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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섹타겟돈 - 곤충이 사라진 세계, 지구의 미래는 어디로 향할까
올리버 밀먼 지음, 황선영 옮김 / 블랙피쉬 / 2022년 12월
평점 :
어렸을 때 바퀴벌레가 정말 징그럽고 싫었습니다.
그런데 그렇게 징그러운 곤충이
지구가 멸망해도 살아 남는다는 이야기를 듣고
소름이 끼쳤던 기억이 납니다.
날씨가 더워지기 시작하면 나타나는 모기도,
징그럽게 생긴 바퀴벌레도,
앵 앵 거리면서 귀찮게 달려드는 파리들도,
그리고 이름 모를 곤충들 모두
이 세상에서 사라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었습니다.
얼마나 철없는 생각이었는지
인정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도시에서 자라 자연을 가까이 하지 못했던 탓도 있지만
지극히 인간 중심적인 사고 방식이었다는 것을
어른이 되어 자연을 공부하다보니
깨닫게 되었습니다.
코로나 바이러스와 기후위기
인과관계에 있다고 볼 수는 없지만
뗄레야 뗄수 없는 사이입니다.
어쨌든 인간의 욕심때문에
인간 스스로 무덤을 판 격인데요.
제 아이 뿐만 아니라
미래 세대들이 살아가야 할 지구인데
어떻게든 6번째 대멸종은 막아보아야 겠다는 생각에
환경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공부하고
자연으로 더 자주 나가려고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뭔가 좀 이상합니다.
기후위기를 극복하자고는 하면서
사람들은 자연을 유심히 관찰해 볼 생각은
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그저 책상 앞에 앉아
플라스틱 사용 줄이기,
분리배출 잘하기,
머그컵 사용하기 등등만
기계처럼 이야기하는 느낌은 저만 드는 걸까요?
자연으로 들어가보니
우리가 알지 못하는 세계가 있었습니다.
자연 생태계는 그 누구의 경계도 침범하지 않고
그들 나름의 규칙을 지키며 살고 있었습니다.
경계를 넘어 내것인양 규칙까지 바꿔가며 사는 건
지구상에 인간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하루는 곤충이 미래 식량이라고
뉴스에서 보도하는 것을 보았습니다.
참, 이상합니다.
이미 몇 십년전부터
적게는 40% 에서
많게는 99% 까지
곤충은 이미 개체수가 많이 줄어들었습니다.
이런 상황인데 과연 곤충이 미래 식량의 대안이 될수 있는지
의문이 생겼습니다.
<<인섹타겟돈>> 은
환경을 공부하는 사람이라면 꼭~
봐야 할 책입니다.
수많은 과학적 근거와 실험 사례들을 통해
생각보다 오래 전부터
곤충은 사라질 위기에 처해 있었고
생각보다 훨씬 다양성이 줄어들었다는 것을
재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지은이 올리버 밀먼
<<인섹타겟돈>> 은
아마겟돈에서 '아마'를 곤충의 뜻을 가진 '인섹타'로 바꾼
신조어로 보입니다.
아마겟돈이 대종말의 뜻을 가지고 있기에
인섹타겟돈은 곤충의 대멸종을 이야기 하고 있다는 것을
쉽게 짐작할 수 있습니다.
저자는 미국 <가디언>의 환경 전문 기자로 활동하면서
전 세계 지구의 환경위기를 피부로 겪었습니다.
인간보다 훨씬 긴 역사를 가진 곤충이
멸종을 눈앞에 두고 있는 것을 보고만 있을 수 없어
이 책을 썼다고 합니다.
곤충이 없으면 지구상의 생명체 대부분이 사라질 것이고, 살아 남은 사람들이 있더라도 예전과 같은 삶을 영위할 수 없을 겁니다. 모든 사람이 몇 달 만에 죽을 것이라는 예측은 과장되었다고 생각하지만, 수백만 명이 굶주리게 될 것은 분명합니다. - 서식스대학교 생물학 교수 데이브 굴슨
15p
20년이 넘는 기간을 자동차로 진행한 조사는
박수를 쳐주고 싶었습니다.
어떻게 자동차 전면 유리에 부딪히는 곤충의 수로
곤충의 개체수를 실험해 볼 생각을 할 수 있는지...
여름 밤에 고속도로를 달리면
곤충의 사체들로 인해
세차하기 굉장히 애를 먹었던 경험이 있습니다.
내 차가 더 소중했기에
부끄럽게도
곤충들의 죽음은 생명으로 와닿지 않았습니다.
<<인섹타겟돈>>에서 과학자 멀필드는 말합니다.
우리는 어떤 곤충이 사라지고 있는지 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207p
현실을 정확하게 꼬집은 말이 아닐까 합니다.
코로나 팬데믹이 시작됐던
2020년 봄,
전세계가 일시멈춤을 하면서
우리는 잠시나마 파란하늘을 볼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팬데믹이 지속되던 2022년 봄,
나비를 보기가 하늘에 별따기였습니다.
그리고 꿀벌 역시 개체수가 급감하여
꿀을 채집할 수가 없었습니다.
이름만 들으면 알 수 있는 곤충들 사정이 이렇다면
이름모르는 곤충들은 어떨까 생각해보니
암담합니다.
미래에는 생물군이 대단히 단순화될 것입니다. 곤충이 존재하긴 하겠지만, 크고 독특한 것들은 죽어버렸을 겁니다. 우리 아이들은 작아진 세상에서 살게 되겠죠. 그것이 우리가 다음 세대에게 물려주는 유산입니다.
-코네티컷대학교 곤충학자 데이비드 와그너
379p
<<아마겟돈>> 은
기후위기에 대처하는 우리들에게
경각심을 줄 뿐만 아니라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지
물음표를 던져주고
우리의 미래세대가
곤충 대멸종을 마주하지 않을 수 있도록
가느다란 희망도 보여줍니다.
** 리뷰어스 클럽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