컷 분할이 대체로 큼직한 편이라 보기 좋았습니다. 작화도 섬세하면서도 시원시원해서 보는 맛이 났고요. 요란스럽지 않고, 다정하면서 잔잔한데 어딘가 눈길을 끄는... 그런 근사함이 있었네요.천사가 추방당하고 나서 오히려 돌아갈 곳을 찾게 된다는, 어딘가 인상적인 구석이 있는 이야기였네요. 맨발로 인간 세상에 떨어진 천사가 신발을 얻어 인간 세계에 묶였다는 그런 메타포 같단 생각도 들고요. 그러면서도 터너가 벤자민을 속박하지는 않는다는 점이 매력적입니다.벤자민이란 이름을 갖게 된 이 천사의 원래 이름은 뭐였을지 궁금해지기도 하고, 어딘가 계속 궁금한 것이 툭툭 떠올라 나중에라도 속편이 나오면 좋겠네요. 바람이 차가워진 요즘 읽기 좋은 이야기였습니다.