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안 제출하세요
이영곤 지음 / 시공사 / 2004년 12월
평점 :
절판


제안서, 기획서, 사업계획서 이런 단어만 보면 머리가 아프다. 아니, 어지럽다. 글 쓰는 걸 좋아하지도 않을 뿐드러 가히 머리도 좋지 않은 나에게 제안서, 제품 설명서, 사업계획서 등 자료를 만들라고 하면 정말 짜증 100%가 파도로 밀려 온다. 회사를 때려치워? 딸린 식구가 몇 인데......

"저기 선배, 작년에 만든 사업계획서 있으면 좀 줘요"

"글쎄....도움이 될려나? 알았어"

"저기, 부장님 혹시 기획서 샘플 있으시면 하나만 주세요. 도무지 감히 잡히질 않습니다"

"머? 그런게 어딨어? 그냥 인터넷에서 찾아 봐. 대충 만들어!"

젠장, 대충 만들거면 왜 고민하냐? 에이~~ 때려쳐? 저런 사람을 믿고 일을 해야되나?

아마도 대부분의 사람들이 겪는 일화가 아닐까 싶다.

나 역시 필요한 자료가 있으면 지인을 통해 먼저 자료부터 요청을 한다. 혹시 그런 자료를 만든 게 있으면 보고 짜집기를 할 심산으로 SOS를 날린다. 다행히 비슷한 자료가 걸리면 땡큐고 없으면 맨땅에 헤딩하는 거고. 이래서야 언제 나의 내공은 60갑자에 도달한다 말인가? 아~~ 슬프다 슬퍼~~

2005년 사업계획서, 제품 기획안, 시장분석자료를 만들라는 사장님의 명(?)을 받잡고 고민에 쌓였다. 아~~ 씨이~~ 저걸 언제 다 만들어~~ 미치겠네. 돌아버리겠네./

일요일은 우리 꼬마랑 교보문고 놀이터(?)에 놀러가는 날이다. 여기저기 둘러보다 눈에 띄는 책이 한 권 보였다. "기획안 제출하세요" 어라? 우리 사장님이 책 내셨나? 머야? 아무 생각 없이, 혹시나 대박나면 좋고 아니면 말고 하는 심정에 책을 펼쳤다. 아~~ 내 입은 절로 벌어졌고, 어디 쥐구멍이라도 있으면 숨고 싶었다. 어떻게 내 마음을 이렇게 잘 알고 있지? 나를 아는 사람인가?

제안서를 만들 때는 이렇게 만들고, 이런 순서에 맞춰서 작성을 하면 되고, 이럴 때는 이렇게, 저럴 때는 저렇게 하면 되고, 여기서는 이런 걸 첨가하고, 이런 자료는 여기서 구하면 되고......나는 정말 이런 걸 원했다. 그래, 그러면 내가 거금 만원을 아깝지 않게 투자해서 사겠다고 마음 먹었다. 그런 책이 있으면 정말 좋겠다고 생각하고 여기저기를 찾아 보았건만 그런 책은 없다. 맞다, 없는 게 정답이다.

요즘 유행하는 말 마따는 "그때 그때 달라요~~" 였다.

요즘 유행하는 소실식 정보전달의 유형을 따르면서 그간의 경험과 지식을 충분히 전달하고자 한 저자의 노력이 보였으며, 책을 읽는 과정에서 많은 반성을 하게 하고 이정표를 제시하는 저자의 내공에 다시 한번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정말 돈 만원이 아깝지 않은 내용들을 꾹꾹 눌러 담아 놓은 책이라 말하고 싶다.

지금 당장 나에게 필요한 정보만 담아 놓았다면 아마도 지금 나는 이런 글을 적고 있지도 않을 것이다. 화려한 언변과 기료로 독자를 유혹하지 않고 진솔한 모습으로 고기 보다는 낚시하는 방법을 제시하는 저자의 마음에 다시 한번 고마움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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