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송의 프리렌 1~2 합본 세트 - 전2권
야마다 카네히토 지음, 아베 츠카사 그림, 서현아 옮김 / 학산문화사(만화)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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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산 오피니언 리더로서 학산문화사로부터 재밌는 책을 제공받아 쓴 리뷰입니다※

우선 이 이야기의 가장 큰 특징은 '용사 일행이 마왕을 처치하여 금의환향한 뒤'를 다룬다는 점입니다. 인간 둘에 드워프 하나, 엘프 하나. 돌아온 뒤에는 각자의 삶을 살아갑니다. 그렇게 몇 십 년 뒤. 일행 중 가장 오래 사는 엘프인 프리렌을 주인공 삼아 필연적으로 발생할 수밖에 없는 '동료 상실'로 이야기를 시작하죠. 프리렌은 '인간이 금방 죽어버린다는 걸 알고 있었는데 왜 알려 하지 않았을까'하고 후회합니다. 이 후회는 추후 프리렌을 움직이는 동기로 작동하고요. 그렇다면 이 이야기는 인간에 관한 이야기이며 서로가 맺는 관계를 다루는 이야기가 될 테죠.

전반적으로 차분한 분위기에 가깝고 주인공이 움직이는 핵심 기반이 과거를 향한 미련과 그리움에 있어 쓸쓸한 분위기가 주를 이룹니다. 그래도 유머가 아예 없는 무거운 분위기는 아니에요. 특히 2권에서 새롭게 동료로 합류하는 인물 덕에 통통 튀는 부분이 생기지 않았나 합니다.

과거 이야기도 그리 어둡지 않아요. 오히려 시시하고 소박하며 유쾌한 순간이 회상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사실 그게 더 슬프기도 합니다. 처절한 과거보다는 돌아오지 않을 좋았던 순간이 더 슬픈 법 아니던가요. 자기 잘생긴 거 아는 유쾌한 인간 용사, 저게 술꾼인지 성직자인지 세상에 둘 다구나 싶은 인간 성직자, 묵묵한 듯하나 듬직하고 다정한 드워프 전사, 그리고 그들의 몇 배를 살아갈 엘프 마법사. 마왕과 맞짱뜨러 가는 10년의 여행길은 그저 즐겁게 빛나고 그래서 더 소중히 간직하고 싶은 순간이죠. 무덤덤해 보이는 프리렌이 이런 속내를 슬쩍 내비칠 때마다 제가 대신 울상을 짓습니다...ㅜㅜ

게다가 '장송'이라는 말을 제목에 쓴 만화답게 상실이 개인의 삶에 남기는 흔적을 다룬다는 점도 상당히 흥미롭습니다. 친우의 죽음을 맞이하며 프리렌이 '왜 좀 더 알려 하지 않았을까'라며 후회하는데, 이는 수명이 긴 엘프에게나 수명이 짧은 인간에게나 마찬가지니까요. '사람이 언젠가 죽는다는 걸 알면서 왜 더 알려 하지 않았을까'라는 회한 말이죠. 이미 상실이 일어났기에 그 이전의 만남과 함께한 시간은 더 절절한 의미로 다가오고요. 현재와 과거를 교차시키면서 용사 일행과의 10년이 프리렌에게 어떻게 남았는지를 애틋한 시선으로 잘 보여주었습니다.

망자와 대화할 수 있는 곳이 있다는 기록을 찾게 된 프리렌은 그곳을 향해 떠납니다. 20년도 더 전에 죽은 인간 용사 힘멜을 보기 위해서요. 이때 함께하는 동료가 '과거와 연이 있되 과거와는 같지 않다'는 이 자체가 프리렌이 앞으로 인간과 함께 살아간다면 쭉 이어질 모습 같아서 묘한 감흥이 들더라고요. 마침 최근 본 다른 만화에 이런 말이 나오거든요. "귀찮다고 괴로운 일을 피해서 도망치는 것도 괜찮은 방법이야. 인간관계는 도망치는 게 제일 속 편하니까. 하지만 그렇게 하면 괴로운 일도 피할 수 있겠지만 아마 즐거운 일도 함께 피하게 될걸?" (킨다이치 렌주로, 그=그녀 10권 15-16쪽) 앞으로 프리렌이 사람과의 관계에 있어 어떤 선택을 하며 살아갈지 기대됩니다.

