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처럼 자유롭게 사자처럼 거침없이 - 외딴 섬에서 10여 년간 간화선 수행 중인 불교학자의 대자유의 삶
장휘옥 지음 / 이랑 / 2013년 12월
평점 :
절판


불교는 '마음의 종교'라고 했다. 믿음을 강요하지도 않고, 믿음을 맹세하기 위한 특별한 약속이 필요한 것도 아니고, 그저 일상 생활에서의 마음가짐을 어떻게 먹느냐 정도로도 충분히 수행할 수 있는, 그런 종교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그런지, 다른 종교보다 편안한 느낌이 있어, 굳이 개인적인 종교를 따지자면 불교 쪽에 더 가깝다고 할 수 있겠다. 하지만 불교에 대해서 공부해 본 적은 단 한번도 없었다. 그저 부처님 오신 날 이면 절에 가서 기도를 드리고 절을 하는게 전부인 내게, 이 책은 '불교란 어떤 것인가'에 대한 대답을 아주 명쾌하게 말해주었다.

 

책의 첫 부분은 저자의 이야기이다. 평범한 가정의 한 소녀가, 불교에 관심을 가지게 되고, 유학을 통해 끝내 박사과정을 따내, 대학 교수가 되는 치열한 과정을 담은, 어떻게 보면 다른 책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는 흔한 성공기라고 할 수 있겠다. 하지만 저자가 여성이고, 당시의 시대에는 여성이 대학에 가는 것 조차 흔하지 않았던 일 이었다는 것을 감안했을 땐, 저자의 이야기가 조금 특별하게 다가 온다. 저자는 단지 자신 앞에 놓인 '학업'과만 싸운 것이 아니라, 주위 시선, 부모님, 세상의 편견과 잣대에 홀로 싸움으로서, 그 누구도 걷지 않은 길을 스스로 개척했다는 것 이다. 그런 점에서, 무척이나 인상 깊은 이야기가 아닐까 싶다.

 

하지만 이 책의 묘미는 바로 2부 부터 이다. 불교의 교리에 대해서 하나 하나 설명을 하는데, 결코 고리타분하고 뻔한 이야기가 아니다. 삶의 진리에 대해, 불교와 연관 지어, 하나 하나 설명해 나가는 방식은, 마치 철학책, 혹은 인문학 책을 보는 느낌이 들었다. 특히 성경에 못지 않은, 다양한 이야기를 통해 삶의 진리를 노래하고 있는 모습이, 무척이나 인상 깊다. 특히 백장스님 이야기를 통한 '일일 불작 일일 불식' 과, 현재를, 지금 이 순간을 100%로 살아라 라는 말들은, 단순히 불교적인 의미 이상으로, 삶에 있어서 뼈에 새겨도 될만한 거대한 진리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을 통해 알 수 있는 것을 단 하나로 압축한다면, 바로, 어떻게 마음을 먹느냐에 따라, 우리의 삶 자체가 수행 그 자체이고, 불교를 꼭 멀리서만 찾을 필요는 없다는 것 이다. 불교는 저 멀리에 있는게 아니라, 우리가 기쁠 때, 슬플 때, 삶에 고난이 닥칠 때 등, 우리가 살아가는 이 현실의 가장 밑바닥에, 튼튼히 자리잡고 있었다. 그리고 이것은, 우리가 '불교'라 이름 붙인다면 '불교'겠지만, 우리가 '삶의 진리'라고, '삶의 철학'이라고 이름 붙이면, 그 또한 그렇게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조심스레 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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