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 산수화 특강 사회평론 석학인문강좌 30
안휘준 지음 / 사회평론아카데미 / 201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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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화는 그림읽기가 어렵다. 세계의 사실적 묘사가 주된 목적이 아닌 정신세계의 표현이라는 철학적 목적이 내재되어 있기 때문이다. 동양화 중에서도 이러한 철학적 느낌이 가장 잘 드러나는 것은 산수화이다. 여타 회화에서 사람의 감정을 인물의 행동이나 표정으로 나타내듯이 산수화에서는 산수가 곧 주인공이므로 그것을 통해 감정표현과 철학이 드러난다. 그래서 한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여기에 동양화를 보는데 있어서 또 하나의 걸림돌은 역사적 전개이다. 역사도 어려운데 그림의 역사적 전개를 살펴본다는 것은 더욱 어렵게 느껴진다. 여기에는 필히 화풍이니 화파니 하는 양식사적인 부분도 들어가기 마련이다. 이에 시작하는 것조차 두려울 수도 있다.

 

하지만 본서는 쉽게 산수화에 접근할 수 있게 도와주는 책이다. 이 책은 회화사의 권위자 안휘준 선생이 석학과 함께하는 인문학에서 강의했던 내용에 대한 녹취록이다.  제목 그대로 '특강'이다. 그래서 읽기가 상당히 쉽다. 모두 구어체로 서술되어 있고, 도판이 풍부해 '친절한 책'이라고 해도 될 정도이다.

 

이 책은 조선 초기, 중기, 후기, 말기로 구분하고 뒷부분에 토론내용이 들어 있다. 시대적 전개를 통해 '산수화의 흐름을 잡는다는 것' 정도로 구성을 생각하면 될 것같다. 우선 각 장의 앞부분은 시대적 배경을 설명하면서 강의를 시작한다. 저자가 당시 역사를 상식적 부분에서 친절하게 설명해주기 때문에 역사입문자에게도 어렵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이후 중요한 화파별로 나누어 도판을 세세히 설명해준다. 앞서 말했듯이 구어체여서 책을 읽다보면 직접 설명을 듣는 느낌이 난다. 여타 책에서 어렵게 설명되어 있거나 너무 추상적인 부분이 쉽게 풀어져 있어 상당히 도움이 되었다. 예를들어 어떤 화파가 어떤 특성때문에 한 그룹으로 묶이는지에 대한 충분한 설명이 필요했는데, 이 책은 그러한 요구를 충족시켜 주었다

 

다만 이 책에서 한 가지 아쉬운 점은 강의내용에 대한 녹취록이다보니 강의시간에 못한 부분은 책에도 실려있지 않다는 것이다. 중간에 '시간이 없어서 빠르게 지나간다'는 부분이 종종 등장하는데 읽다가 너무 아쉬웠다. 빠르게 지나간 부분에 대한 설명이 책으로 출판했을 때 보충되었으면 좋았을 것같다.

 

산수화에 대한 친절한 접근을 원한다면 이 책을 권한다. 이 책은 설명이 지나치게 어렵지도, 지나치게 간략하지도 않게 딱 적당히 서술되어 입문자들을 위한 한 권의 '강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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