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노볼 (양장)
박소영 지음 / 창비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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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사전 서평단으로 접한 스노볼, sf 장르 소설 팬이라면 하루 종일 책만 붙잡고 있을 정도로 재밌는 작품이었다.

스노볼의 사람들은 크게 스노볼 시스템을 만든 이본 미디어 그룹과 스노볼 밖의 사람들에게 자신의 사생활을 드라마로 보여주는 액터, 액터의 삶을 드라마를 만들어나가는 디렉터가 있다. 스노볼 밖의 사람들은 각 채널에서 액터의 삶 그 자체인 드라마를 보며 쳇바퀴 돌 듯 지겹고 추운 삶의 재미를 찾는다.

언뜻 보면 화려해 보이는 스노볼 속의 삶.

하지만 공평이라는 이름 아래서 액터는 자신의 일상, 어쩌면 인생을 드라마로 만드는 것에 동의하고 인기가 없어서 드라마가 종영이 되면 스노볼 밖으로 나가야 한다. 디렉터 역시 드라마의 시청률 부진이 이어진다면 퇴직자 마을로 쫓겨난다. 스노볼 안의 화려한 삶을 이어나가는 방법은, 인기 있는 드라마의 액터나 디렉터가 되는 방법뿐. 스노볼의 최정점인 이본의 사람들을 제외하면 말이다.

이 책의 사건은 스노볼 밖의 인물 '전초밤'의 시선으로 전개된다. 현재 최고의 인기 채널 액터인 고해리와 꼭 닮은 초밤. 매일 발전소로 출근하는 쳇바퀴 같은 삶을 살아야 할 초밤에게 어느 날, 인생을 뒤바꿀 사건이 일어난다.



"지금부터 초밤 양이..."



불안을 살짝 가리고 화려한 삶을 살게 될지, 아니면 누구도 감히 생각 못 했던 스노볼을 뒤엎을 전초밤이 될지. 궁금증을 자극하며 계속 책장을 넘기게 만드는 것이 이 책의 매력이다.

절망의 날씨가 되어버린 지구와 그 속에서도 안락한 삶을 이어나가는 스노볼을 보면서는 마치 설국열차가 떠올랐고, 액터들의 리얼리티 드라마를 보는 스노볼 밖의 사람들의 모습에는 트루먼쇼가 떠오르기도 했다. 하지만 <스노볼>은 스노볼만의 스토리와 아이디어로 마치 새로운 영화를 보여주는 것 같았다.

<스노볼>은 흡입력 있는 필력과 개성 넘치는 아이디어와 반전이 요리되어 있는 작품이다. 단순히 지구 종말과 가까운 세계의 모습을 그려내는 것이 아니라, 리얼리티라는 이름으로 드라마를 만든다는 설정 아래에 깔려있는 탄탄한 요소 하나하나가 모여 <스노볼>의 견고한 세계관을 만들어낸다. 최고가 되고 싶은 욕망, 진짜 '나'가 되고 싶은 욕망, 어디에나, 언제나 있을법한 욕망을 다루며 스노볼의 세계는 펼쳐진다. 현실보다 더 현실 같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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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빛 전사 소은하 창비아동문고 312
전수경 지음, 센개 그림 / 창비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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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인공 '소은하'는 학교에서는 엉뚱하고 외로운 '외계인', 외계행성 점령 게임 유니콘피아 속 세계에서는 전설의 '별빛 천사'로 불린다. 현 유니콘피아의 랭킹 9위로 가장 많은 행성을 점령한 플레이어 중 한 명이다. 은하는 학교의 외로움을 유니콘피아 속 세계에 들어와서 달래곤 한다.

  어느 날, 외계인같은 존재인 은하에게 정말 외계인이 되는 것이나 다름없는 신비한 일이 일어나게 되고, 은하는 이 일을 계기로 생각도, 친구관계에 대해서도 한 발짝 성장하게 된다.

 이 책에는 어쩌면 아주 잘 만들어진 sf장르 영화나 소설에서 나올 법한 아이디어가 나온다. 우주인이 되어 행성들을 점령하는 게임 '유니콘피아'나 유니콘피아 속 세계가 현실 세계와 이어진다는 점이 그렇다. 하지만 sf소설이 아닌, sf 동화인 만큼 초등학생에게 흥미롭게 읽힐 만한 이야기가 펼쳐진다. 게다가 주인공이 초등학교 6학년인 만큼 초등학생에게 공감 갈 만한 학교의 일상까지. 이 책은 외계인이 되지 않는 법을 알려주는 것이 아니다. '외계인'은 아닌 은하의 친구 소령과 기범 역시 반에서 외계인인 은하 같은 처지였다. 책은 엉뚱하고 독특한 외계인 같은 아이에게 당당하고 멋진 어린이로 성장하는 발판을 마련해 주려는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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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람스를 좋아하세요...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179
프랑수아즈 사강 지음, 김남주 옮김 / 민음사 / 200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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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브람스를 좋아하세요... 를 보고 제목에 끌려 단숨에 주문했다. 저 알아들을 수 없는 독특한 제목에 담긴 의미가 무엇인지 궁금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책을 펼치고는 몽환적인 제목과는 다르게 정신을 몽롱하다 못해 물음표로 가득 채워버리는 내용에 인내를 하며 읽어야 했다. 완독 후 주인공을 전부 이해할 수 있었던 책은 없었지만 이 책 만큼 주인공들이 이해가지 않는 책도 처음이다. 그걸 사랑이라고 할 수 있는가? 미적지근한 폴의 태도에 좌지우지 되던 시몽이 불쌍할 뿐이다.
폴은 그저 자신이 로제를 사랑한다고 전제하고, 그걸 지키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 같다. 지극히 수동적이고 소극적이지만 그런 점이 사랑스럽게 느껴지지는 못했다. 자신 좋을 대로만 하는 로제가 그다지 매력적인 캐릭터도 아니라서 더 그랬는지도 모른다. 수많은 묘사에서 폴과 로제의 사랑은 지극히 기계적이고 의무적으로 보인다. 마지막 폴의 선택을 이해할 수 없었고, 폴이 이전에 그랬던 것 만큼 로제에게 정신적으로든 뭐든 헌신하며 산다면 그건 참 피곤하고 가여운 연애겠다고 생각했다.
책 속의 문장이 참 화려하고 서정적이다. 제목 역시 그렇다. 하지만 제목이 주는 호기심에 끌려 책을 연 사람에게 그만큼의 만족감을 주는지는 모르겠다. 이 책의 가장 큰 매력은 그런 문장과 제목. 재밌었다고는 못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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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라 공주 해적전 소설Q
곽재식 지음 / 창비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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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부터 느껴지듯 고전 소설 읽는 듯한 기분으로 읽었다. 역사를 소재로 한 이야기지만 글이 어렵지 않아서 초등학생 부터도 재밌게 읽을 수 있다. 주인공인 ‘장희‘의 입담은 특히 별주부전의 토끼가 생각나며 읽는 재미가 쏠쏠하다. 사기꾼 장희와 순진한 한수생의 조합이 예상치 못한 웃음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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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이 마법처럼 괜찮아질 거라고
제딧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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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래가 그려진 표지에 혹해서 샀는데 너무 만족해요! 번역이 된 거라 그런지 글귀들은 다소 유치하기도 하지만 그것도 어린 친구가 하는 말 같기도 하고 괜찮습니다. 예쁜 그림과 따뜻하고 신비로운 색감 좋아하시는 분들께 추천해요. 소장가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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