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월요일은 빨리 돌아오는 걸까? - 일상생활 속의 재미있는 수학 이야기
롭 이스터웨이.제러미 윈덤 지음, 이충호 옮김 / 한승 / 2005년 3월
평점 :
절판


 

비수학적 질문에 대한 수학적 해답


‘일주일은 왜 하필 7일로 정해졌을까?’

‘엘리베이터와 계단 중 어느 쪽이 더 빠를까?’

‘이번 겨울에 나도 독감에 걸릴까?’


언뜻 보기에도 수학과는 아무런 연관이 없어 보이는 질문들이다. 이 책, “왜 월요일은 빨리 돌아오는 걸까?”는 이처럼 우리 삶에서 나타나는 수학적이지 않은 질문들에 대해 명쾌한 수학적 해답을 제공한다.

저자인 롭 이스터웨이와 제러미 윈덤은 우리가 아무런 의심을 품고 있지 않은 문제들, 즉 당연하다고 여기고 지나쳐왔던 일상의 사건들을 수학을 통해 새롭게 풀어냄으로써 독자들에게 일상생활 속의 수학을 소개하고, 그들로 하여금 수학에 관심을 갖게 하고자 하는 뜻에서 이 책을 저술했다. 그래서 이들은 수학에 관심이 많지 않은 사람들이라도 흥미를 가질 법한 다양한 주제에 대해-앞에서 말했던 일주일이 7일로 정해지게 된 이유 등의 신화 같은 이야기에서부터 최근 자연과학계에서 각광을 받고 있는 카오스 이론에 이르기까지-수학적인 접근이 가능함을 보여주고자 했다. 전혀 예상치 못한 곳에서 수학적 원리가 터져 나오고, 우리가 흔히 비과학적인 미신이라고 알고 있던 일들에 과학적인 원리가 숨어 있다는 놀라운 사실들을 알 수 있다는 점에서, 이 책은 충분히 수학과 과학에 대한 독자의 호기심을 북돋워 준다. 개인적으로 가장 흥미로웠던 점은 프랙털 패턴과 카오스 이론에 대한 소개였다. 프랙털 패턴이란 일정한 형태나 모양이 세부적으로 끊임없이 반복되어 점점 작은 부분을 계속 확대하더라도 처음과 똑같은 모양이 반복해서 나타나는 패턴을 말한다. 이 책에서는 자연환경에서 나타나는 프랙털 패턴과 수식을 통해 이끌어 낼 수 있는 프랙털 패턴을 비교하는 등 어려운 이론에 대해 쉽고 재밌는 접근을 가능하게 했다는 것이 매우 마음에 들었다.(참고로 정재승 著 ‘정재승의 과학 콘서트’에서 프랙털 이론에 대한 보다 자세한 정보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지나치게 많은 수학적 지식을 한 가지 주제에서 연결해내려고 했던 흔적이 보인다는 점이 아쉽다. 이 것은 최근 쏟아져 나오고 있는 ‘재미있는 과학’, ‘재미있는 수학’의 슬로건을 내건 책들에서 느껴지는 공통적인 한계점으로, 그다지 연관이 있는 것 같지 않은 수학적 사실들을 억지로 끌어다 놓은 것 같은 느낌을 들게 만드는 것이다. 또 수학, 과학에  관심이 적은 독자들을 위한 과학 입문서라고 보기에는-심지어 자연과학을 공부하는 학생인 필자에게 조차도-너무 낯선 이론들과 공식들이 충분한 설명 없이 그저 나열되어 있는 부분이 적지 않고, 아무리 읽어도 책장이 넘어가지 않는 난해한 내용들도 간혹 등장하여 독자를 당황하게 만들기도 한다. 독자에게 재미있는 수학을 느끼게 해주고 수학에 보다 관심을 갖게 해주겠다던 저자들의 의도가 보다 빛을 발하기 위해서는, 많은 이론들을 소개하기보다는 한 가지 이론에 대해 보다 깊고 보다 쉬운 소개를 담고, 전문적인 과학 용어에 대해서 좀 더 자세한 설명을 덧붙여 주는 것이 좋았을 것이라는 아쉬움이 남았다.


우리는 수학과 떨어져서는 단 하루도 살 수 없는 세상에 살고 있다. 택시 요금의 계산에서부터 나에게 꼭 맞는 배우자를 만날 확률에 이르기까지 우리 인생은 수학적 사건들로 가득 차 있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이러한 우리 삶과 수학과의 인연을 (혹자는 악연이라고 생각할지도 모르지만) 보다 즐기고 싶은 사람들에게, 우리 곁에 다가온 만만치 않은 수학이란 녀석을 이제는 조금 만만히 보고 싶은 사람들에게 이 책을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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