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을 그리고 당신을 씁니다 - 어린 만큼 통제할 수 없었던 사랑
주또 지음 / 더블유미디어(Wmedia)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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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만큼 통제할 수 없었던 사랑.

제목밑에 쓰여있는 부제목. 통제할 수 없었던, 사랑.
나는 책을 볼때면 소설같은게 아닌 이상에야 책날개의 작가의 말과, 프롤로그를 먼저 흝어보고 두번째로 에필로그를 흝어본다. 아직 책을 온전히 다 읽지 않았기때문에 아주 자세히 읽지는 않는다. 그저 흝어본단 느낌으로, 책을 맛보는 정도로만.
그리고 벌써 그 단계에서부터 이 책에 빠져들었음을 확신했다.
에필로그의 작가의 말에 이 책은 행복과는 전혀 관계가 없습니다. 작가 본인이 단언한 이 '전혀'라는 단어가 얼마나 멋지던지.
실은 보기만 해도 우울해지고, 때론 분노도 나면서, 같이 아파지며 공감되는 책을 굉장히 좋아한다. 내가 추구하는 이야기이기도 하면서 바라는 책들이기도 하다. '절대'와 '행복'과 '없음'에 집중하며 이 책을 읽었다.

-그 당시에는 그랬다. 당신과 맞바꾼 물건이. 잠깐 당신의 손길이 닿았던 볼펜이. 그리도 소중하고 묘해서 꼭 당신처럼 느껴졌다. -17p

-당신에게 쏟아버린 나의 진심, 당신을 향해 건 나의 전부, 당신.당신. 여태껏 나의 머리속에 남아 있는 당신에 관한 기억들.당신.당신.당신이 너무 좋아서 견디기 버거웠던 그 날들.당신.당신.내가.내가.내가 머물러 있는 그때,그 과거.-27p

첫 장부터 술술 쉽게 읽혀 나가지만, 읽다보면 얼마 읽지도 않았는데 벌써부터 내 마음을 콕콕찌르면서 눈을 뗄수없게 만드는 문장들이 있었다. '있었다' 뿐이 아니라, 나에겐 책 전체가 그러했다. 거의 모든 문장 하나하나가 눈에 밟히고 아려서 더더욱 책을 빨리 넘기기로 했다. 이대로라면 읽을 수 없을 것같아서.

책은 1,2,3부로 나뉘어져 있고 각각의 부마다 부제목이 달려있다.
1부 "네가 빌미가 되어 소란스러워지는 밤"
2부 "섣불리 너에게 온 마음을 죄다 줘버린 나를 탓해야 할까"
3부 "모든 탓의 총구를 나에게로 겨눈다"

첫 장의 강렬한 문구들을 뒤로한채 일단 빨리 읽어 넘어가려 결심하니, 전보다는 더 걸림없이 읽을 수있었다. 그리고 느낀 것은, 이건 에세이라기보단 강렬한 사랑고백편지라는 것. 대체 어떤 상대이기에 이런 절절한 글을 쓰는지. 지금은 아닐지라도 그때 그 상대가 꼭 이 글을 읽어봐주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 당신을 사랑하고 있단 걸 알면, 당신은 어떤 반응을 보일까. 이젠 오히려 내가 궁금해 미칠지경이다.
다시 책의 얘기를 좀 더 하면 모든 글에 나와 너가 명확하지 않다. 절대로 누구인지 밝히지 않는다. 그러니까 이건 작가의 이야기뿐만 아니라 우리 모두의 이야기가 될수도있겠다 싶었다. 총 121편의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글들로 이루어진 한 권의 에세이.
평소 몰입을 잘하면서 아픈 상황에 처해있는 분이라면 오히려 더 천천히 봐야할것같다. 너무나도 절절하게 쓰여있는 문장들때문에 읽기가 힘들다. 같이 삽입된 채도 낮은 어두컴컴한 그림들도 한층 더 그런 점을 끌어올린다. 그보다 그림에 보면 얼굴에 점이 있는 사람들을 많이 그렸던데. 누구일지 좀 궁금하다...
어떻게 보면 '절망'과 '아픔'에 맞춰져있는 책이란 생각이 들었다. 초반에 내가 말한데로 이 책을 읽기 위해선 '절대
'행복''없음'에 초점을 맞추고 보아야 할것같다. 나는 좋았지만 섣불리 누구에게 추천하기는 어려운 책이다. 스스로가 이 책이 필요하다 느낄때 직접 보고 느끼는 것이 가장 좋은 선택일듯.

가장 좋아하는 편 :B 여름,160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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