2권 중반부터 본격적으로 현재의 모험이 시작되는데 아무래도 판타지물을 좋아해서 신이 나더라고요. 프리렌과 함께 외곽을 떠돌던 이야기가 본 궤도에 오른 느낌이었어요. 점점 언급되는 마을에서 마족과 조우하면서 사건이 연달아 일어나 정적인 분위기에서 보다 속도감 있는 전개로 이어집니다. 그리고 2권 말미에 왜 장송의 프리렌인지 엿볼 수도 있고요(하지만 저는 중의적인 의미로 쓰였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이야기의 끝을 봐야 알겠지만 프리렌의 이 새로운 여정 자체가 일종의 장송이라고 생각해요). 여러모로 다음권이 기대되는 이야기네요.

덧붙여... 이제 와 밝히지만 저는 죽어버린 인간 용사 힘멜과 프리렌을 밀고 있습니다... 아니저도이러고싶지않았는데원작이자꾸.
원작이 자꾸 뭘 먹여줬는지 확인하고 싶으시다면 2권까지만이라도 봐주세요 한입거리만 주는데 그게 다 미미(美味)인 헤테로 맛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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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고화질] [비애] 꽃 드세요 1 [비애] 꽃 드세요 1
시로히토 리타 / 비애코믹스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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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고 있으면 나도 모르게 토지신처럼 그래 슈크르야 더 먹어 봐라 갖고 싶은 건 뭐 없니 이러고 있고 어쩌다 슈크르가 웃으면 옳지 잘한다 하며 흐뭇한 마음이 드네요. 포근한 이야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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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고화질세트] 땀과 비누 (총11권/완결)
야마다 킨테츠 (저자) / 대원씨아이(만화)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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땀 때문에 냄새가 날까 노심초사하며 살아왔기에 향긋한 비누를 좋아하게 된 여자. 냄새에 기가 막히게 예민하고 비누를 만드는 게 천직인 남자. 이 둘이 서로에게 맞춰가며 기어이 천생연분으로 함께 하는 이야기.

애초에 설정만 보면 둘은 꼭 맞는 퍼즐 같기도 하지만 분명 안 맞는 부분도 있었죠. 그래도 상대를 기다려 주고, 대화로 서로에게 맞춰 가는 모습이 참 건강하고 좋았네요.

단편으로 예정되었던 만화가 연재로 이어진 케이스라 1화의 완결성이 꽤 높습니다(그래서인지 나중에 1화의 내용이 중복되어 다시 전개되는 부분도 일부 있습니다). 첫 장면의 임팩트, 확실한 캐릭터성, 깔끔한 기승전결이 돋보이는 1화입니다. 1화를 재밌게 보셨다면 그 이후 이어지는 이야기도 무리 없이 재밌게 보실 수 있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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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고화질세트] 땀과 비누 (총11권/완결)
야마다 킨테츠 (저자) / 대원씨아이(만화)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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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재나 미리보기만 봤을 때는 이게 뭔 만환가 싶었는데 막상 제대로 읽어 보니 상대의 템포에 맞춰 가는 건강한 연애 이야기였습니다. 자극적인 사건이 펑펑 터지는 이야기도 아닌데 다음 권으로 계속 독자를 이끄는 매력이 대단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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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고화질] 내가 강하게 만들고 싶은 신 1 내가 강하게 만들고 싶은 신 1
린노 미키 지음 / 학산문화사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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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때리는 내용 좋아하시면 재밌게 볼 수 있을 듯합니다. 좋아하는 작가를 상대로도 운동에 관한 일이라면 촌철살인을 날려대는 노지리를 보며 어느 샌가 저도 순살이 되어 운동의 필요성을 곱씹게 돼요. 약간... <월간순정 노자키 군>에서 노자키 동생이 그린 유도만화가 이런 느낌 아닐까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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