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하늘은 올려다보는 그대에게 상냥하게 - JM북스
마쿠라기 미루타 지음, 손지상 옮김 / 제우미디어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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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크기는 한 손에 딱 잡히는 크기이다.

전면 표지는 이쁜 그림이라 서점에 올려져 있으면

한 번쯤 손이 갈 것 같다.

간단한 내용은 다음과 같다.

주인공은 27세의 요코모리. 현재 기간제 교사 신분이다.

OPUS라는 SNS서비스와 연동되어 이용자들이 보낸 메세지를 실시간으로 보여주는

야광 애드벌룬을 관리하는 부업을 하고 있다.

어느 날 "밤이 무서운 사람도 있거든요"라는 메세지를 보게 되고

뭔가 독특한 느낌을 받는다.

계속 신경이 쓰여 SNS검색을 통해 발신자를 알게 되고,

결국 만나는 약속까지 하게 된다.

그리고 약속장소에 나온 사람은 고등학생 소녀 (키노시타 사쿠라)

그녀에게는 밤이 무서워 말을 하지 못하게되는 병이 있었는데

주인공 요코모리 덕분에 밤의 아름다움을 알게 되고, 실성증 또한 낫게 된다.

그러던 어느 날, 갑자기 사쿠라가 약속장소에 나오지 않는데....

나는 컴퓨터로 전용 사이트에 접속한 다음 평소 하던 대로 야광 애드벌룬과 SNS ‘오퍼스(Opus)’를 연결했다.

바로 스마트폰을 꺼내 들고, 내 오퍼스 계정에 로그인한다.

심호흡.

어깨 힘 빼고.

나는 이 밤에 어울리는 'SNS글'을 발신했다.

그러자 내 'SNS글'이 얼마 지나지 않아 애드벌룬 야후에 전구 불빛 메시지로 반영되었다.

〉〉''오늘 밤, 넌 무슨 글을 올릴 거야? --- p.15

“그럼 밤하늘을 올려다 봐주시겠어요?”

사쿠라는 고개를 들었다. 눈앞에는 내가 서 있다.

나는 야광풍선의 끈을 손에 잡았다. 웅크리고 앉은 그녀의 시점에서는 딱 빛나는 풍선이 하늘에 떠 있는 것처럼 보일 것이라 생각했다. --- p.87

참 안타깝게도 도입부의 야광 애드벌룬이 나올때만 해도, 그래도 뭔가 있겠지, 나름 독특하네?라는 생각을 하며 읽었지만 읽으면 읽을수록 너무 뻔했다. 27세, 한국식 나이로 하면 29세까지 가능할텐데 학생이랑 연애 아닌 연애를 하고, 학교에서는 '본의 아니게' 학생들이 좋아하기 때문에 고민상담도 해주고. 그리고 빠질 수 없는 귀엽게 생긴 꼬꼬마 여학생인데 독특한 말투를 가진 인물도 등장하고. 주인공에게 까칠하고 재수없게만 대했던 정직원 여자 선생도 결국은 주인공 요코모리에게 맘을 열고.

그리고 중반부에 여학생 사쿠라의 어머니가 뜬금없는 제안을 한다.

"사쿠라의 연인이 되어주지 않으시겠어요? 연인인 척 해주셨으면 해요, 요코모리 씨가...."

이쯤되면 결말이 어떻게 될 지 너무너무 뻔하게 보인다.


작가는 나쓰메 소세키의 "달이 참 아름답네요"에 얽힌 일화를 넣고 싶어서 밤하늘이라는 소재를 사용했고, 그걸 위해 야광애드벌룬이라는 장치를 고안한 것 같다. 근데 애초에 저 말은 너무나 유명해서 식상하지 않나 싶다.

괴롭힘을 당하는 학생도 있고, 학생들 앞에 서는 것이 두려운 선생도 있고, 밤이 무서운 학생, 밤하늘을 좋아하는 사람, 이름 난 개그맨이 되고 싶은 사람이 등장하는데, 작가가 하고 싶은 말은 많아 보이는데 분량이 너무 적다.


'달이 이쁘네요'처럼 에둘러서, 대놓고 직접 말하지 못하는 그런 애틋한 사랑을 보여주고 싶었던 것은 알겠지만

너무.... 옛날 느낌이다. 주말 연속극 느낌이랄까?

'가난하지만 밝고 성격 좋고 능력좋은 여주인공과, 모든 걸 다 가졌고 성격은 좀 재수없는 재벌집 아들,

그 둘이 만나 피어나는 사랑과 갈등'이라는 뻔한 공식이 있듯이.

정말 솔직히 말하면 조금은 뻔한 라이트노벨 수준이라고 느꼈다.

주말연속극과 다른 점이라면 해피엔딩이 아니라는 점 정도일까.

그래도 표지 덕분에 보통 소설처럼 보이고 흥미를 가질 사람들이 꽤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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