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켄슈타인 생각뿔 세계문학 미니북 클라우드 23
메리 셸리 지음, 이재호 옮김, 엄인정 해설 / 생각뿔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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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역사는 신이 될 때 비로소 끝날 것이라 했던 <사피엔스>의 저자 유발 하라리의 말처럼, 인간의 욕망은 끝이 없다. 빅터는 신의 영역에 도전하고자 했고, 그 결과물이 프랑켄슈타인이었다. 자신이 상상했던 대로 모든 것이 순조롭게 진행되었다면 어땠을지 모르지만, 예측과 달리 프랑켄슈타인은 창조자인 자신 조차 외면하게 만드는 괴기스러운 형상을 하고 있었다. 결국 빅터는 자신의 피조물을 버렸다.


<프랑켄슈타인>을 읽으면서, 정점을 향해 끝을 모르고 달려가는 현대의 과학기술을 떠올렸다. 인간의 편의를 위해 고안되고 만들어지는 과학기술의 산물들이 과연 인간의 편의에만 영향을 주는 것일까. 물론 긍정적인 기능이 있음을 부정할 수는 없겠으나, 그에 상응하는 부정적인 부분도 존재한다고 본다. 지금도 보이지 않는 곳에서 인간의 질병 치료를 위해 연구를 진행하고 있겠지만 이것이 비단 인간의 삶을 훌륭하게 회복시킬 것이라는 보장은 할 수 없다. 유전자 연구는 계속되고 있지만 여기서 발생하는 윤리적, 인권적 논란은 쉽게 사그라들지 않는 점을 예로 들 수 있겠다. AI는 어떠한가. 이들이 소설까지 쓰는 마당에, 인공지능이 현 인류를 넘어서는 지상 최고의 종이 되는 세상이 불가능하다고 어느 누가 장담할 수 있을까.


욕망은 인간의 본성일 수 있다. 물론 본성은 자연스러운 것이며, 통제가 어려운 영역일 수 있다. 그러나 욕망은 다듬어져야 한다. 인류의 역사 속에서 수많은 고통스러운 과정들은 인간의 욕망이 잘못된 방향으로 발현되었을 때 발생했다. 시작은 단순한 호기심에서 출발했을 지 모르나, 결과는 걷잡을 수 없었을 때가 허다하다. 아인슈타인의 핵 물리학이 그랬듯이. <프랑켄슈타인>의 빅터가 도달하고 싶었던 꿈은 괴물을 창조하는 것이 아니었던 것처럼, 우리의 욕망을 무작정 발현하기 이전에 그 종착점은 어디일 지에 대해 그려보는 과정이 필요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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