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꽃 - 김영하 장편소설 문학동네 한국문학 전집 17
김영하 지음 / 문학동네 / 2014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그들이 피워낸 검은 꽃

김영하, 검은 꽃

 

  1905, 조선인 1033명이 승선한 영국 화물선 일포드호가 멕시코로 출항한다. 그러나 큰 돈을 벌겠다는 꿈을 품고 조국을 떠난 그들의 앞에는 가혹하고 열악한 에네켄 농장에서의 노동과 기약 없는 타향 생활만이 기다리고 있었다. 김영하의 검은 꽃은 이러한 배경에서 살아가는 조선인 열한명의 삶을 서사하고 있다.

  1부는 멕시코에 팔려간 조선인들의 여정과 멕시코 농장에서의 고통스런 삶을 그렸고, 2부에서는 멕시코 혁명이 일어난 후 내전의 소용돌이에 휘말리는 모습을 보여준다. 멕시코와 이웃한 과테말라 땅 위에 신대한이란 국호를 내건 작은 나라가 세워지지만, 결국 정부의 소탕 작전에 의해 몰락함으로써 제 3부가 막을 내린다.

검은 꽃의 주요 화자 열한명은 고아와 떠돌이 도둑, 군인과 황족 등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이다. 그러나 그들 중 어느 누구도 결코 순탄한 인생을 살지 못한다. 이는 그 시대가 누구에게나 희망이 보이지 않는 암울한 때였음을 방증하는 것이다.

  아름다움과 결실을 상징하는 꽃. 하지만 작중 인물들이 피워낸 것은 그 색을 잃은 검은꽃이었다. 그들은 또한 연약한 꽃처럼 스러진다. 책의 마지막을 읽는 순간 독자는 작품의 제목이 의미하는 바를 어렴풋이나마 깨닫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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