 오로지 군인으로서, 자신의 상대를 향해 용맹하게, 신사적으로 싸운 이들의 명예를 회복시켜 줄 때가 이미 지났지만, 뉘른베르크 법정의 오보는 여전히 '역사 청소'의 모범의 장일 뿐이다.

도이칠란트 국방군, 특히 해군(Kriegsmarine)는 나치당원의 수가 희박한 집단이었고, 상당수의 생각 있는 장교들은 전쟁 직전부터 이미 나치당의 부당함과 호전적, 비인간적인 면에 경멸을 하고 있었다. 과거 나치당의 돌격대, SA에게 탄약고를 털릴지도 모른다는 걱정을 할 만큼 진정한 군인들의 집단이었던 크릭스마리네 장병들은 이제 진정한 군인들로 재평가되어야 할 때이다. 전쟁 당사국인 도이칠란트에서조차 1950년대 들어와 전범과 나치의 개라는 누명을 썼던 많은 군인들의 명예를 회복시켰다는 것을 생각하자.

이런 상황에서 볼프강 히르쉬펠트 준위가 전시에 쓴 비밀일기(전시에는 사병들 및 하급 장교들이 '비공식 기록문서'를 남기는 것이 금지되어 있었다.)를 편역한 이 책은 정말 모범서라 할 수 있다. 잠수함 승무원들의 숨막히고 지저분하고, 모든 것이 모자란 갑갑한 생활, 그 와중에서도 늘상 행운을 건지는 사람들... 진정한 해군, 아니 군인들의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들어 보도록 하자. 과연 이들이, 나치당과 히틀러의 훈시를 줄줄 외우고, 토미(브리티시(British)를 비하하는 말)들이 구명정을 타고 오면 대공포로 쓸어버리는 인간 말종들이었던가를.......

이제는 역사를 제대로 볼 수 있었으면 한다. U.S. 육군은 도이치군의 무장 SS 포로들을 굶겨죽이다시피 한 바 있고, 소비에트는 이들을 전후 복구와 광산 강제 노동에 종사시켰으며, 브리튼은 공중 폭격으로 1,000,000에 달하는 도이칠란트 및 프랑스 점령지의 민간인을 학살했음을 기억해야 한다. 역사는 승자에 의해 쓰여지는 것일지라도, 그것이 늘 진실일 수 없음을 염두에 두자. 앞으로도 이런 서적이 계속 발간되기를.......

서기 2003년 05월 23일 금요일 Grand Admiral Karl Doenit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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