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잘 버는 여자 밥 잘 하는 남자 - 맞벌이 부부의 가사분담 이야기
알리 러셀 혹실드 지음, 백영미 옮김 / 아침이슬 / 2001년 5월
평점 :
품절


 

  요즘 결혼이라는 것에 대해서 다시 생각해보고 있다. 지금까지는 결혼을 해서 아이를 낳고 키우는 것을 인생에 있어서 당연한 것으로 생각했었다. 그 이면에 엄청난 갈등이 있다는 것을 파악하지 못한 채...

  

  이 책은 결혼생활 중 맞벌이 부부의 가사 분담에 관한 이야기이다. 사실 우리 엄마도 일을 하고 계신다. 그러나 난 집에서 가사 문제 때문에 아빠와 갈등하는 모습을 거의 본적이 없다. 엄마가 슈퍼 엄마라서 그러는 것이 아니라 아빠가 적극적으로 집안일을 도와주시기 때문이다. 가사분담 리스트는 따로 없지만 아빠는 시간이 날 때마다 엄마를 도와주신다. 물론 가사에 있어서 엄마의 역할과 책임이 더 크긴 하지만... 어렸을 때부터 부모님의 이러한 모습을 보면서 자랐기 때문에 가사에 관한 갈등이 이혼이라는 큰 문제를 야기할 것이라고 생각해보지 않았다. 부부생활에 있어서 남자와 여자의 성역할은 그 사람들이 어렸을 때의 가정환경과 어느 정도 연관이 있다고 했을 때, 아빠의 가사활동을 보고 자라고 남자의 그러한 활동을 당연 시 여기는 내가 전통주의적 남자와 결혼을 하면 그 후에 있을 갈등은 뻔하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가사를 둘러싼 부부간의 갈등에 대해서 생각해 볼 기회를 준 유익한 책이었다고 본다.

  

  한 결혼정보회사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미혼남녀의 절반이상이 맞벌이를 원한다고 한다. 특히, 미혼남성의 경우 여성보다 더 많은 사람이 "배우자가 직장생활을 계속하면 좋겠다." 고 답했다. 그러나 남자들이 가사에 참여해야 한다는 생각이 이러한 생각과 같은 속도로 확산되지 못하고 있다. 갈등은 여기에서 시작된다고 본다. 이혼율이 증가하고 있는 요즘, 적어도 이혼사유가 가사분담 때문이라고 하는 사람을 줄이기 위해서는 부부 공동의 노력이 필요하다. 갈등을 해결하기 위한 끊임없는 대화와 가정은 두 사람의 공통된 역할분담에 의해서 행복해질 수 있다는 인식이 필요하다. 더불어 맞벌이 가족의 가사와 육아를 지원하는 사회적 시스템이 시급하다.


  소위 선진국이라고 불리는 미국에서조차 이러한 문제로 갈등을 일으킨다는 사실이 좀 놀랐다. 결혼을 하면 남자는 하늘이 되고 여자는 땅이 된다는 한국에서 이러한 문제로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여성들의 이야기는 들어보지 않아도 그들이 겪고 있는 고통과 갈등을 알 것 같다. 그러나 집에서 살림만 했던 여성들이 이제는 사회에서 당당한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사회로 변했듯이 가사에 대한 남편들의 인식과 책임감도 변할 것이라고 믿는다.  

  

  이 책을 읽으면서 어떠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당사자들이 그 문제에 대해서 깨달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런 의미에서 나중에 결혼할 사람이 생기거든 이 책을 같이 공유할 생각이다. 결혼 전 가사분담에 대해서 진지하게 고민하고 대화를 할 때 결혼 후 갈등이 줄어들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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