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심으로 돌아가는 따뜻한 책

길에서 기린을 만난다면 ㅣ 사계절 동시집 15
김륭 외 지음, 신슬기 그림 / 사계절 / 2018년 10월

책 읽는걸 즐기고 아름다운 글을 좋아하지만, 이상하게 시는 항상 나한테 어렵게 느껴졌었다. 마치 고등학교 수능 공부할 때처럼 작가의 의도를 파악해야만 할 것 같았고, 단어 하나 하나에 의미를 부여해야할 것 같아서.. 주변 얘기를 들어보면 시만큼 짧고 강렬하게 마음에 와닿는 글도 없다고 하는데, 이상하게 부담을 가져서인지 더 어려웠던 것 같다. 그런데 이번에 읽게된 길에서 기린을 만난다면에 나오는 시들은, 처음부터 끝까지 내 맘을 톡하고, 툭하고, 어떨 때는 '쾅'하고 두드렸다. 동시라면 아이들이 쓴 시, 아이들을 위한 시라고 생각을 해왔었고, 교편에 있는 내가 혹시 우리 아이들의 감성을 두드릴 수 있는 책이 되지 않을까 해서 선택한 책인데. 이게 왠걸 나를 위한 시집인 것 같다. (^^) 조금은 순수하고 깊게 생각하지 않아도 마음을 울리는 시가 참 많다. 시 속의 아이가 되어서 상상의 나래를 펼치기도 하고, 시를 보며 부모님을 생각해보며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날씨가 많이 추워졌는데 마음은 더 따뜻해지는 시집이다. 더불어 시와 함께 그려져있는 시화가 참 아름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