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티 오브 조이
도미니끄 라피에르 지음, 이재형 옮김 / 문예출판사 / 2013년 2월
평점 :
절판


어느 시골 농가의 자식이었던 하사리 팔은 직장을 구하고 돈을 벌기 위해 아내와 아이들을 데리고 캘커타로 오게 된다. 처음에 돈이 없어서 '환희의 도시'라고 불리는 빈민가에 정착을 하게 된다. 이곳에서의 삶은 보통사람(?)의 입장에서 봤을 때 정말 비참해 보였다. 어떻게 보면 집에서 기르는 강아지보다 못한 삶을 영위해 간다.

하사리는 우여곡절 끝에 인력거꾼이라는 직업을 가지게 되었다. 이 때부터 반복적이고 힘겨운 운명의 바퀴가 돌아가기 시작한다. 독자의 입장에서 보기엔 너무나 단조롭고 힘겨운 삶의 풍경이 그려지는 듯 했다. 하지만 그 와중에도 작은 희망들을 이루기 위해 애쓰는 모습을 보면서 응원하는 마음을 품었고, 마지막 숨을 거두면서 까지 이루고자 했던 희망을 이루는 순간에는 눈물을 보이지 않을 수가 없었다.

어쩌면 우리네 인생을 축소해놓은 것처럼 느껴졌다. 우리가 끌고가는 운명의 바퀴가 얼마나 하찮게 보일것인지 생각해 보았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인생이 아름다울 수밖에 없는 이유를 알게되었다.

 

폴 랑베르라는 신부가 등장한다. 종교적인 사명감을 가지고 이 비참한 곳에서 주민들과 동화되는 장면을 연출한다. 이 위대한 신부님의 행적은 너무 인간적이고 사실적으로 묘사되어 있어서, 성경속 예수님의 인간적인 면을 훔쳐본게 아닌가 하는 착각이 들었다. 이분이 인도인으로서의 귀화허가서를 받아들고 감격을 하는 장면을 보고 가슴이 벅차올랐다. 어떻게 겨우 그런 것에 감격을 할 수 있는지 의문스러웠다.

자신의 안락한 인생을 포기한 것까지는 이해를 했다. 하지만 다시 안락한 상태로 돌아가고 싶은게 솔직한 인간의 마음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마지막에 진심으로 그들과 동화된걸 기뻐하는 역설적인 장면은 강한 여운으로 다가왔다. 아마 오래토록 그 장면이 가슴속을 자극하리라 생각해본다.

 

P.145

"나는 일정한 시간이 흐르고 나면 누군가가 자기들을 구원하러 올 것이라고 믿는 의지 그 의지가 강한 사람 중의 한 사람이었어요. 그 당시 진짜 난파자들의 비극이란 불확실함과 절망이었습니다. 나는 내가 만일에 참을 수 없을 만큼 배가 고프게 되면 그저 나에게 배불리 먹을 수 있는 음식을 만들어 달라고 손짓만 하면 된다는 것을 알고 있었습니다. 내가 몸이 불편하면 서른여섯 명이 나를 구하러 황급히 달려오리라는 사실도 말입니다."

 

P.466

"빈민굴에서는 착취자가 산타클로스보다 더 쓸모가 있어요."

 

어떤 악환경에서도 살아나가는 사람들을 보면서 삶에 대한 의지가 강해지는 느낌을 받았다. 그리고 강한 생명력을 지탱하는 보이지 않는 힘들이 오물로 덮인 더러운 도시조차 아름답게 보이도록 해주는 것이 너무 감격스러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